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신작 캐주얼 슈팅게임 <프로젝트: 리로드>(이하 리로드)가 지스타 2011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 게임은 <카트라이더>를 만들었던 정영석 본부장과 로두마니 스튜디오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넥슨을 통해 공식적으로 공개된 자료만 보면, 지나치게 저연령층 취향의 그래픽인 것 같고, 특징도 알 수가 없었기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이 나왔다.
그렇다면 지스타 2011에서 직접 체험해 본 <리로드>의 실체는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겉보기와는 확실하게 다른’ 캐주얼 슈팅게임이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 핵심 요소는 ‘방’
<프로젝트: 리로드>는 사이드 뷰의 캐주얼 슈팅게임으로, 여러 명의 유저가 한정된 맵에서 각종 무기를 사용해 상대 팀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이번 지스타에서는 관람객들이 레드와 블루 팀으로 나뉘어 최대 6:6으로 승부를 겨루는 팀 데스매치 모드를 체험할 수 있었다.
이 게임은 사이드 뷰 시점에서 캐릭터를 조작하고, 각종 총기와 수류탄 등을 이용해 상대방을 물리친다는 점에서 콘솔게임으로는 <록맨>, 온라인게임으로는 <빅샷>이나 <기가 슬레이브> 등을 연상하게 만든다.
하지만 실제로 해 보면 확실히 다른 손맛과 재미가 있는데, 바로 맵 구조가 독특하기 때문이다.
<리로드>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맵’이다.
구체적으로 게임에 나오는 맵은 수십 개의 작은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방은 크키가 꽤 작고, 좌우는 물론이고 사다리와 구멍 등을 통해 위·아래로도 이동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하다 보면 방과 방 사이를 이동할 일이 많다. 바로 이 점이 다른 대전형 슈팅게임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독특한 상황을 자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마구 공격을 쏟아내면 복잡한 회피 조작을 할 필요 없이 옆 방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피할 수 있다.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여러 방향으로 방을 이동하는 것으로 따라오는 상대편을 따돌릴 수 있다. 체력이 적은 상대방을 열심히 쫓아갔더니 상대 팀원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는 방에 들어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리로드>는 이처럼 방의 구조를 활용해 다양한 전략이 나올 수 있는 게임이다.
■ 긴박감 넘치는 게임 진행
<리로드>는 사이드 뷰 대전게임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긴장감’ 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각각의 방은 크기가 아주 작고, 그 안에는 움직이는 벨트, 숨을 수 있는 엄폐물 같은 오브젝트가 다양하게 배치돼 있다.
좁은 공간 안에서 다른 유저들과 정신 없이 치고받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긴박감이 꽤나 괜찮다. 게다가 캐릭터가 쏘는 총알은 속도가 느린 편이기 때문에 집중만 한다면 얼마든지 ‘보고 피할’ 수 있다. 이런 점 역시 은근히 긴장감을 유발하며, 한층 몰입하게 만든다.
지스타 체험버전에는 3종류의 클래스가 등장한다. 각각의 클래스는 특성이 뚜렷하기에 플레이 성향에 따라 잘 선택해야 한다.
조작은 키보드만 사용한다. W, A, S, D 키로 상하좌우 이동을 하며, 왼쪽 화살표 키를 눌러 왼쪽으로 총을 쏘고, 오른쪽 화살표 키를 눌러 오른쪽으로 총을 쏜다. 위쪽 화살표 키로는 수류탄을 던질 수 있고, 아래쪽 화살표 키로는 각종 액션을 취할 수 있다.
아무래도 많이 쓰이는 조작방식은 아니기 때문에 처음 플레이를 시작하면 손이 꼬이는 등의 문제도 발생하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직관적이고 편하다. 특히 ‘후퇴하면서 정면으로 총을 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지스타 체험버전의 조작 시스템.
팀 데스매치에서 점수가 모두 떨어져 0이 되면 패배. 하지만 점수가 모두 떨어지면 바로 끝나는 게 아니라 캐릭터당 1번씩 기회를 더 주는 서든데스 모드에 들어간다.
■ 함께 즐기기 좋은 게임
<리로드>는 사람들과 함께 떠들면서 즐기기 좋은 게임성을 갖고 있다. 방마다 ‘A1, A2, A3’ 같은 식으로 좌표가 매겨져 있는데,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한다면 “어디어디 지역으로 합류해!”처럼 떠들면서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체력이 0이 되면 바로 죽지 않고 ‘그로기’ 상태가 되는데, 팀원이 도와주면 바로 부활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친구와 함께 플레이할 때 “어디어디로 와서 부활시켜 줘” 같이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종합하면, <리로드>는 가볍고, 저연령 취향일 것 같은 첫인상과 다르게 속을 들여다보면 무시하기 힘든 게임성을 갖고 있었다.
물론 이번 지스타에서는 6:6 팀 데스매치 하나만 공개됐고, 맵도 하나였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으로서 성공 가능성이나, 콘텐츠의 양, 장기간 즐기기 위한 동기부여 등은 검증할 수 없었다. 하지만 주위의 사람들과 웃고 떠들면서 가볍게 한 판 즐기는 캐주얼게임으로서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주었다.
[인터뷰] 넥슨 로두마니 스튜디오 정영석 본부장
<리로드>의 개발을 총괄한 정영석 본부장은 지스타 2011이 열린 4일 동안 쉬지 않고 넥슨 부스에 상주하면서 유저들의 반응을 직접 살폈다. 현장에서 만난 정영석 본부장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TIG> 오랜만의 신작인데, 이렇다 할 발표회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스타에 나왔다.
정영석: 아직은 기자간담회나 발표회 등을 통해 크게 공개할 시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리로드>라는 게임명도 사실 확정된 이름이 아니라 프로젝트 명칭일 정도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한 기본적인 콘셉트를 유저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정말 궁금했기 때문에 작게라도 체험대를 내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체험버전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기본 뼈대만을 중심으로 만들게 되었다.
TIG> 지스타에서 <리로드>를 처음 접한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가?
자세한 결과는 다시 정리해 봐야겠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유저들이 즐겁게 플레이해 주었다. 한 판 해보는 데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3번 넘게 플레이한 유저도 있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앞으로 계속 노력하겠다.
TIG> 콘셉트를 ‘함께 즐기는 게임’으로 잡은 것 같다.
그렇다. 여기 부스의 체험대에서는 주변 유저들과 함께 떠들면서 즐기기 힘들기 때문에 제대로 느끼기 힘들지만, PC방 같은 데서 친구들과 <리로드>를 하면 정말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보다 많은 유저들이 <리로드>를 통해 쉽게, 그리고 즐겁게 웃으면서 놀기를 바란다.
TIG> 클로즈 베타테스트는 언제쯤 진행할 계획인가?
사실 정해진 것은 없다. 그저 2012년 중에 정식 서비스를 하겠다는 목표만 있을 뿐이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최대한 빨리 유저들에게 선보이고 싶기는 하다.
<리로드>는 이번 지스타 체험버전에서 선보인 것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와 즐길거리를 많이 개발해 놓았다. 이번 체험버전은 어디까지나 기본 콘셉트의 검증을 위해 냈기 때문에 콘텐츠의 양이 다소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클로즈 베타테스트 때는 더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리로드>는 <카트라이더> 이후 정말 오랜만에 직접 개발에 참여한 게임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정말 잘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