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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이머들의 핫스팟! 열정으로 가득찬 PAX

게이머들이 스스로 만드는 축제로 자리잡아

현남일(깨쓰통) 2011-08-29 08:41:35

2011 PAX 프라임(Penny Arcade Expo Prime)이 미국시간으로 26일 개막했습니다. 올해 PAX 프라임은 지난해 6 7천 명을 넘어서는 관람객들이 참여해 미국 최대 규모의 컨슈머 게임쇼로서 그 위치를 확고하게 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행사를 이틀간 취재해보면서 뼈저리게 느낀 점은, 이 행사의 진정한 면목은 단순한 관람객 숫자나 공개되는 신작들 관련 정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PAX 프라임이 다른 게임쇼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빛나는 점. 진면목은 바로 관람객 그 자체에 있었습니다.

 

관람객들 스스로가 PAX를 즐거운 축제 한마당으로 만들려는 경향이 강하다.

 

PAX 프라임을 찾는 관람객들은 대부분 정말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관람객들을 철저하게 사전 등록제로 관리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보다는 아무래도 PAX 자체가 애당초 순수하게 게이머들이 서로 즐기자는 취지로 시작된 행사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쌓인 일종의 '문화' 라는 이유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PAX는 어떤 특정 협회나 국가가 목적을 가지고 만든 게 아니며, 페니 아케이드라는 웹툰을 그린 작가 2명이 개인 차원에서 주최한 행사입니다)

 

그리고 이런 관람객들은 단순하게 전시장을 관람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이 PAX 라는 게임쇼에서 즐거운 축제 한마당을 만들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참여열기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보면 됩니다.

 

 

대표적인 예를 한 가지만 들자면, PAX에서는 수많은 코스프레 캐릭터들의 향연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디 이벤트 업체나 게임업체에서 보수를 주기 때문에 의상을 입고 오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물론 진짜로 보수를 받고 일하는 프로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PAX에서 구경할 수 있는 대부분의 코스튬플레이어들은 스스로 게임이 좋아서 준비를 해온. 오직 이 행사에서만 그런 옷을 입는 순수 아마추어들입니다.

 

업체가 고용한 부스모델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딱 봐도 구별이 됩니다.

 

누군가가 시켜서 그러는 것도 아닙니다. 게이머들이 스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의 의상을 만들어 입고 와서, 어설프게 포즈를 취하며 사진촬영에 응합니다. 때로는 보기만 해도 우스꽝스러운 몸동작으로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합니다.

 

일부는 일반인들 기준으로 보면 막말로 Oh My Eye 라고 할 정도로 도저히 못 봐줄 수준의 수준 낮은 의상과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민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보는 다른 관람객들은 결코 그들을 비웃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들과 어울려서 놀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PAX는 전시장 외부에서도 전시장 내부 못지 않은 뜨거운 열기가 수시로 뿜어져 나옵니다.

 

 

 

어떻게 보면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동인행사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확실한 것은 적어도 제가 지난 9년간 취재를 다닌 게임쇼 중에서는 이런 게임쇼, 이번 출장에서 정말 처음 봤습니다.

 

PAX 프라임은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과연 남은 하루 동안 관람객들이 또 어떤 흥겨운 축제 한마당을 열지 많은 기대가 됩니다.

 

 /시애틀(=미국)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