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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개발팀 리더는 시어머니도, 슈퍼맨도 아니다”

라이엇 게임즈 리드 프로듀서 GDC Online 강연

알트 2011-10-17 11:16:59
"리더들은 팀의 모든 면에 관여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점이 결국 개인의 능력과 팀의 능력 모두를 망칠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라이엇 게임즈의 총제작자 트라비스 조지(Travis S. George, 오른쪽 사진)가 GDC Online 강연에서 한 말이다.

 

그는 GDC Online 강연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최신 게임 모드 '도미니언' 개발을 하며 느낀 팀 리더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리더의 나쁜 습관이 비효과적인 팀을 만든다는 것이다.

 

조지는 제작자와 제품 책임자의 나쁜 습관 5가지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 모든 업무와 문서를 작성한다.

-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완화한다.

- 모든 문제점을 해결한다.

- 최종 결과의 모든 세세한 내용을 확인한다.

- 모든 해결책을 찾아낸다.

 

 

■ 시어머니가 되려 하지 마라.

 

조지가 밝힌 나쁜 습관 5가지는 얼핏 보면 리더로서 가져야 할 기본 능력으로 보인다. 뭐가 문제일까?

 

조지는 "모두 좋은 습관들 같지만 (한 사람이) 모두를 맡으면 비효율적으로 일하는 나쁜 습관들이다"며 세세한 것까지 신경쓰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팀에게) 더 무거운 책임감을 맡겨 봐라. 그들이 어떻게 해나갈까? 지금까지 해왔듯 똑같이 잘 해나갈 거다"며 팀 구성원간 역할을 나눌 것을 제안했다.

 

또한 그렇지 못한 리더는 "결국엔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고 실패하게 될 것이다. 문제점은 이런 스스로에 대해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며 자신이 도미니언 개발 중에 겪은 이야기를 전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새로운 맵 '도미니언'

 

그는 "나는 도미니언 팀을 내가 가르쳤었던 다른 프로듀서에게 매우 빨리 맡겼다. 그들은 내 기대에 부응하진 못했지만 그건 내 잘못이었다. 나 혼자 너무 많은 것을 처리하려 했고 생각했던 만큼 제대로 일하지 못했다"며 이를 계기로 팀의 책임을 리더가 혼자 짊어 지기보다는 분산하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개발을) 내 것이라고 느끼는 팀을 꾸리면 기대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모든 시작은 비전, 즉 가고자 하는 목표를 리더가 알아야 한다. 권한과 책임을 준다는 건 단순히 업무 목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고 리더로서 역할을 설명했다.

 

"최종 목표에 다다르면 팀에게 왜 자신이 권한과 책임을 분산했는 지를 설명해라. 그리고 리더 모르게 그들이 스스로 결정할 판단들을 생각해보라. 또 다시 비전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다. 항상 목표를 설정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

 

 

■ 구글 맵보다는 나침반을 쥐어줘라.

 

조지는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과 그 과정을 지나칠 정도로 상세히 알려주는 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 맵을 예로 설명했다.

 

"구글 맵은 정확히 내가 뭘 해야 하는 지 알려준다. 구글이 알려주는 대로 그저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딱히 생각할 필요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생전 처음 가본 곳에 도착하더라도 어떻게 다다랐는지 전혀 배우지 못한다."

 

이어 그는 게임 개발과 비교하며 "게임을 만든다는 게 미지수로 가득하거나 방법만 제대로 알면 후딱 해치울 수도 있다는 걸 우린 안다. 만약 당신 팀을 구글 맵 사용하 듯 다룬다면 그들의 능력을 무시하고 시어머니처럼 하나하나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며 구글 맵처럼 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요즘 구글맵은 걸어서 가는 것 정도는 이렇게 '알아서' 가도록 하고 있다.

 

대신 그는 방향만 제시하라며 "당신에게 나침반을 주고 '여기로 가세요'라고 말했다고 치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도착할까? 어떻게 그곳에 가겠나? 언제쯤 도착할까? 혼란스럽죠"라고 되물었다.

 

이어서 그는 "(이런 혼란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함정이다. (하지만) 그냥 비전만 알려주고 알아서 가도록 하자. 그러면 매번 매우 다른 결과들을 얻을 것이다"며 리더로서 뚝심을 가질 것을 부탁했다. "명확히 중심을 잡아주고 스스로 갈 수 있게 도구를 쥐어줘라"고 당부했다.

 

 

■ 한 발짝 뒤에서 팀을 조정해라.

 

목표가 일단 정해지면 그 다음은 팀이 합심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지는 이 단계에 대해서 "(팀에게) 전달하고, 질문을 받고,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하라. 팀이 스스로 도전하도록 해라. 그들 스스로 사고하도록 놔둬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들이 어떻게 할지는 상관하지 마라. 괜히 똑똑한 사람들을 고른 건 아니지 않나"며 리더로서 한 발짝 뒤에서 지켜보길 요청하며 동시에 팀원들에게는 "개인보다는 함께 해야 효율적이다. 팀으로 뭉치면 더 나은 결과를 성취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 발짝 뒤로 휙~

 

 

■ 위기는 꼭 온다. 리더의 등장은 더 큰 위기다.

 

강연에서 말했듯이 팀을 믿고 '방치'하면 분명 리더가 원치 않은 위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도 여전히 내버려 둬야 하는 걸까?

 

조지는 "어려운 시기가 닥치면 리더는 본능적으로 다시 개발에 뛰어들어 직접 진두지휘하려 할 거다. 그러지 마라"며 여전히 한 발짝 물러서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기에 빠진 팀에서 지휘권을 뺏으면 그 팀은 책임감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러면 팀은 전적으로 위기 중 나타난 '슈퍼맨' 리더에게 의존하게 되고 리더는 그 팀을 더 이상 예전만큼 신뢰할 수 없게 돼 나쁜 습관의 시어머니가 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발전하게 된다.

 

챔피언들의 역할이 확실하 듯 개발팀 각자의 역할도 확실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자질구레한 일까지 사사건건 관여하며 팀을 이끌어가다 '다음엔 뭘 하죠? 위험요소는 뭐고 어떻게 처리하죠?'라고 물을 만큼 상황이 악화되면 누가 앞을 내다 볼 것인가?"라며 되물었다.

 

곧 그는 "최고 제작자가 내 일을 대신 해주면 그의 일은 누가 대신 하죠? 팀은 실수를 통해 성장합니다"라며 팀을 믿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라비스 조지는 실수는 문제가 되지 못한다며 "실패와 참사는 사실 계속되는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면서도 배우지도 못하는 것이다. 리더의 역할은 팀의 실수를 용납하고 그들이 스스로 배우게 두는 동시에 참사는 막아내는 것이다"고 리더의 역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