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11은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 동안 일반 관람이 허용된다. 전시장 개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객들이 온 힘을 다해 뛰는 때는? 당연히 오전 10시, 개장 직후다. 저마다 체험하고 싶은 기대작이 기다리는 부스를 향해 질주한다. 쾰른 메세는 뛰어도 끝이 잘 안 보일 정도로 넓다.
19일 오전 10시가 되자 <모던 워페어 3>와 <배틀필드 3> 체험 부스가 있는 6홀을 향해 관람객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모던 워페어 3> 체험존 앞에는 3분 만에 ‘앞으로 2시간 기다려야 합니다’ 표지판이 있는 곳까지 줄이 늘어섰다.
3분 만에 앞으로 2시간 남았다는 표지판까지 줄을 섰다.
그렇다면 <배틀필드 3> 쪽은 어땠을까? 다음은 <모던 워페어 3>와 같은 시간인 19일 오전 10시 5분(개장 5분 후)에 찍은 사진이다.
19일 오전 10시 5분, <배틀필드 3> 체험존 앞 광경.
EA 부스 인포메이션(안내) 데스크를 뒤덮을 정도의 인파가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다행히(?) <배틀필드 3>는 이번에 PC용 64인 멀티플레이 체험존을 마련해 관람객 수용량이 1회 체험에 12명인 <모던 워페어 3>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오전 10시 20분쯤 되자 EA 부스는 인파로 완전히 뒤덮였다.
그런데 오전 10시 10분이 지나면서 <배틀필드 3> 대기열은 거대한 부스를 한 바퀴 돌아서 다시 체험존 입구까지 이어졌다. 19일 오전 개막 직후 상황만 보면 규모와 관객동원에서 모두 <배틀필드 3>가 압도적이었다. 그렇다고 <모던 워페어 3> 부스가 인기가 없었거나 체험버전이 나빴던 것은 결코 아니다.
올해 게임스컴에서 개장 후 20~30분 안에 2시간이 넘는 대기열이 생기는 부스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배틀필드 3> <모던 워페어 3> <스타워즈: 구공화국> <디아블로 3> <엘더 스크롤 5: 스카이림>(씨어터) 정도만이 압도적으로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 체험 스케일이 달랐다. 64인 멀티플레이의 임팩트
<모던 워페어 3>는 게임스컴에서 2인용 멀티플레이 모드 ‘스페셜 옵스’를 공개했다. 말 그대로 2명의 플레이어가 합심해서 몰려오는 적을 제압하고, 번 돈으로 무기를 사거나 업그레이드하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웨이브(라운드의 개념)가 올라갈수록 적들의 공격이 거세지고, 군견, 전투용 헬리콥터 등이 등장하기도 한다.
준비된 <모던 워페어 3> 체험 공간은 Xbox360 24대. 2명이 함께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배치해 놓고 옆에는 스태프가 앉아 관람객에게 규칙을 설명해 주고, 함께 동료(윙맨)로 플레이해 준다. 결국 한 번에 12명의 관람객이 들어가는 구조. 자연스레 줄을 선 관람객이 적어도 오래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시리즈의 백미인 ‘64인 멀티플레이’ 카드를 꺼내든 <배틀필드 3> 부스 주변은 ‘반나절 기다려서 15분만 체험해도 좋다’는 기세로 줄을 선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게임스컴 2011 트레일러에서 보여준 ‘카스피안 보더’ 맵에 진행된 64인 멀티플레이 체험은 강렬했다.
아예 접이식 의자를 가져와서 기다리는 관람객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배틀필드 3>를 위해 엄청난 대기 시간을 버티겠다는 각오가 느껴졌다.
그만큼 64인 멀티플레이는 <배틀필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콘텐츠’다. 규모와 콘텐츠에서 압도한 <배틀필드 3>의 완승이었다. 물론 이는 게임스컴 2011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결론이다. 실제 게임의 흥행은 가을이 지나 봐야 알 것이다. 어쨌든, 디펜딩 챔피언 <모던 워페어 3>와 무시무시한 경쟁자 <배틀필드 3>의 맞대결은 올 하반기 게임계 최대 이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배틀필드 3>는 한글판 발매가 확정된 상태지만, <모던 워페어 3>는 한글판 발매 예정이 없다.
/쾰른(독일)=디스이즈게임 이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