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영화 <철권: 블러드 벤전스>, PS2로 발매된 게임을 HD화한 <철권 태그토너먼트 HD>, 그리고 <철권 태그토너먼트 2 프롤로그>를 하나로 모은 <철권 하이브리드>가 오는 11월 24일 발매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철권>의 아버지인 남코반다이게임스의 하라다 가츠히로 PD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17일 용산 플레이스테이션존에서 <철권 하이브리드>의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전했다. 하라다 PD가 나오기 전, 그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캡콤의 오노 요시노리 PD가 보낸 축하 영상이 공개됐다. 내용이 심상치 않다. 영상으로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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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 하이브리드>의 축하영상이라고 했지만, 주로 언급되는 게임은 다른 게임이었고, 제대로 광고한 게임은 자신이 개발하는 <스트리트 파이터 X 철권>이었다. <철권 하이브리드>에 대한 이야기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이 영상을 본 뒤 하라다 PD는 “게임 얘기는 안 하고 마리오 노래나 부르다니, 이번 오노의 영상은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하라다 PD는 “한국엔 자주 오지만, 올 때마다 팬과 미디어가 따뜻하게 환대해 마음이 편하고 기분 좋다. 참고로 오노는 한국에 오면 철권 팬들에게 엄격해서 편한 마음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 “<철권 하이브리드>는 열혈 팬에게 바치는 서비스”
<철권 하이브리드>는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먼저, CG 영화 <철권: 블러드 벤전스>는 한 팬이 <철권>을 소재로 한 고품격 영상을 보고 싶다고 밝힌 희망사항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풀 CG로 규모를 작게 잡고 시작했지만, 기획하면서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철권: 블러드 벤전스>의 한 장면.
결국 CG 자체가 PS3보다도 대단한 퀄리티이기 때문에 렌더링 시간도 평소 영상보다 2배 이상 걸렸고, 입체 3D로도 만들면서 2배 이상의 노력이 들었다.
하라다 PD는 “이번 영화는 표정과 액션에 공을 들여 만들다 보니 처음 생각보다 열정이 많이 들어간 것은 물론, 제작 비용도 엄청나게 투입됐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영화만 구상했다. 그러다가 <철권>이 사랑받은 데 대한 보답 차원에서 <철권 태그토너먼트>의 추가를 결정했다. 그것도 단순히 더하는 게 아니라 HD화까지 하는 노력이 들어갔다.
하라다 PD는 “<철권 태그토너먼트 HD>의 그래픽은 단순한 업스캔이 아니다. 모든 것을 오리지널 디자인으로 새로 그렸다. 화면 비율도 원래 4:3이지만 16:9로 넓어지면서 카메라 시선에서 거리를 두고 게임 화면을 구성했던 것들이 달라져 처음부터 다시 만든 셈이 됐다. 폴리곤 수도 많이 사용해서 캐릭터의 세세한 부분까지 자연스럽게 묘사했다”고 밝혔다.
<철권: 블러드 벤전스>는 지난 9월 일본에서 개봉했다. 12월에 DVD로도 나온다.
이렇게 영화 하나와 게임 하나를 넣어서 발매하려고 했는데, 내부에서 팬 서비스를 더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블루레이 최대 용량에 맞춰서 <철권 태그토너먼트 2 프롤로그>를 넣게 됐다. 여기에는 영화 <철권: 블러드 벤전스>에 나오는 오리지널 복장이 등장한다. 알리사가 교복도 입는다.
하라다 PD는 “게임이 모델링을 잘 해놓은 상태라 입체 3D에 대응하자는 얘기가 나와서 입체 3D를 시도했는데, 이전엔 입체에 대응하는 격투게임이 없었다. 게다가 아케이드판 <철권 태그토너먼트 2> 제작과 병행하느라 많은 노력과 공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철권 하이브리드>는 일본에서 오는 12월 1일 7,140 엔(약 10만 원)에 발매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39,800 원에 판매된다. 하다라 PD는 가격에 대해 “한국 팬들의 사랑에 대한 보답이다”고 말했다.
그는 “과연 이게 가능할까 하고 생각할 수준으로 힘내서 만들었다. 큰 결심으로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었으니 함께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이다.
<철권 하이브리드>가 한국에 저렴하게 나오는 배경은 무엇인가?
하라다 PD: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이 높은 가격에 발매되기 때문에 비싸다. 나라마다 다른 부분이 있어서 상황에 맞춘 면이 있다. 그리고 손해를 보더라도 많은 팬들이 접할 수 있게 하려고 서비스 차원에서 발매하는 게 컸다. 특히 한국에는 열혈 팬들이 많으니 이익을 남기기보다 많은 사람들이 했으면 해서 이런 가격을 책정했다.
<철권 태그토너먼트>를 HD로 만들면서 난감하고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1편을 만들 당시 방심하고 쉽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그림도 새로 그리고, 밸런스도 맞추고, 볼링게임 기능도 다시 손봤다. 그걸 일일이 테스트해야 해서 문득 ‘12년 만에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래픽을 새로 제작한 <철권 태그토너먼트 HD>의 게임 화면.
따로 판매해도 될 듯한데 합쳐서 내는 이유는 뭔가?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하나에 전부 담기면 구매자는 ‘내가 이득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거다.
위에서는 <철권 태그토너먼트 2 프롤로그>를 넣을 때 “지나친 게 아니냐”고 했는데 “세 가지가 하나로 들어가면 사람들이 굉장히 즐거워할 거고, 블루레이에 얼마나 최대한으로 들어갈지 테스트해 본 것”이라고 대답했다.
<철권 태그토너먼트 HD>를 PSN으로 판매할 가능성도 있나?
아직은 그럴 계획이 없다. 하지만 <철권 태그토너먼트 HD>만 받아서 하고 싶다는 의견이 있다면 생각해 볼 것이다. 일단은 개발이 끝난 상황이라 만족감만 있어서 그런 계획은 구체적으로 없다. 하지만 정말 만약인데 그렇게 제공하면 그거 하나만으로 부족해서 그 안에 뭐라도 더 넣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철권 태그토너먼트 HD>에 온라인 대전을 넣지 않은 이유는?
의외로 온라인이 잘 되는 곳이 많지 않다. 그래서 유저들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도록 만들기 위해 일부러 넣지 않았다. 그리고 온라인 대전을 위해 서버도 써야 하니까 어렵다. 2편은 고려해 보겠다.
<철권 태그토너먼트 2> 본편도 입체 3D로 만들 계획인가?
확답할 수는 없지만 해보고 싶은 게 <철권 태그토너먼트 2>의 입체 3D화다. 1인칭 입체 게임도 재미있지만 입체 격투 게임도 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