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2>로 돌아온 e스포츠 최고의 라이벌전 ‘임진록’이 부산 해운대의 여름 밤을 뜨겁게 달궜다.
황제 임요환(슬레이어스)과 폭풍 홍진호는 5일 밤 10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스타2 슈퍼스타 챌린지를 통해 최초로 <스타크래프트 2> 임진록을 펼쳤다.
두 선수의 경기는 활동 기간의 차이와 부족한 연습 시간으로 불리한 조건에서 경기에 임한 홍진호의 1:2 패배로 끝났지만 결과가 중요한 승부가 아니었다. e스포츠 팬들은 프로리그 09-10 시즌 올스타전 이후 1년 만에 성사된 ‘임진록’에 경기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경기가 열리는 해운대 해수욕장 특설 무대는 경기가 시작되기 2시간전인 오후 8시부터 현장을 찾은 팬들로 가득 찼다. 경기에 앞서 3D 영화 상영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오랜만에 부산이 e스포츠 성지의 모습을 되찾은 듯 보였다.
두 선수의 무대 인사로 경기가 시작되자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는 스타2 최초의 ‘임진록’ 관련 단어들로 점령됐다. 곰티비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임진록, 임요환, 홍진호 등이 차례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점령하면서 두 선수의 경기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되자 열기는 한층 고조됐다. 팬들은 두 선수의 건물 하나, 유닛 컨트롤에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했고, 특히 한 팬은 ‘임진록’의 상징과도 같은 ‘벙커’를 연호하며 스타2 최초의 임진록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임요환은 “오늘 경기를 통해 내가 얼마나 홍진호 선수의 승부욕에 불을 지폈는지 모르겠다. 오늘 경기를 통해서 스타2에 재미를 느끼고 승부욕까지 생겼다면 만족한다. 앞으로 차츰차츰 홍진호 선수가 스타2에 입문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고, 홍진호는 “오늘 경기를 통해서 승부욕도 생겼다. 팬 여러분들이 재미있게 보셨다면 오늘은 그것으로 만족한다. 앞으로 기회가 생긴다면 오늘의 경기를 기억하지 않고 복수의 기회를 살려서 다음에 다시 붙어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