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3> 도메인이 선점당했다.
유명 브랜드의 도메인이 선점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도메인의 주인이 누구인지, 왜 선점했는지를 모른다. 게다가 경쟁작을 추천까지 했다.
보통 유명 도메인을 선점하는 장사꾼들은 연락처를 남겨 거액에 팔곤 하는데 ModernWarfare3.com은 고의적으로 도메인 등록자의 행방을 알 수 없도록 개인정보 보호 장치를 해 두었다.
특히 이번 달 초에는 잠시 <콜 오브 듀티>에 관한 부정적인 내용을 담으며 자동으로 경쟁작인 EA의 <배틀필드 3> 홈페이지로 넘어가게 하는 등 안티 사이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사이트는 현재 닫혀 있다.
■ EA “우린 아니야~”
정황상 액티비전은 EA를 의심하고 있다. 물론 EA는 부인하고 있다. 액티비전은 숨어 있는 도메인 등록자를 찾기 위해 3명의 전문가를 고용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 인터넷 주소자원 관리기관 ICANN이 정한 통일 분쟁 해결 정책(UDRP)에 따르면, 분쟁 도메인이 취소되거나 소유권이 이전되려면 다음의 조건이 필요하다.
도메인 주소가 상표와 완전히 일치하거나 헷갈릴 정도로 유사해야 하고, 현재 도메인 주인이 해당 도메인 이름과 관련해 어떠한 권한이나 합법적인 관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해당 도메인이 악의적으로 등록됐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액티비전은 <모던 워페어> 시리즈가 도메인 등록 일자인 2009년 3월 이전에 출시됐다는 점을 지목하며 “도메인 등록일 이전부터 <모던 워페어> 브랜드가 광범위하고 현저하게 사용됐다는 것과 등록될 무렵과 그 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매우 명확하고 유명한 상표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도메인 소유권 이전을 주장했다.
■ <모던 워페어 3> 비꼬고 경쟁작 <배틀필드 3>는 추천
만일 도메인 주인이 <모던 워페어 3>와 관련된 선의의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도메인을 사용했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합법적이고 비상업적인 사용을 이유를 든다면 도메인을 빼앗기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해당 도메인은 이미 유명 유통사 베스트바이와 게임스탑의 광고를 싣는 등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심지어 경쟁작 <배틀필드 3>를 홍보하는 등 분쟁에서 빠져나올 만한 가능성을 찾기 힘들다.
EA의 FPS 게임 기대작 <배틀필드 3>.
특히 “<배틀필드 3>가 훨씬 나은 게임이라는 걸 모르는 오타쿠들을 위한 한정판 <모던 워페어 3>를 온라인 예약구매 하세요”, “철 좀 들고 (<모던 워페어 2>와 다를 게 없는) <모던 워페어 3>는 그만 잊고 <배틀필드 3>나 사라”는 문구들을 사용하며 해당 상품을 비꼬기도 했다.
한편 대표작의 도메인을 빼앗긴 이번 상황은 액티비전의 책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쟁사인 EA는 <배틀필드 4>의 도메인을 <배틀필드 2>가 출시되기도 전이었던 2004년 9월에 이미 등록해 놓았다. <모던 워페어>의 첫 시리즈가 2007년 11월에 출시됐으니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