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회원 1,320만 명의 개인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되자 넥슨이 바짝 긴장했다. 여론의 따가운 시선 속에 2차 피해 예방 조치와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올해 말 일본 증시 상장을 앞두고 일어난 해킹 사고여서 넥슨의 대처가 더 주목되는 상황이다.
■ 26일 유출 확인 페이지 개설, 문의 폭주
넥슨이 개발·서비스하는 MMORPG <메이플스토리>의 회원 1,320만 명의 개인정보(이름·주민등록번호·아이디·비밀번호)가 해킹으로 유출됐다. 해커는 지난 18일 <메이플스토리>의 데이터를 저장해 놓은 백업 서버에 침투해 개인정보를 빼갔다. 넥슨은 24일에야 해킹 사실을 확인했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경찰에 자진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튿날인 26일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회원들이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웹 페이지를 열었다. 전체 <메이플스토리> 회원은 약 1,800만 명인데, 이 중에서 1,320만 명의 개인정보가 해킹을 당해 유출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확인하려는 유저들이 몰려들었고, <메이플스토리> 고객센터는 26일 한때 전화가 폭주할 정도로 문의가 빗발쳤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계정을 가진 유저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해 유출 여부를 확인과 비밀번호 변경을 유도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됐을 경우 나오는 화면.
넥슨 홍보실 관계자는 “유출된 <메이플스토리> 개인정보 중 계정 비밀번호와 주민등록번호는 암호화해 놓은 상태다. 또, 상당수의 유저들이 2차 비밀번호와 OTP(일회용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늑장대응 아니냐’ 지적, 주말 톱뉴스로 보도
넥슨은 이번 해킹으로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휩싸였다. 유난히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이 많았던 올해을 마무리하는 연말에 터진 일이어서 시기도 나쁘다.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는 넥슨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경찰에 자진신고한 시점이다. 넥슨은 이번 해킹이 지난 18일에 발생했으나 24일에 이를 확인했고, 25일 자진신고했다고 밝혔다.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일이기 때문에 확인되자마자 알렸어야 하지 않았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 사건을 겪은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7월 28일 새벽에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해킹을 확인하고 그 날 바로 자진신고한 바 있다.
넥슨의 신고 시점은 주말로 접어드는 금요일(25일) 늦은 오후였다. 주말을 이용해 여론 악화를 완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일부 지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기삿거리가 많지 않은 주말 지상파 TV 뉴스에서 톱뉴스로 다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MBC와 SBS의 경우 토요일(26일) 저녁 뉴스 머리에서 넥슨 <메이플스토리>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넥슨은 24일 해킹 사실을 확인하고, 25일 오후에 이를 알렸다.
■ 홍보 일정 취소-캠페인 준비, 넥슨 28일 기자회견
사안이 사안인 만큼, 넥슨은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당분간 예정된 일정보다 이번 해킹의 2차 피해를 막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초 넥슨은 오는 29일(화요일) <던전앤파이터>의 2011 겨울 업데이트 콘텐츠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넥슨은 27일 이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 대신 “현안의 조속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을 언론에게 전했다.
<메이플스토리>의 로그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넥슨포털과 별개로 지정돼 있다. 다만, 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여러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유저들이 적지 않아 넥슨포털 계정의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이에 넥슨은 넥슨포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2차 피해 방지 캠페인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28일 오전에 ‘<메이플스토리> 개인정보 침해사고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고 경위와 진행 상황, 향후 대책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