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올 연말 애플의 아이팟(iPod)에 필적하는 휴대용 음악&영상 플레이어를 출시한다.
해외 유력 뉴스네트워크인 블룸버그(Bloomberg)는 지난 5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의 아이팟에 도전하기 위해 오는 연말 신형 디지털 플레이어를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소식을 최근 MS가 레드몬드에서 가진 사업브리핑에 참석한 사람들을 통해 입수했다고 밝혔다.
MS의 디지털 플레이어는 아이팟과 달리 자체 무선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고 있어 PC에 따로 연결하지 않더라도 노래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기능을 갖게 된다. 실제 시제품을 접한 사람들은 디스플레이의 화질면에서도 아이팟 보다 더 좋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MS의 디지털 플레이어에는 X박스를 탄생시킨 주역이 두 명이나 투입돼 있다. J 얼러드(J Allard, 37)가 디지털 플레이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품의 개발 및 생산에 관한 부분은 로비 바흐(Robbie Bach)가 맡고 있다.
MS는 디지털 플레이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음악, 영상 컨텐츠 확보를 위해 북미 음반업계 및 헐리우드에 정통한 전문가 크리스 스테판슨을 영입한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S는 이미 EMI 그룹과 유니버셜 뮤직, TV 방송사인 NBC, 폭스, CBS 그룹과 접촉해 그들의 음악 및 영상 컨텐츠를 MS의 온라인 상점에 도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MS의 대변인은 "노 코멘트"로 침묵하고 있다.
그렇다면 MS는 왜 휴대용 디지털 플레이어 시장에, 그것도 직접 하드웨어를 만들어서 뛰어드는 것일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애플의 성장에 위협을 느낄만큼 거대한 시장이고, 두 번째는 모든 멀티미디어를 MS의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로 집중시킨다는 '미디어센터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다.
북미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NPD의 집계에 따르면 작년 북미 디지털 플레이어 및 컨텐츠 시장은 40억 달러 규모였으며, 애플은 무려 77%를 장악하고 있다. 애플은 2001년 10월 스티브 잡스 회장이 아이팟을 공개한 이후 지금까지 5억 8,000만대가 넘는 아이팟을 전세계에 판매해 왔다.
MS 입장에서 더 위협을 느끼는 부분은 유저들이 애플에서 만든 소프트웨어 'iTune'을 이용해 아이팟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MS는 지난 6년간 산디스크(Sandisk)사나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러지, 도시바, 델, 소닉블루(리오Rio)등에게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하드웨어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해 왔지만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재 MS가 서비스하고 있는 MSN 뮤직스토어는 전체 음악 다운로드 시장의 3%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MS의 스티브 발머 회장은 지난 2월 인터뷰를 통해 "애플에 대항해서 성공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X박스 런칭의 일등공신이었던 로비 바흐에게 MS의 음악 정책 총괄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특히 MS는 올해 말, 내년 초에 걸쳐 차세대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를 출시할 예정이라 올해 말에 나올 디지털 플레이어도 많은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S가 크리에이티브社를 통해 2004년 출시했던 미디어 센터 포터블.
MS의 온라인 음악 컨텐츠 컨텐츠 샵 'MSN 뮤직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