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말한다. FPS게임의 진화를 원한다고.”
이번 GDC 유럽 강연의 주인공은 <브링크>를 개발한 스플래시대미지의 게임디자이너 네일 알폰소다. 지난 5월 발매된 <브링크>는 건물 사이를 뛰어넘고 난간을 타고 오르는 등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유명한 FPS게임이다.
네일 디자이너는 강연을 통해 <브링크>가 다른 FPS게임에 비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던 4가지 방법을 공개했다. 혼합된 게임모드와 도구 및 팀 동료를 이용한 게임플레이. 장애물을 자유자재로 넘는 S.M.A.R.T 시스템과 커스터마이징이 그 것이다. /쾰른(=독일)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1. 게임모드를 혼합해라.
<브링크>는 2045년 아크라 불리는 한 피난처를 제외하고 모든 것이 사라진 세계에서 치안을 유지하려는 ‘경비대’와 아크의 남은 자원을 활용해 아크를 떠나려는 ‘저항군’들간의 전투를 그린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경비대와 저항군 중 한 진영을 골라 분대 단위로 주어지는 임무를 해결해야 한다.
네일 디자이너는 <브링크>의 첫 장점으로 각종 게임모드를 혼합한 시스템을 들었다. FPS게임 개발에서 고려할 부분은 매우 많다. 크게는 엔진부터 팀 규모가 있을 것이고 작게는 게임모드와 규칙이 있다. 전투의 분량도 중요하다.
<브링크>는 다양한 모드를 섞었다. 계속해서 새로운 임무가 주어지는 만큼 시간에 따라 흥미가 줄어들 일도 없다. 대신 매 임무마다 프롤로그에서 강력한 적을 보여주고, '졸개 → 중간보스 → 라스트보스' 순으로 긴장감을 높이는 단계별 구성을 택했다. 임무들이 하나의 짧은 스토리인 셈이다.
2. 도구와 동료를 이용한 게임플레이
팀워크와 도구를 활용한 플레이도 필수다. FPS게임에서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파괴’다. 하지만 주변의 사물과 팀 동료를 이용한다면 일직선 방식의 게임구조도 한층 다채로워질 수 있다.
그는 동료와 도구의 역할을 크게 3가지로 분류했다. 플레이어를 위기에서 구해주는 헬프와 다양한 방식으로 이동과 전투를 지원하는 서플라이, 적에게 직접 피해를 입히는 대미지다. <브링크>는 이 세 가지 역할의 동료와 사물을 복합적으로 이용했다.
맵 역시 도구와 동료를 얼마나 활용할 지 결정짓는 요소다. 맵의 경로에 따라 캠핑과 교전지역, 교전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리 플레이어들의 경로를 예측하는 센스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3. S.M.A.R.T
<브링크>는 호쾌한 전투를 위한 S.M.A.R.T (Smooth Movement Across Random Terrain) 시스템을 도입했다. S.M.A.R.T 시스템은 접촉한 장애물의 크기나 높이, 위치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액션을 선보인다.
예를 들어 낮은 난간은 뛰어 넘지만 높은 벽은 도움닫기를 통해 타고 오르는 식이다. 이를 응용하면 건물 사이를 넘거나 장애물을 딛고 다른 장애물로 뛰어 넘는 일종의 ‘야마카시’ 같은 플레이도 가능하다.
<브링크>는 개발초기부터 S.M.A.R.T 시스템을 위한 동선을 고려했고 적 역시 이에 맞춰 다양한 움직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 결과 기존 FPS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역동적인 전투를 이끌어 냈다는 게 네일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몸에 밴 패턴과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이벤트들, 그 와중에 최소한의 저항으로 통과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 네일 알폰소가 설명하는 스마트한 FPS게임의 기본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