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개발 중인 MMORPG 중 상당수가 서비스 일정을 미루고 완성도 높이기에 들어갔다.
위메이드는 최근 <네드(NED)>와 <창천 2>의 테스트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올 여름 첫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던 <네드>는 올 겨울로 테스트 일정이 연기됐다. 작년 11월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마친 <창천 2>도 올해 겨울 무렵에 테스트를 재개할 예정이다.
올해 3월 프리 오픈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던 <워 오브 드래곤즈>는 오는 21일부터 다시 프리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다. 올해 봄 오픈 베타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던 <라그나로크 2>도 여름에 접어들어서야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국산 MMORPG의 잇단 일정 연기 때문에 여름방학을 겨냥한 신작 론칭도 줄어들었다. 올 여름방학시장(6월 ~ 8월)에는 <워베인> <징기스칸> <얼로즈> 3개의 MMORPG만 정식 오픈 베타를 시작했다. 여기에 추가로 <워 오브 드래곤즈>가 7월 28일 정식 오픈 베타에 들어간다.
이는 2010년 여름에 8개, 2009년 여름에 9개의 MMORPG가 테스트나 서비스를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숫자다.
6월 초에 오픈한 <얼로즈>는 최근 본격적인 함선 플레이가 시작됐다.
■ 위로는 블록버스터, 아래로는 중국 MMORPG
국산 MMORPG들이 일정까지 미루며 ‘몸 만들기’에 들어간 이유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작년 이후 많은 국산 MMORPG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엠게임에서 야심 차게 서비스를 시작한 <아르고>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유지하지 못했고, <와일드플래닛>은 서비스를 종료했다. ‘MMORPG = 안정적인 흥행에 가장 가까운 게임’이라는 공식이 깨진 것이다.
여기에 <테라>를 시작으로 <블레이드 & 소울>과 <아키에이지> 등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는 블록버스터 MMORPG가 잇따라 나오면서 유저들이 게임을 보는 눈높이가 높아졌다. {more}
올해 상반기에 첫 테스트를 마친 <블레이드 & 소울>. 8월에 다시 테스트를 진행한다.
아래로는 중국 MMORPG의 습격이 시작됐다. 완미세계가 만든 <불멸 온라인>의 흥행 이후 중국산 MMORPG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과 게임성을 앞세운 대작보다는 중국 MMORPG 특유의 쉽고 편한 인터페이스와 시스템을 강조한 가벼운 게임으로 포지션도 바꿨다.
<불멸 온라인>의 흥행 이후 라이브플렉스에서는 <징기스칸>을 서비스했고 JCE는 <천룡팔부 2>의 퍼블리싱 계약을 발표했다. 그라비티도 <군웅 온라인>을 내세웠다. 중국 MMORPG를 퍼블리싱 금액은 국내에서 비슷한 게임을 직접 만드는 것보다 훨씬 적은 편이다.
위로는 블록버스터 MMORPG, 아래로는 중국 MMORPG에 갇힌 샌드위치 같은 상황이다.
<불멸 온라인>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 개성과 콘텐츠, 각자 다른 승부수를 던진 게임들
일정을 미룬 MMORPG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네드>는 다양한 펫과 새로운 전투 시스템을 강조할 예정이다. 작년 간담회에서 보여주었던 ‘미끼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펫을 지상으로 끌어들여 포획하기’와 ‘공중에서 다른 펫으로 옮겨 타는 동작’도 구현됐다. 아직 테스트를 시작하지 않은 <네드>는 첫 테스트부터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완성도에 신경 쓰고 있다.
<창천 2>는 게임 엔진을 바꾸며 그래픽 퀄리티를 끌어올렸다. 2차 CBT에서 지적 받은 시스템들도 개편했다. 위메이드는 올 가을 발표회를 열고 달라진 <네드>와 <창천 2>의 모습을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21일 프리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하는 <워 오브 드래곤즈>는 하늘을 나는 탈것(드래곤 등 30여 종)을 이용한 전투와 공성전 등 비행 콘텐츠에 중점을 뒀다.
<라그나로크 2>는 대대적인 유저 의견 수렴에 나섰다. 공식 홈페이지의 ‘R케어 서비스’를 통해 유저 건의를 한데 모으고, 이를 적극적으로 게임에 반영하고 있다. 이미 한 번의 실패를 겪은 만큼 유저들에게 ‘딱 맞춘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