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는 한국에서 ‘외국회사’ 같지 않은 모습으로 <LOL>을 서비스할 것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LOL)을 만든 라이엇 게임즈의 브랜던 벡(Brandon Beck, 오른쪽 사진) 대표는 29일 저녁,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인텔e스타디움에서 열린 팬미팅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라이엇 게임즈 한국지사는 무작위로 선발된 <LOL>의 한국 유저 40명을 초청해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과의 만남’이라는 이름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LOL>의 국내 서비스 계획 프레젠테이션 및 유저들과의 질의 응답. 그리고 유저들 간의 즉석 토너먼트와 개발자와 유저간의 특별대전 등 다양한 순서가 진행됐다.
라이엇 게임즈가 한국에서 공식적인 유저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 특히 브랜던 벡 대표를 비롯해 톰 캐드웰 디자인 디렉터, 폴 벨레자 프로듀서 등 미국 본사의 주요 임원과 개발진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브랜던 벡 대표는 “라이엇 게임즈는 ‘외국회사 같지 않은 모습’으로 <LOL>을 한국 서비스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유저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것이다. 앞으로 <LOL>과 게임의 한국 서비스에 대한 적극적인 피드백을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한국 유저들과 특별대전을 펼친다고 해서 라이엇 게임즈 본사의 실력자들을 대거 데리고 한국에 왔다. 하지만 솔직히 너무 처참하게 질 것 같아서 걱정된다. 그만큼 한국 유저들이 잘하기 때문이다”라며 유저들과의 대전을 앞두고 소감을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LOL>의 한국 챔피언 ‘구미호’(가칭)를 다시 한 번 유저들에게 소개했다.
이에 대해 폴 벨레자 프로듀서는 “구미호는 무엇보다도 한국에 전승되는 ‘구미호 전설’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항들을 스킬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고 구미호의 기본적인 콘셉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기본적으로 원거리 딜러이며, ‘여우구슬’을 통한 원거리 스킬과, 9개 꼬리를 이용한 민첩한 전장 이동. 그리고 도깨비불을 이용한 범위 공격을 주요 특징으로 내세운다. 우리는 이 챔피언이 한국 유저들과 전 세계 유저들에게 사랑받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29일 팬미팅은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위치한 인텔e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다음은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들과 유저들 사이에 오간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e스포츠에서 ‘도미니언’을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지는 결정된 것이 없다. 도미니언은 본 서버에 업데이트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일단 지금 단계에서는 유저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추후 결정할 생각이다. 앞으로 많은 피드백을 부탁한다.
<스타크래프트> 이후 한국 e스포츠 협회(KeSPA)와 협력한 게임들은 대부분 e스포츠로 자리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만큼 라이엇 게임즈가 직접 <LOL>을 e스포츠로서 키울 생각은 없나?
<LOL>의 e스포츠화를 위해 어떤 회사와, 그리고 어떤 단체와 협력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 큰 원칙에서 말하자면 <LOL>은 프로게이머든, 아마추어게이머든 함께 e스포츠로 즐길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라면 우리는 앞으로 어떠한 단체·협회하고도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
<LOL> 티셔츠나 피규어에 관심이 많다. 혹시 이런 것을 판매할 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 있나?
우리도 피규어나 관련 상품의 개발과 판매를 많이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라이엇 게임즈는 ‘게임 개발사’다. 그런 만큼 우선적으로는 게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북미 서버에서 한국 서버로 계정 정보를 무료 이전해 주겠다고 했는데, 한국 서버로 계정을 이전한 유저라고 해도 이후 북미 서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 줄 수 없나?
대한민국의 수많은 유저들이 정말로 한국 서버가 아닌 북미 서버에서 게임을 하길 원한다면, 이에 대해서 충분히 고려하고 정책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아직까지는 거기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고, 결정된 것도 없다.
확실한 것은 우리는 최종적으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을 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만큼 앞으로도 많은 피드백을 바란다.
PC방 업주다. 혹시 PC방과 ‘윈윈’할 수 있는 특별한 계획 같은 것이 있나?
정말 미안하게도, 그 부분 역시 확실하게 결정된 것이 없다. 향후 자세한 사항이 결정되면 바로 알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다만 큰 방향에서만 말하자면 우리는 ‘파트너’로서 PC방과 함께 가기를 원한다. 무리하게 가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화를 하겠다.
구미호가 ‘여우구슬’을 던져 원거리 공격을 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오리아나’랑 콘셉트가 겹치는 것 아닌가?
여우구슬은 아직 완성된 스킬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 그리고 오리아나의 스킬은 일단 볼이 던져지면 해당 지역에 떨어지고, 나중에 회수하는 식이다. 우리가 구미호의 여우구슬에서 원하는 것은 굳이 회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캐릭터에게 돌아와 주변을 멤도는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LOL> 챔피언들의 스킬은 자세히 보면 서로 비슷한 콘셉트의 것들이 일부 존재하기는 한다. 하지만 각각의 스킬은 비슷할지 몰라도 챔피언의 전체 콘셉트면에서 보자면 모두 다르고, 개성도 뚜렷한 것을 목표로 한다. 구미호 역시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챔피언으로 만들 것이다.
이후로 구미호에 대해서 유저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준다면, 이를 얼마든지 게임에 반영할 의향이 있다. 여러 번 말하지만, 그런 만큼 유저들의 많은 피드백을 바란다.
랭크 게임 드래프트 모드를 즐기다 보면 ‘트롤러’(고의적으로 개념이 없는 행동을 하는 유저라는 뜻을 가진 속어)를 자주 만난다. 하다 못해 드래프트 단계에서 같은 팀원의 정보를 볼 수 있게 해주면 이런 문제를 많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도 랭크 게임에서 발생하는 일부 유저들의 악의적인 ‘트롤링’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악의적인 트롤링을 하면 페널티를 지금보다 더 강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같은 팀원의 정보를 보여주는 것은 다소 민감하다. 일단 지금 이에 대해 많은 제안을 받고 있고 있는 만큼 앞으로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옵저버 모드는 대체 언제 나오는가?
확실한 것은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개발팀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주었으면 한다.
버튼하나만 누르면 빠르게 팀원들에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퀵챗’ 기능을 지원할 생각은 없는지?
아주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게임에 반영될 수 있도록 검토해 보겠다.
왜 회사 이름이 ‘라이엇’(Riot, 폭동) 인지 궁금하다. 라이엇 게임즈를 설립하기 이전에 블리자드에 입사를 지원했는데 거부당했다는 일화가 유명한데, 혹시 그에 대한 앙금으로 블리자드를 공격하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나?
‘라이엇 게임즈’는 항상 앞서나가고, 게임 개발에서는 진지하지만 유저들과 즐길 때는 다소 장난스럽게, 그리고 가볍게 함께 즐기자라는 의미로 지은 회사명이다. 블리자드를 공격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