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AOS’ 장르의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LOL)의 국내 서비스가 확정됐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14일 한국지사 설립과 직접 서비스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 관련기사 {more}
이에 따라 국내에서 <LOL>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최고의 게임이 국내에 서비스 된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은 다름 아닌 <LOL>이다”라며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LOL>이라는 게임은 무엇일까? 디스이즈게임은 <LOL>에 대해 아직까지 잘 모르는 게이머들의 궁금증을 풀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 (여기서 잠깐!)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약자인 ‘LOL’(lol)은 ‘크게 웃다’(laugh out loud)를 나타내는 영어 속어입니다. 우리말로 따지면 ‘ㅋㅋㅋ’ 되겠습니다. lol ※ <리그 오브 레전드> TIG 리뷰 (2009.11.05) {more} 대체 뭐 하는 게임인가요?
<LOL>이 뭐 하는 게임인지를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AOS’가 어떤 장르인지 확실하게 짚고 넘어 가고자 한다.
‘AOS’란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유저 창작 맵)으로 인기를 끌었던 ‘Aeon of Strife’에서 유래된 장르다. 쉽게 설명하자면 두 진영의 플레이어들이 각각 캐릭터 하나만을 조종해서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고, 상대방의 타워와 본진 건물을 파괴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좀 복잡하게 설명하자면,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 장르를 기반으로 RPG 스타일의 ‘캐릭터 육성과 파밍’의 재미를 섞고 더불어 ‘공성전’의 재미를 더한 독특한 스타일의 전략액션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AOS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은 바로 <워크래프트 3>의 유즈맵 <DOTA>(Defense of the Ancients) 때문이었다. <DOTA>는 직관적인 게임 방식과 원본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독특한 게임성으로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DOTA>는 국내에서는 ‘카오스’라는 이름으로 현지화를 거쳐(?) 소개됐다. 국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테니 생략한다.
서론이 길었다. <LOL>은 바로 AOS 장르. 정확히는 <DOTA>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게임이다.
<DOTA>에서 복잡하고 어려웠던 것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대신 부족했던 것은 보완해 더욱 발전한 게임성을 보여주는 것이 <LOL>이다.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 자체가 <DOTA>를 만들었던 핵심 개발진 중 일부가 설립한 게임업체이니 더 이상 설명은 필요없을 듯하다.
그런 만큼 <LOL>은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DOTA>와 여러 가지로 유사한 점이 많다,
쿼터뷰 시점을 포함해 인터페이스(UI) 구성, 유닛 조작 방식도 전작(엄밀히 따지자면 <워크래프트 3>)과 거의 동일하다. 덕분에 <DOTA>를 해 본 유저는 물론이고, 비슷한 스타일의 RTS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본 유저 역시 친숙한 느낌으로 <LOL>을 즐길 수 있다.
<LOL>은 보통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진행된다.
- 80여 종(2011년 7월 14일 현재 79개)의 챔피언 중 자신이 플레이할 캐릭터를 하나 선택하고 게임을 시작한다. 맵은 5:5와 3:3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 양쪽 진영에는 일종의 졸개 유닛인 미니온이 등장해 자동으로 적의 미니온과 전투를 벌인다. 플레이어는 미니온과 함께 상대 진영을 공격해서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적의 본진(넥서스)를 파괴해야 한다. - 적의 미니온이나 가드타워를 쓰러트릴 때마다 경험치와 골드를 얻는다. 경험치는 영웅의 레벨을 올리는 데 사용되고, 골드는 영웅을 강화할 아이템을 구입하는 데 쓰인다. 레벨이 오를 때마다 기본적인 능력치가 오르고 새로운 스킬을 배울 수 있다. - 미니온으로 얻는 경험치만으로 부족하다면 필드 곳곳에 있는 중립 몬스터를 잡아서 추가 경험치와 골드를 얻을 수 있다. 중립 몬스터 중에는 이로운 버프를 주는 것도 있다. - 어느 한쪽의 본진이 파괴되면 게임이 끝나고, 게임 도중 얻은 장비, 아이템, 경험치 등은 초기화된다. 다음 판에서는 또 다시 챔피언 레벨 1부터 새로운 전투를 시작해야 한다.
<LOL>은 전반적으로 <워크래프트 3> 같은 RTS 게임과 유사한 외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게임성은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재미있나요?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단 문제 없이 게임에 익숙해졌다는 가정 아래 그냥 ‘겁나게 재미있다’고 이해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아니, 진짜로 재미있으니까….
이 게임이 왜 재미있는지 설명하자면, 사실 정식으로 리뷰를 하나 써야 하고…(게임이 한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되면 진짜로 쓰겠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바로 개성 강한 영웅들과, 파도 파도 끝이 없는 팀플레이 전략과 묘미.
SF 게임에 나올법한 깡통로봇부터, 보기만 해도 ‘찰지구나’ 소리가 절로 나오는 챔피언에 이르기까지. 개성강한 80여 종의 챔피언이 등장한다.
<LOL>에 나오는 챔피언은 수가 굉장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마다 개성이 뚜렷하게 구별된다. 사용하는 스킬이나 전투 방식도 천차만별이고, 사실상 같은 스타일의 챔피언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봐도 된다.
게다가 챔피언은 어떤 식으로 육성했는가에 따라 특성과 운용 스타일이 180도 바뀐다. 물론 이른바 ‘정석’으로 통하는 캐릭터 육성법이 있기는 하지만, 굳이 정석을 따르지 않더라도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키워 보고, 실험해 볼 수 있다.
게다가 중요한 것은 <LOL>이 철저한 팀 플레이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한 팀에서 ‘5명의 챔피언이 어떤 식으로 조합됐는가’에 따라, ‘상대 팀이 어떤 챔피언으로 조합됐는가’에 따라, 그리고 ‘게임이 어떻게 흘러가는가’에 따라 매번 다양한 전략과 육성법이 나온다.
전략과 캐릭터 육성법은 정말 ‘파도 파도 끝이 없다’고 할 정도로 깊이가 있다. 덕분에 유저들은 게임을 즐길 때마다 매번 신선함을 느낄 수 있고, 또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팀원이 어떻게 구성됐는가에 따라, 캐릭터를 어떻게 육성했는가에 따라 변화무쌍한 전략이 나오는 게임이 바로 <LOL>이다.
‘캐릭터가 숨을 수 있는 수풀’ 같은 각종 지형지물 및 ‘중립 몬스터’ 등도 변수로 작용해 게임의 승패에 큰 영향을 준다.
왠지 엄청나게 어려울 것 같은데… |
맞다. 어렵다. 확실히 다른 게임에 비하면 어려운 거 맞다.
<DOTA>나 <카오스> 같은 AOS 게임을 해 본 사람이라면 그나마 쉽게 적응할 수 있지만, 하다 못해 <워크래프트 3> 같은 RTS 게임 한 번 안 해 본 초보자이자 뉴비(Newbie)라면 정말 피눈물 흘리며 적응 기간을 거칠 각오를 하는 게 좋다. 캐릭터 하나가 손에 익숙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오래 걸리는 편이기 때문에, 초보자라면 그 전에 게임을 포기할 수도 있다.
다만 어렵다는 표현이 ‘초보자가 못 배울 수준’이라는 뜻은 아니니 오해하지는 말자. 실제로 게임이 어렵다고는 하나, 캐릭터 조작이나 스킬 사용 등은 직관적이기 때문에 일단 초보자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다.
게다가 이 게임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많이 있고, 유저들의 공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라도 일단 ‘배워 보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 (참고로 디스이즈게임도 <LOL>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넵, 광고 맞고요. 사이트는 요기. {more})
초보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 중 하나는 역시 ‘아이템 맞추는 법’과 ‘육성법’이다. 하지만 다른 유저가 쓴 공략을 보면서 플레이하면 큰 도움이 된다.
<LOL>은 항상 유저들의 ELO 수치에 근거해서, 가급적 비슷한 실력을 가진 유저들끼리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매칭해 준다.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라도 웬만하면 비슷한 실력을 가진 다른 유저들과 게임을 하게 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LO를 통해 비교적 비슷한 실력의 유저들과 함께할 수 있다. 물론 이 시스템이 100% 완벽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고수들 가운데서 어쩔 수 없이 눈치를 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상용화 모델은 어떻게 되나요?
<LOL>은 부분유료 게임이다. 그런데 찬찬히 뜯어보면,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업계의 상식(?)으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유료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이 게임에서 유저가 캐시로 살 수 있는 것은 챔피언, 챔피언의 스킨, 그리고 경험치 부스터 같은 부가 아이템의 세 가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캐시로 살 수 있는 것 중에 승패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챔피언은 굳이 캐시로 사지 않더라도, 열심히 플레이해서 게임머니(IP)를 벌면 충분히 구입할 수 있다. 게다가 챔피언은 매주 10종이 돌아가면서 ‘체험’ 형태로 무료로 제공된다. 챔피언 스킨도 캐릭터 외형만 바꿔줄 뿐, 캐릭터 능력치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부가 아이템 역시 마찬가지로, 편의성 외에는 이렇다 할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유저들은 ‘굳이 캐시를 충전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무료로 <LOL>을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 방식의 부분유료 아이템에 익숙한 유저라면 “대체 라이엇게임즈는 이 게임으로 돈 벌 생각을 하고는 있나?” 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챔피언은 캐시로 사도 되고(약 8,000 원), 게임머니를 벌어서 사도 된다.
캐릭터 스킨은 외형만 바꿔줄 뿐인데, 가격은 우리 돈으로 2만 원 가까이 하는 것도 존재한다. 이런걸 대체 누가 살까? 하겠지만… 신기한 게, 게임을 하다 보면 ‘남들보다 다르게 보이고 싶다’는 이유로 인해 자연스레 지갑을 열기도 한다.
국내 서비스에서 걱정되는 점은? |
유저들의 비매너 행위 <LOL>이 국내에 서비스된다고 하면 가장 많은 유저들이 걱정하는 점이 바로 유저들의 ‘비매너’. 정확하게는 ‘욕설’ 문제다. 그만큼 <LOL>은 현재 서비스 중인 모든 지역에서 욕설 문제를 겪고 있다.
왜 <LOL>에서 욕설이 성행하는가 하면, 팀 플레이 기반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아무리 잘해도 팀원 중에 못하는 유저가 존재한다면 순식간에 패배할 수도 있다 보니, 아주 사소한 것을 놓고도 팀원들 사이에서 다툼과 욕설이 종종 벌어진다.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LOL>을 하면 영어 욕설을 알아듣는 실력이 늘어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다. 아니,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필자가 경험해 본 결과, 실제로 이제는 웬만한 영어 욕설은 다 알아들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_-). 그나마 지금은 한글채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 욕설을 들어도 마음의 상처가 적은 편이다.
같은 팀원들이 온갖 욕을 하며 싸우는 걸 보고 있으면, 포스트잇으로 채팅창을 가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비슷한 수준으로 팀 플레이를 강조하는 우리나라의 <프리스타일>을 해 본 유저라면 이 심정을 잘 알 것이다.
한국형 유료 모델이 출동한다면? 앞에서 말했지만 <LOL>은 (유저 입장에서) 착한 부분유료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서비스될 때 혹시라도 한국 온라인게임 수준으로 부분유료 모델이 바뀌지 않을까?” 염려하는 유저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실제로 <LOL>은 중국에 서비스되면서 부분유료 정책을 바꿨다. 바로 챔피언 스킨을 영구소유가 아닌 기간제로 바꾼 것이다. 물론 중국이 수정했다고 해서 국내도 바뀔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의 정책 발표를 기다려 보자.
참고로 중국은 일러스트도 현지화했다. 같은 캐릭터(애니)의 일러스트로 왼쪽이 북미, 오른쪽이 중국.
초보자 적응 <LOL>은 팀 플레이 기반이고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제법 ‘어려운 축’에 속한다. 물론 우리나라 게이머들은 <스타크래프트> 이래 민족특성으로 ‘RTS에 탁월한 적응력’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이 어렵다는 사실에 변함은 없다.
팀 플레이 중심의 게임성에 욕설 문제까지 겹치면 초보자들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진입장벽을 <LOL> 한국 서비스에서 어떻게 낮추는가에 따라 ‘마니아 게임’으로 남느냐, 아니면 ‘대중적인 게임’이 되느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북미에서 충분히 <LOL>을 즐긴 고수들과, 한국 서비스를 통해 처음으로 <LOL>에 접속하는 유저들의 간극을 얼마나 메우느냐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