작정하고 만든 하드코어 MMORPG가 나온다. 죽으면 영원히 캐릭터가 삭제될 수도 있다. 일본 게임팟이 준비하고 있는 <위저드리 온라인>이다. E3 2011 프로모션 영상으로 미궁의 공포를 느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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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1년 탄생한 <위저드리>는 <울티마> <마이트앤매직> 등과 함께 80년대 롤플레잉 게임의 여명기를 주도했던 게임이다. 지금까지 20개가 넘는 타이틀이 PC와 콘솔로 나오면서 어느새 30주년을 맞이했다.
<위저드리>는 원작 시절부터 형이상학적인 퍼즐과 높은 난이도로 유명했다. 미궁(던전)에서 살아돌아오는 것보다 죽는 게 더 쉬울 정도로, 좌절을 밥 먹듯이 하게 되는 RPG였다.
<위저드리 온라인>은 원작의 이러한 특성에 매우 충실하다. 게임팟은 대놓고 ‘난공불락의 RPG’라고 선전하면서 “하드코어 게이머를 위해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게임팟 우에다 슈헤이 대표는 “롤플레잉 장르에서 신기원을 이룬 <위저드리> 시리즈를 현대 게이머들에게 소개하게 됐다. 이제 유저들은 온라인에서 무료(free-to-play)로 이 세계를 즐길 수 있다. RPG 장르에서 새로운 도전거리를 찾는 게이머들에게 하드코어 롤플레잉의 요소를 다시 한번 선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궁 저 너머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유저는 알 수 없다.
<위저드리 온라인>의 일본 홈페이지는 경고 문구로 가득하다. ‘죽음에 대한 경고(메멘토 모리)’가 대문에 걸려 있고, 게임을 시작하려는 유저들에게 주의사항을 잔뜩 일러준다.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미궁에 들어가기 전에는 살아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미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 보물이 있는 곳에 손댔다가 엄청난 병에 걸릴지도 모른다. 물론 무사히 보물을 얻는다면 큰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 미궁에서 무사히 돌아왔다고 해도 거리에서 전리품을 노리는 자들의 습격을 받을 수 있다. 다른 모험자(유저)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럴수록 믿을 만한 동료를 얻어야 할 것이다. <위저드리 온라인>은 모든 지역에서 PK가 가능하다.
종족 선택 화면. 휴먼·엘프·드워프·놈 등을 고를 수 있다.
<위저드리 온라인>의 가장 충격적인 개념은 ‘영원한 죽음’, 즉 캐릭터 삭제다. 이는 유저의 캐릭터가 죽었을 때 게임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는 시스템이다(물론 모든 죽음이 삭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PC·콘솔 RPG에서 이런 시스템은 이따금 있었지만, 온라인게임에서 유저의 의지가 아닌, 게임 속 상황에 의해 캐릭터가 사라지는 경우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유저는 소울 네임(닉네임)을 등록하고, 여러 캐릭터를 키울 수 있다.
죽은 캐릭터(오른쪽)를 부활시킬 수도 있지만, 완전히 죽어서 제거될 수도 있다.
<위저드리 온라인>은 일본에서 <팡야>를 서비스하는 게임팟이 퍼블리싱하고, <에밀크로니클 온라인>을 만든 일본 헤드록이 개발한다. 파티플레이와 유저 대결(PvP) 등의 요소도 들어간다.
게임팟은 일본에서 오는 18일(토)과 19일(일), 25일(토)과 26일(일) 두 번의 주말에 걸쳐 <위저드리 온라인>의 첫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한다. 일본 서비스는 올 여름쯤 시작되며, 내년에 북미와 유럽에 진출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기본적으로 무료(free-to-play) 서비스로, 아이템을 판매하는 부분유료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월드 맵에서 들어갈 던전을 선택하고 입장하는 방식이다.
거리에서 다른 유저를 공격(PK)하면 위병에게 붙잡혀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