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Vita 컨퍼런스를 본 일본 기자들과 유저들의 반응은 대부분 ‘아쉽다’였다. 비싼 3G 네트워크 이용요금과 리메이크에 치중된 타이틀이 문제였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재팬(이하 소니)은 14일 일본 롯폰기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1시간 30분에 걸친 발표 시간 동안 PS Vita의 실제 작동 모습부터 발매일, 가격정책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정보가 쏟아진, PS Vita만을 위한 특집 발표회였다.
발표는 야심 찼지만 반응은 썰렁했다. 현장에서는 폭발적인 박수도, 함성도 없었다. 중계를 보던 일본 유저들도 대부분 실망감을 드러냈다.
가장 큰 문제는 신작 타이틀의 부재다. 소니는 컨퍼런스에서 <파이널 판타지 10>과 <메탈 기어 솔리드 HD 에디션> 등 PS Vita용 라인업을 다수 공개했다. 캡콤의 오노 요시노리와 코나미의 코지마 히데오 등 유명 개발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타이틀을 공개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하지만 스퀘어에닉스에서 발표한 <로드 오브 아포칼립스>와 <지옥의 군단>을 제외한 대부분의 타이틀은 기존 게임의 리메이크, 혹은 HD 버전이다. 기대했던 <몬스터 헌터 포터블> 신작이나 새로운 신작은 공개되지 않았다.
캡콤의 오노 요시노리 PD가 등장했을 때의 웅성거림은 <얼티멧 마블 대 캡콤 3>가 신작이라는 말과 함께 멈췄고, 스퀘어에닉스에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PS Vita로 내고 싶다고 발표했을 때의 환호는 <파이널 판타지 10>의 리메이크 버전이라는 말과 함께 잦아들었다.
소니 컨퍼런스의 생중계를 시청하던 일부 일본 유저들은 “PS Vita는 HD 리메이크 전용기인 것 같다”, “추억을 파는 기계”, “PS3와 PSP가 라이벌인가?”, “한 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신작 두 개가 끝이냐?” 등의 혹평을 남겼다.
3G 네트워크의 예상보다 비싼 이용요금도 아쉬움을 샀다. PS Vita는 3G 네트워크를 이용한 멀티플레이를 핵심기능으로 내세웠다. 굳이 와이파이(Wi-Fi)가 되지 않는 지역이라도 언제 어디서나 다른 유저들과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다.
하지만 일본 내 PS Vita의 3G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NTT도코모에서 밝힌 요금은 20시간에 980 엔(약 1만4,000 원), 시간당 약 50 엔의 금액이다. 하루에 3시간 정도 PS Vita의 네트워크 플레이를 즐기는 유저는 한 달에 약 4,000 엔의 요금을 내야 하는 셈이다. 일본의 휴대폰 3G 무제한 서비스가 5,000 엔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저렴하지 않은 수준이다.
PS Vita에서 니어(NEAR)와 실시간 멀티플레이 등 3G 네트워크를 이용한 서비스를 강력하게 내세우는 이상 3G 요금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한 유저는 “지금의 가격대로라면 <몬스터 헌터>가 PS Vita로 나오더라도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며 아쉬움을 남겼다.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PS Vita의 일본 가격과 발매시기, 깔끔한 인터페이스 등은 호평을 받았다. 소니는 도쿄게임쇼 2011에서 약 30개의 PS Vita 타이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등 당분간 PS Vita를 띄우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예정이다.
/도쿄(일본)=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