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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끊기고, 안되고’ 황당한 지스타 인터넷 환경

이벤트 도중 인터넷 끊겨, 무선 인터넷 사용 불가

이재진(다크지니) 2011-11-13 19:52:57

지스타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의 인터넷 환경이 열악해 출전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무선 네트워크 접속이 필요한 스마트폰 게임은 관람객들이 대결하는 이벤트를 진행하지 못 했다. 비즈니스 상담이 진행된 B2B관은 인터넷 접속이 불안해 일부 관계자들이 조직위원회에 항의하기도 했다.

 

 

■ 이벤트 하다가 중단되고 체험존은 차단

 

지스타 B2C관에 출전하는 업체들은 적게는 몇 억 원, 많게는 1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쓴다. 단일 행사 마케팅 비용으로는 최대 규모다. 현장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의 가치는 금액으로 따지기 힘들 정도로 중요하다.

 

하지만 지스타 2011에서 일부 출전업체들은 인터넷 환경 때문에 이벤트를 진행하다가 중단하거나, 계획했던 이벤트 진행 방식을 바꿔야 했다.

 

초이락게임즈는 지스타 2011 둘째 날인 11일, 부스 1층 모든 PC의 인터넷 접속이 2~3시간 정도 끊어졌다. 차기작인 비주얼 FPS게임 <머큐리:레드>의 체험용 PC였다. 당시 무대에서는 <머큐리:레드>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중단해야 했다. <머큐리:레드> 체험존은 2~3시간 동안 입장을 차단할 수밖에 없었다.

 

<머큐리:레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초이락게임즈 부스 모습.

지난 11일에는 인터넷이 끊어져 이벤트를 중지해야 했다.

 

초이락게임즈 관계자는 “부스는 우리가 설치하지만 인터넷은 조직위원회에서 지정한 외부업체가 시공한다. 갑자기 인터넷이 끊어져 조직위원회에 항의했지만 시공한 업체에 항의하라는 대답을 들었다. 통신사(KT) 직원까지 다녀간 뒤에 복구됐다”고 말했다.

 

 

■ 에그를 빌려서 운영해야 했던 모바일게임 부스

 

올해 컴투스는 모바일게임업계 최대 규모로 지스타 B2C관에 단독 부스로 나와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부스 운영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고생했다. 내부 문제가 아니라, 환경과 정책의 문제였다.

 

컴투스의 출전작은 무선 네트워크 접속이 필수인 모바일 소셜게임과 모바일 대전게임이었다. 이에 따라 컴투스는 무선 인터넷 공유기를 준비해 지스타 부스에 설치했으나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없었다. 혹시나 싶어 무선 공유기를 전부 새로 사다 꽂아 봤지만 여전히 불통이었다. 전시장 안에서 무선 네트워크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조직위원회의 정책 때문이었다.

 

궁여지책으로 컴투스 관계자는 부산 김해공항으로 달려가 한국에 온 외국인에게 대여해 주는 무선 네트워크 접속용 휴대기기 ‘에그(egg)’를 빌려왔다. 컴투스는 지스타 2011이 끝난 13일까지도 빌려온 에그와 회사 내부 관계자들이 쓰던 에그를 총동원해 부스를 운영했다.

 

컴투스 부스 곳곳에 있는 에그들. 무선 인터넷 공유기도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이 회사의 지스타 2011 메인 출전 타이틀은 <홈런배틀 2>다. 게임명에 ‘배틀’이 들어 있는 것처럼 이 게임은 무선 네트워크로 최대 4명이 홈런을 치면서 경쟁하는 게임이다.

 

컴투스는 지스타 메인 이벤트로 관람객 4명이 <홈런배틀 2>로 대결을 벌이는 시간을 마련했지만 무선 네트워크 접속 문제로 진행 방식을 바꿔야 했다. 결국 관람객 4명이 따로 싱글플레이를 진행해 점수를 겨루는 방식으로 이벤트를 변경했다. 에그 접속으로는 원활한 무선 네트워크 멀티플레이를 즐기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모바일게임업체 최초로 지스타 B2C관에 단독 출전한 컴투스.

관람객들이 많이 방문했지만, 정작 이벤트는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

 

 

■ 조직위 “책임을 통감한다, 내년에 규정 손보겠다”

 

이에 대해 지스타 조직위원회 곽병익 부장은 “지난해에 비해 인터넷 사용량이 폭증해 감당이 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예측은 했지만 그것을 훨씬 뛰어넘었다.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한다. 올해 힘들 정도로 경험했으니 더 연구하고 장비를 확충해서 내년 행사에서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무선 인터넷 문제에 대해서 곽 부장은 “무선 사용은 행사장 내부 간섭 문제 때문에 처음부터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량이 폭증하고 있는 만큼 우리가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했지만,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니 내년에는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규정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