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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지역포털로 제2의 던파 신화 만들겠다”

허민 전 네오플 대표, 위메프 대표이사로 복귀

이재진(다크지니) 2011-07-14 14: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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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전 네오플 대표(오른쪽 사진)가 소셜소핑 서비스 위메이크프라이스(이하 위메프) 대표이사로 돌아왔다.

 

허민 대표는 앞으로 500억 원을 위메프에 투자하고 경영 최전선에 나선다. “연간 1,000억 원의 수익을 창출한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의 신화를 위메프에서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위메프는 작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까지 9개월 동안 누적취급고액 800억 원, 회원 수 120만 명, 일일 평균 방문자수 160만 명의 성과를 거뒀다. 직원이 5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허민 대표는 네오플 핵심멤버들이 창업한 위메프에 50억 원을 투자하며 투자자로 인연을 맺었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 액수는 수백억 규모로, 허민 대표는 위메프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 “국내 소셜커머스는 돈 놓고 돈 먹기”

 

14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허민 대표는 직접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먼저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 상황에 대한 솔직한 반성으로 시작했다.

 

“(위메프에) 투자해 놓고 지켜봤더니 놀라운 사실들이 있었다. 대한민국에 없었던 벤처의 행태가 있었다. 국내 소셜커머스는 돈 놓고 돈 먹기 판이었다. 광고할 돈이 없을 텐데도 다들 TV 광고를 하더라. 50% 할인 상품을 내놓기 위해 직접 10~20%의 가격을 부담하는 출혈 경쟁도 만연해 있다.”

 

허민 대표는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의 과열 경쟁이 사업을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외형을 불려 매각하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소셜커머스의 출혈 경쟁과 무리한 광고는 위메프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허민 대표는 과당 경쟁에서 위메프도 예외가 아니라고 자평했다.

 

“이렇게 해서는 비즈니스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소셜커머스가 망할 경우 중소 상인과 고객이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래서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허민 대표가 직접 위메프 대표를 맡아 일선에 나서겠다고 결심한 배경이다. 투자자로 시작해 대표이사를 맡아 ‘제2의 던파 신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이 비즈니스가 비전이 있다고 판단했고, 인생을 걸 만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지난 6월부터 출혈 경쟁과 광고를 중단하며 내실을 꾀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흑자 전환도 바라보고 있다.

 

 

■ 위메프, 앞으로 지역포털로 발돋움한다

 

허민 대표는 앞으로 위메프를 지역포털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다른 소셜커머스회사는 어떻게 하면 잘 팔까를 고민하지만, 위메프는 지역포털로 가겠다. 네이버 말고 다른 형태의 포털이 있다면 지역포털이지 않을까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허민 대표는 추가 자금 500억 원과 자신의 모든 인적 네트워크를 투자한다. 지역포털의 비전은 그가 작년 가을에 위메프 내부에 이야기했던 콘셉트였다. 물론 소셜커머스는 포기하지 않는다. 다만, 전체 사업에서의 비중은 지금보다 줄어든다.

 

“지역포털을 만들자고 했을 때 (위메프) 사내의 반응이 뜨겁거나 지지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때 직감했다. 남들이 안 된다고 하는 걸 해서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전국 81개 지역을 커버하는 위메이크프라이스(//www.wemakeprice.com).

 

위메프는 전국 81개 지역에서 현지 맞춤형 소셜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각 지역에는 위메프의 지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배치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지역포털의 밑그림을 그려 나가는 모양새다.

 

 

■ 500억으로 인력과 서비스 내실 다진다

 

허민 대표가 꿈꾸는 지역포털의 청사진은 무엇일까? 말 그대로 특정 지역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분당에 사는 사람이 매일 자정(0시) 위메프에 접속해 분당 지역의 새로운 딜(소셜커머스의 상품)을 찾아보는 것처럼, 이를 더 확장해 상품부터 정보까지 포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네이버 같은 대형 포털과 경쟁이 안 되겠지만, 먼저 시작하고 엣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잘될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 있다.” 그는 특히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해 제공할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강력한 모바일 개발 조직을 세팅해 놓았다.

 

허민 대표는 위메프에 추가 자금 500억과 자신의 모든 인적 네트워크를 투자한다.

 

위메프는 올해 안에 몇 가지 서비스를 새로 제공하면서 점차 지역포털의 성격을 띨 예정이다. 허민 대표가 추가로 투자할 500억 원으로는 좋은 인력을 채용해 사이트와 서비스의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사업의 진정성을 생각하고 싶다. 제대로 갖추고 꾸준히 계속 투자하면서 사업을 키워 보고 싶다. 장기적으로 좋은 서비스를 구축해 업주와 고객이 모두 감동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

 

 

■ “매각? 돈은 괜찮다.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겠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위메프를 키워서) 또 매각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는 질문이 나왔다. 허민 대표는 “돈이 좀 들더라도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자”는 취지의 대답을 내놨다.

 

“개인적으로 네오플을 매각하고 굉장히 힘들었다. 회사를 파는 것은 가족을 파는 거라고 생각한다. 위메프를 절대로 팔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는 없겠지만, 매각과 투자 등 위메프에 대한 외부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 돈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겠다.”

 

허민 대표는 네오플 매각으로 마련한 수천억 원의 자금을 바탕으로 위메프를 더 강하게 키울 생각이다. 지금까지 위메프는 외부 투자를 전혀 받지 않았다.

 

“500억을 써 보고 비전이 있다면 가진 재산을 모두 다 털어넣을 생각이다.”

 

승부사 기질을 가진 허민 대표가 위메프 대표를 맡으면서 밝힌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