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카툰렌더링 그래픽과 부드러운 동작이 눈길을 끈다. 이내 눈썹과 눈동자, 입술이 움직이며 풍부한 표정을 만들어 낸다. 게임 엔진으로 만들어진 컷신은 웬만한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못지않다. 자체 엔진을 활용해 다양한 툴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유저들이 직접 만들어 내는 변형게임(MOD) 활성화를 유도한다. 유저가 애니메이션 같은 컷신을 만들 수 있도록 ‘컷신 스크립터’도 준비 중이다.
넥슨과 네오위즈게임즈를 거쳐 띵소프트로 돌아온 정상원 대표가 보여준 3D MMORPG <프로젝트 NT>(가칭)의 첫인상과 개발 계획이다. 정 대표는 <프로젝트 NT>의 프로토타입 영상부터 보여주며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영상은 나중에 따로 공개될 예정이다).
디스이즈게임이 최초로 공개하는 띵소프트의 야심작 <프로젝트 NT>를 정보·스크린샷·원화로 만나 보자.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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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비주얼
<프로젝트 NT>는 띵소프트가 직접 연구·개발한 자체 카툰렌더링 엔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개발 목표는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만들어진) 최신 콘솔 게임에 뒤지지 않는, 부드러우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비주얼’이다.
외곽선을 사용했음에도 어색하지 않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비주얼도 포인트의 하나. 실제로 <프로젝트 NT>의 원화와 스크린샷을 비교해 보면 느낌이 얼마나 비슷하게 살아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직접 만든 엔진은 풀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한다. 엔진을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콘텐츠를 만들 때는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정상원 대표가 보여준 영상 중 하나에는 5개 코스튬 파츠의 조합과 색상 변경으로 매번 다른 옷처럼 보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 게임 속 컷신은 자체 엔진으로 돌아간다. 개발작업도 스크립터로 빠르게 이루어진다.
■ 요괴가 곧 스킬, 정해진 직업은 없다
<프로젝트 NT>에는 전사, 법사 같은 정해진 직업이 없다. 스킬도 마을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게임 속 요괴(몬스터)를 잡아서 쓰는 방식이다. 요괴와 싸우다 보면 일정한 확률로 요괴를 포획하게 된다. 하나의 요괴는 곧 하나의 스킬을 의미하고,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레 새로운 요괴를 만나고 새로운 스킬을 얻게 된다.
정상원 대표가 보여준 전투 영상에서는 스킬 버튼을 누를 때마다 서로 다른 요괴가 등장해 해당 스킬을 쓰고 들어갔다. <포켓몬스터>처럼 요괴를 모으고, 전투에서 요괴를 내보내며 싸우는 콘셉트다. 화려한 연출이 곁들여진 소환수도 등장한다.
요괴(스킬)는 쓰면 쓸수록 강해지는 숙련도 누적 방식이다. 갖고 있는 요괴가 많아도 스킬 슬롯의 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모두 장착해서 쓸 수는 없다. 결국 선택이 필요한 셈. 어떤 요괴를 선택해 주력으로 쓰는가에 따라 캐릭터의 성격이 정해진다. 따로 직업이 없는 이유다.
▲ 캐릭터 앞에 요괴가 등장해 해당 스킬을 쓰고 있는 전투 장면.
■ 유저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서 즐긴다
요즘 많이 쓰는 하이엔드 상용 엔진은 성능이 좋지만 그에 비례해 ‘코스트(제작 단가)’도 훌쩍 치솟는다. 막대한 개발비용을 쏟아부어도 넉넉히 콘텐츠를 확보하기가 만만하지 않다. 띵소프트가 자체 엔진을 개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콘텐츠 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유저 참여를 적극 장려하는 전략이다.
현재 띵소프트는 유저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에디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발진이 제시하는 메인 콘텐츠는 기본이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를 앞지를 수는 없다. 결국 개발진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유저들이 직접 만들어서도 즐기라는 뜻이다.
▲ 컷신 스크립터를 활용해 유저도 컷신을 만들 수 있게 된다.
<프로젝트 NT>의 콘텐츠 제작은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 3>의 맵 에디터와 비슷한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에디터의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재미있고 참신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일례로 게임의 컷신 스크립터를 이용하면 유저들은 간단한 조작으로 게임의 리소스를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 에디터를 활용한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도 가능하고, 카툰 렌더링이기 때문에 일명 ‘미연시(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도 나올 수 있다.
정상원 대표는 ‘<택티컬 커맨더스> 같은 스타일의 게임도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고 대답했다.
<프로젝트 NT> 캐릭터 원화
■ 띵소프트 정상원 대표이사 미니 인터뷰
정상원 대표는 과거 넥슨에서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택티컬 커맨더스> 등의 개발을 주도하고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네오위즈게임즈에서는 개발 본부장으로 <피파 온라인>과 <피파 온라인 2> 등을 만들었다. 그리고 작년에 독립해 띵소프트를 설립했다.
카툰풍의 그래픽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리얼하고 화려한 그래픽이 좋기는 하지만, 꼭 그런 그래픽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카툰풍 그래픽이라고 해도 한 편의 TV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수준 높은 퀄리티를 선보일 수 있다면, 리얼한 그래픽에 뒤지지 않는 재미와 감동을 유저들에게 충분히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체 개발 엔진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그래픽을 구현하고, 또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자체 엔진을 사용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실제 <프로젝트 NT>의 개발에 사용된 엔진은 오랫동안 연구·개발(R&D)을 거쳤기 때문에 완성도도 높고, 특히 애니메이션 구현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또 효율이 좋아서 콘텐츠 구현이 쉽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많이 만들 수 있다.
▲ 시점 전환에 따라 유저를 바라보고 있는 캐릭터의 눈동자.
<프로젝트 NT>가 추구하는 게임성은? 하루에 단 한 시간을 즐겨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하드코어 게이머건, 라이트 게이머건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풍성한 즐길거리를 준비할 것이며, 반복 플레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에 유저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또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면 누구나 재미를 느낄 만한 RPG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개발 기간과 현재 진척도는 얼마나 되나? 현재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진 상태로, 퍼블리셔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16명이 <프로젝트 NT>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1년 3개월 정도 걸렸다.
참고로 현재 <프로젝트 NT>의 개발진은 과거 넥슨과 네오위즈게임즈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인력은 계속해서 충원할 계획이며 최종적으로는 60명 정도로 개발진을 꾸릴 계획이다.
서비스 일정에 대한 계획은? 오는 2013년 여름경에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RPG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테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