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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속고 속이는 게임업체 구인구직

고려무사 2006-07-04 00:24:50

게임회사 속이는 구직자들

 

A사는 최근 곤란한 일을 겪었다. 어렵사리 영입한 GM팀장의 이력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일처리가 미숙하고 총괄책임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자 이상하게 생각한 A사 관리자는 아는 사람을 통해 K씨의 전 직장 이력을 물었고, 말단 GM업무를 했던 게 고작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B사는 비교적 큰 규모의 회사에서 해외연수까지 받은 개발자를 새로운 프로젝트의 총괄자로 뽑을 예정이었지만 꾸며낸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내고 최종면접 전에 탈락시켰다. 전 직장에서는 개발자들에게 해외연수를 시켜주는 프로그램 조차 없었던 것이다.

 

C사 역시 황당한 케이스다. 미국 미디어업체와 제휴를 맺고 게임개발을 진행하던 C사는 미국 유수의 회사에서 근무했던 L씨를 프로젝트 매니저로 뽑았지만 미숙한 영어회화 실력을 보고 당황했다. 결국 L씨는 당장 잘리고 말았다.

 

앞에 소개한 에피소드는 모두 구직자들이 게임업체를 속이고 입사하는 경우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임관련 인원들의 자리이동이 크게 늘어나면서 경력을 속이고 입사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구직자가 이력서를 작성하면서 10~20% 정도 경력을 부풀리는 것은 의례적으로 있었던 일. 하지만 맡지도 않았던 직책을 만들어내거나 전 직장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마치 혼자 다한 것처럼 부풀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구직자 속이는 게임업체들도 넘쳐

 

구직자 못지 않게 구인자(=게임회사)들도 거짓말을 하기는 마찬가지다.

 

프로그래머 파트에 일자리를 구하던 O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개발자를 뽑는다 길래 해당업체에 원서를 내고 면접날짜까지 잡아놓은 O. 하지만 그 직장에 먼저 일하고 있는 친구를 통해 개발자 충원계획이 전혀 없었다는 엉뚱한 이야기를 들었다.

 

회사의 대외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서 뽑지도 않는 개발자 광고를 냈다는 것이 친구의 말이다.

 

한 개발사 CEO중소 개발사가 벤처캐피털 등에서 투자를 받을 때에 종종 구인광고를 내는 경우가 있다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구직자를 생각한다면 없어져야 할 행태라고 말했다.

 

상시채용을 내걸고 개발자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기 위해 이력서를 받는 경우는 더욱 많다.

 

상시채용은 말 그대로 자리가 나면 새로운 인원을 충원한다는 의미다. 상시채용이라는 말에는 안 뽑을 수도 있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력서를 내고 해당회사에서 면접까지 마친 상태에서 수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통보도 없다면 이건 문제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이용당했다고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발사들 사이에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장 필요한 인원이 아니더라도 미리 면접까지 본 후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필요할 때마다 바로 연락해서 뽑는 케이스가 여기에 해당된다게임회사가 잘못했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구직자들에게는 못마땅한 경우다.

 

각종 복리후생을 미끼로 구직자를 속이는 경우도 많다. 이 같은 케이스는 주로 소규모로 시작하는 신생개발사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5일 근무부터 시작해, 시간외 수당은 물론 교통비, 식대까지 지급한다고 구인광고를 보고 입사한 H씨는 들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인 회사의 상황을 보고 크게 후회했다. 복리후생은 둘째 치고 월급조차 제대로 줄 생각이 없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경력개발자로 입사했지만 월 40만원을 받으면서 3개월의 인턴기간을 마쳐야 했고, 그 이후 똑 같은 월급을 받으면서 수습기간이라는 이름으로 6개월을 더 보내야만 했다. 거짓으로 구인광고를 낸 개발사에 속은 것이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관계자는 입사하기 전에 해당 회사에 다녔던 지인을 통해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좋다아는 사람이 없다면 게임잡(Game Job)이나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해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 기사 아래 첨부했던 스크린샷을 뺐습니다. 이번 기사와 상관없는 업체이름이 노출되면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크린샷에 나왔던 업체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