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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아레나넷 “엔씨소프트의 선택은 옳았다”

“완성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파트너를 원했다”

홍민(아둥) 2011-07-20 16:48:13

EA의 팝캡 인수는 게임업계만의 이슈가 아니라 지역경제의 이슈이기도 하다. 이슈의 중심이 되는 지역은 아레나넷이 있기도 한 미국 시애틀이다.

 

과거 EA는 게임의 새로운 트렌드와 신선한 아이디어가 세일리쉬 해(Salish Sea, 북미 북서쪽 해안)에서 떠오르고 있다며 시애틀 스튜디오의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하고, 캐나다 밴쿠버로 스튜디오를 옮긴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3일 EA는 시애틀에 위치한 팝캡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다만, 인수 금액 8,000억 원을 지불하고 매출 성과에 따라 최대 6,000억 원의 추가 지급을 약속했기 때문에 팝캡 직원들은 안전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 “시애틀은 게임회사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밸브나 빅피쉬게임즈 같은 시애틀의 또 다른 게임회사들이 인수 타겟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팝캡과 같은 해에 시애틀에서 설립된 아레나넷(ArenaNet) 대표 마이크 오브라이언(Mike O’Brien)이 시애틀 타임즈와 인터뷰를 갖고 입을 열었다.

 

그는 “시애틀은 게임회사를 설립하기 매우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우리 같은 게임 개발회사들이 이 지역에 있음으로 해서 득을 본 다른 업체들도 많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티모바일 등이 있다”고 밝혔다.

 

TIG 포즈를 취하는 아레나넷 개발진. 가장 왼쪽이 마크 오브라이언이다.

 

 

■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팝캡과 아레나넷

 

아레나넷과 팝캡은 지난 2000년 설립됐지만, 서로 다른 길을 걸어 왔다.

 

팝캡은 자체 자금 조달만으로 저예산 다운로드 게임을 개발해 왔으며, 지난 2009년에 이르러서 처음으로 외부 자금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반면, 아레나넷은 상용화까지 몇년 동안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온라인게임을 개발했기 때문에 초반부터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아레나넷은 벤처 자금으로 출발해 2002년부터 대형 사업 파트너를 찾기 시작했고, 우리나라 엔씨소프트에 인수됐다.

 

엔씨소프트는 아레나넷과 그들이 만든 <길드워>를 통해 미국 현지에 회사의 존재를 알렸고, 2008년에는 시애틀에 미국과 유럽 지역을 총괄하는 지사를 두게 됐다.

 

 

 

■ “완성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파트너를 원했다”

 

마이크 오브라이언은 아레나넷의 경우 엔씨소프트의 인수는 큰 힘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처음부터 아주 완벽한 조합이었다. 우리는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엔씨는 우리가 원하던 것을 문서화해서 완성해 줬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게이머이자 게임 디자이너인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의 열렬한 지지로 아레나넷은 개발 방향에서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었으며, 김택진 대표는 “그가 자랑할 만한 게임, 게이머들이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게임, 1등이 될 수 있는 게임을 원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오브라이언이 밝힌 아레나넷의 인수합병 조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출시일 압박 없이 게임이 충분히 완성도를 갖출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퍼블리셔’였다. 최근 팝캡의 설립자 존 베체이도 EA의 인수와 상관없이 팝캡은 예전 페이스대로 게임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끝으로 마이크 오브라이언은 “엔씨소프트도 2008년 시애틀의 북미지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100여 명을 정리해고한 사례는 있지만, 아레나넷은 12명으로 시작해 <길드워> 발매 당시 65명, 지금은 450명에 이르는 등 꾸준한 지원을 받아 왔다”고 밝혔다.

 

아레나넷의 <길드워>는 지금까지 700만 장 이상 팔렸으며, 현재 270명의 직원이 <길드워 2>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