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게임시장에 큰 충격을 줄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신작들이 많았습니다. 테스트부터 상용화, 대규모 업데이트까지 여러모로 이슈가 된 <테라>를 비롯해 <블레이드 & 소울>과 <아키에이지> 등 대형 MMORPG의 테스트가 이어졌죠.
<불멸 온라인>이나 <다크블러드>처럼 예상을 넘어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게임들이 나오는가 하면, 유저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고전했던 게임들도 있었습니다. 2011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게임들을 디스이즈게임이 정리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1. 상반기 최고 이슈 <테라> |
올해 상반기에 이만큼 화제가 됐던 게임이 또 있을까요? <테라>의 오픈 베타테스트와 상용화, 그리고 업데이트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테라>는 시작부터 화끈했습니다. 1월 11일 오픈 베타테스트 전 이미 30만 개의 캐릭터가 생성됐고, 오픈 첫날 최고 동시접속자가 16만 명을 넘었습니다. 서버도 36개나 생성됐죠. NHN에서는 <테라>의 올해 매출이 800억~1,000억 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화려한 출발입니다.
하지만 상용화 시점이 다가오면서 유저들의 반응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부족한 콘텐츠를 숨기기 위해 등장했던 반복적인 보스 사냥과 반강제적인 파티플레이가 유저들의 불만을 샀죠. 상용화 이후의 업데이트에서도 큰 변화가 보이지 않자 유저들은 점차 <테라>에 등을 돌립니다.
거기에 버그와 편의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결국 NHN은 <테라>의 예상 연매출을 600억~700억 원으로 낮췄습니다.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 각성 업데이트와 첫 번째 대규모 업데이트 파멸의 마수로 극적인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에는 무리였죠. 결국 <테라>는 두 차례에 걸친 서버 통합을 겪습니다.
매우 높았던 기대치에 부응하진 못했지만 <테라>의 국내 성적은 여전히 양호한 편입니다. 현재 <테라>는 서버 통합 이후 전성기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성적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액제 게임인 점을 감안한다면 나쁜 결과는 아닙니다. 짜릿함을 맛봤던 블루홀 스튜디오은 꾸준한 업데이트로 조금씩 유저의 평가를 끌어올리겠다는 각오입니다.
여담이지만 <테라>가 국내 게임업계에 남긴 것도 많았습니다. 뛰어난 그래픽과 프리타겟팅 전투 시스템으로 국내 유저들의 눈높이를 높여 놨습니다. 그리고 유저 의견 반영과 콘텐츠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려줬죠.
<테라>의 영향으로 국내 개발사 중 여러 곳이 일정을 미루고 완성도 다듬기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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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키에이지> vs <블레이드 & 소울> 기대작 격돌 |
<블레이드 & 소울>과 <아키에이지> 두 대형 MMORPG의 격돌도 관심을 모았습니다. <블레이드 & 소울>은 4월에, <아키에이지>는 5월에 각각 테스트를 시작했죠.
<블레이드 & 소울>의 테스트는 말 그대로 ‘화려했습니다’. 하늘을 날고 땅위를 달리는 경공부터 운기조식과 주화입마, 복수를 꿈꾸는 주인공과 기연의 만남 등 그동안 무협게임에서 꿈꾸던 다양한 소재를 게임 속에 고스란히 녹여냈죠.
적의 공격을 막고, 받아넘기고, 쓰러진 적의 관절을 꺾는 등 공방이 살아 있는 전투와 탱커/딜러/힐러로 구분할 수 없는 직업도 매력적입니다. 다만 낯선 조작과 어려웠던 보스전, 밸런스 등은 다듬어야 할 숙제로 남았죠. <블레이드 & 소울>은 오는 8월 2차 CBT를 통해 신규 캐릭터 암살자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아키에이지>의 3차 CBT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퍼즐과 모험이 가미된 인스턴스 던전, 퀘스트를 절반만 완수해도 끝낼 수 있는 ‘했다 치자’, 포대와 가고일 같은 지형지물을 이용해야만 이길 수 있는 전장 등 신선한 시도는 많았지만 정작 게임 초반부가 재미없었던 탓입니다.
<아키에이지>에서 내세우는 많은 장점들이 중반 이후 몰려 있고 대부분을 ‘스스로 찾아 즐겨야’ 하다 보니 취향에 따라 유저 평가도 상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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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케팅과 콘텐츠에 집중! 화제의 신작들 |
올해 상반기에는 이슈를 풍성하게 만들고, 좋은 성적을 거둔 신작들이 많았습니다. <불멸 온라인>을 비롯해 <다크블러드>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 등입니다.
작년 12월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불멸 온라인>은 올해 1월 동시접속자 7만 명을 넘길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5월에는 다음에서 채널링 서비스도 시작했죠. 지난 2월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앨리샤>도 한 달 만에 주말 동시접속자 2만5,000 명을 넘겼습니다. 캐주얼게임치고는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두 게임의 흥행에는 마케팅의 힘이 컸습니다.
<불멸 온라인>은 퍼블리싱을 맡은 엔도어즈가 다른 온라인게임에 비해 목표 연령대가 높다는 점을 고려, 어른들에게 친숙한 ‘홈쇼핑’ 광고를 택했죠. 이벤트 용품으로도 ‘쌀’이 제공됐을 정도입니다. <앨리샤>는 홍보모델 아이유가 뜨면서 게임도 같이 흥한 사례입니다. 오죽하면 <앨리샤>의 별명이 ‘아이유 온라인’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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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블러드> <솔저오브포춘 온라인> <소드걸스>도 쏠쏠한 인기를 누렸습니다.
<카르카스 온라인>의 리뉴얼 버전인 <다크블러드>는 철저히 콘텐츠에 집중했습니다. 둔탁한 타격감을 강조하고 화려함 대신 편리한 동선과 꾸준한 업데이트, 반복이 적은 플레이에 초점을 맞췄죠. 3월 31일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후 최근까지도 일일 평균접속자 5만 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솔저오브포춘 온라인>은 기존 FPS 게임의 틀을 깨고 빠른 전투와 잔재미에 중점을 뒀습니다. 너트샷과 날아차기 등 흥미성 시스템을 추가하고 게임 시작부터 교전까지의 동선을 줄였죠. 지난 5월에는 동시접속자가 3만 명에 육박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소드걸스>는 모두들 감추려고(?) 드는 ‘미소녀’를 대놓고 내세워 인기를 모았습니다. 카드의 모든 일러스트가 여성이고 개발자조차 스스로 미소녀 마니아임을 자처했을 정도죠. 그 결과 입소문이 퍼지면서 아직 많은 수는 아니지만 마니아 장르로는 꾸준히 유저를 늘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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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작은 좋았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신작들 |
기대치는 높았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낸 아쉬운 신작도 있습니다. <러스티하츠>와 <와일드플래닛>입니다. 두 게임 모두 오랫동안 개발한 콘텐츠와 독특한 재미로 많은 관심을 끌었지만 잦은 버그, 혹은 공개 시기의 문제로 예상보다 낮은 성적을 기록했죠.
액토즈소프트에서 개발한 <와일드플래닛>은 3인칭 슈팅 방식의 논타겟팅 전투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서양 만화를 보는 듯한 그래픽으로 관심을 모았던 게임입니다. 각 맵에서 시시각각 벌어지는 미션과 다양한 전장을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게 특징이었죠.
문제는 <와일드플래닛>이 <테라>가 나오기 바로 5일 전에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와일드플래닛>의 최대 특징인 3인칭 슈팅 방식의 전투는 (유저들이 보기에) <테라>의 프리타겟팅 전투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마케팅 규모까지 밀리다 보니 관심 자체를 받기가 어려웠죠. <와일드플래닛>은 결국 상용화도 못한 채 6월 22일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러스티하츠>는 잦은 버그와 불편한 시스템으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테스트 초반 동시접속자 4만 명을 기록하며 ‘대박’의 조짐을 보이던 <러스티하츠>는 좁은 인벤토리와 조작키 고정 등 불편한 인터페이스와 잦은 서버다운 및 버그, 레벨을 올려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전투 패턴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습니다.
콘텐츠 업데이트는 꾸준했지만 정작 유저가 게임을 즐기는 데 불편한 요소가 많았죠. 혼자서 플레이하다가 슬슬 몰입감이 떨어지는 20레벨 중후반의 고비도 문제였습니다. 결국 <러스티하츠>는 최근 동시접속자가 1만 명 이하로 줄었습니다. 꾸준한 업데이트로 ‘뒷심’을 기대하는 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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