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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국내 게임업체, 저작권법 잘 몰라"

국내외 게임관련 저작권 및 법률에 대한 관심 필요

스내처 2006-07-10 19:22:55

“국내외 게임관련 저작권 분쟁이 크게 비화되는 것은 저작권 및 관련법에 대한 국내 업계의 ‘몰이해’도 원인이 된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우종식 원장은 10일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주최한 ‘국내외 게임분쟁사례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히고 게임관련 저작권 및 관련법에 대한 국내 업계관계자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최근 양적, 질적으로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는 법적분쟁에서 국내 게임업체들이 불필요한 손실을 입고 있는 것 중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게임관련 법률에 대한 인식부족 때문이란 게 우 원장의 설명이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중국의 분쟁사례를 설명한 중국 중련문덕변호사 사무실 김선화 변호사도 “최근 중국에 진출한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겪는 대부분의 분쟁사례들은 다른 국가에서 발생하는 것에 비해 비교적 간단한 문제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관련분쟁에서 손실을 입고 있는 것은 중국 관계법령 법 및 비즈니스 파트너에 대한 조사와 이해부족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중국은 온라인게임과 관련된 법령정비가 미비하고 ‘규정’, ‘통지’, ‘문건’ 등 임시적인 기준 뿐이기 때문에 법률적 판단이 힘들어 국내 업체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윤선희 교수는 “국내처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등 특정 법안을 발효해 게임에 대한 저작권을 보호하는 국가는 드물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게임을 영상저작물과 동일하게 취급하기 때문에 진출국가에 대한 저작권법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케이씨엘 정경석 변호사도 “국가별 게임에 대한 저작물성 이해에 대한 기준과 저작권 보호에 대한 기준의 범위를 확실하게 이해해야 게임관련 분쟁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우종식 원장은 “게임과 관련된 법적인 분쟁이 발생하면 게임업계가 공조해서 처리해야 하며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업계 전체가 함께 생각해야 한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게임을 둘러싼 법적분쟁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조금이라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개발원이 주최한 이번 국내외 게임분쟁사례 세미나는 게임관련 분쟁에 대한 법률적 이해와 대처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각계의 요구를 수렴해 마련된 행사로 다양한 게임분쟁사례 중 저작권과 관련된 분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구제방법, 손해배상 등에 관한 절차를 소개하는 자리로 활용됐다.

 

또 이번 세미나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벌어진 다양한 저작권 관련 게임분쟁사례를 소개하면서 그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했다.

 

 

다음은 독자 여러 분들이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만한 저작권에 대한 기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몇 가지 세미나 내용을 국내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각 국가별로 간추린 것입니다. 짬 내서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디스이즈게임

 

 

■ 국내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정책연구팀 채명기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에서 게임은 ▲저작권법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온라인디지털컨텐츠산업발전법 등 크게 세 가지 부분에서 법적인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 2조 제 1호에 기술된 내용에 따르면 게임은 정보처리 기술이나 기계장치를 이용해 오락을 할 수 있거나 학습운동효과 등을 누릴 수 있도록 제작된 영상물 또는 그 영상물의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제작된 기기 및 장치입니다.

 

이 법률에 따르면 게임은 영상저작물 및 미술저작물로 간주돼 자연스럽게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게 됩니다.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은 게임이 현행저작권법 내용에 기재된 저작물의 종류 중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에 포함되기 때문에 컴퓨터프로그램으로서 보호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것은 2003 11월과 2004 4월에 서울지법에서 판결된 ‘캔디바 사건’과 ‘포커잭 사건’을 통해 법원의 인정을 받은 바 있습니다.

 

특히 아바타 아이템을 타사 사이트에서 무단 복제 판매한 내용을 골자로 한 ‘캔디바 사건’에서 게임이 온라인디지털컨텐츠의 일부로 인정돼 게임은 온라인디지털컨텐츠로서 온라인디지털컨텐츠산업발전법을 통해서도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 이런 게임관련 법률은 게임자체 뿐만 아니라 게임을 구동시키는 하드웨어와 게임내용을 임의로 변조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엄격한 심판의 잣대를 대고 있습니다.

 

2004 2월과 2006 2월 각각 부산지방법원과 대법원에서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및 음비게법 위반으로 판결된 ‘PS2 모드칩 사건’과 2006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위반으로 판결된 ‘리니지 자동사냥프로그램 사건’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에서 정한 기술적 보호조치를 무력화하거나 제작사의 동의를 얻지 않고 게임을 변조하는 프로그램의 제작, 배포는 프로그램저작권 침해행위에 해당되므로 주의하시기 바라겠습니다.

 

 

■ 일본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윤선희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저작권법이 일본의 저작권법을 모델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법에 있어서는 일본의 저작권법은 국내 저작권법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법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윤 교수는 “일본의 저작권 분쟁은 대부분이 고전적인 분쟁사례들이며 학문적인 접근이 많다. 분쟁사례도 게임시장의 특성 상 PC, 비디오게임에 집중돼 있으며 온라인게임에 대한 분쟁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에서의 게임분쟁의 특징은 ▲중고게임 판매시장의 발달에 따른 분쟁발생 ▲비디오게임의 발달 ▲개작행위에 대한 게임의 변형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법적 쟁점사항도 ▲게임소프트웨어의 저작물성 ▲게임소프트웨어의 배포와 권리소진 ▲게임소프트웨어의 변작과 동일성 유지권 등 다양합니다.

 

특히 게임소프트웨어의 저작물성과 배포에 대해서는 게임이 영화저작물로 인정되는 반면 프로그램 저작물로는 인정되지 않아 컴퓨터프로그램저작권 침해주장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규정하고 있는 ‘게임’은 ▲일정한 시나리오에 근거하며 ▲플레이어의 선택을 컴퓨터가 일정 룰에 따라 평가하고 ▲그 평가 결과에 따라 다음 단계로의 진행이 정해지는 것입니다. 또 그 시나리오와 룰이 창작성이 강해야 합니다.

 

때문에 프로그램과 시나리오 자체가 게임소프트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바꿔 말하면 프로그램과 시나리오가 달라도 플레이어에게 제시되는 영상이나 게임내용이 같거나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결과가 유사할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로 간주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게임소프트웨어의 저작물성에 대한 의견은 아직도 분분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도쿄지방재판소, 도쿄고등재판소, 최고재판소 등 각 재판소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저마다 다른 판결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사건과 판례는 ‘삼국지3 사건’, ‘팩맨 따라잡기 사건’, ‘두근두근 메모리얼 사건’ 등 여러 가지가 있고요. 기회가 되면 다음에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미국

 

미국에서는 1970년 아케이드게임 <>이 발매되면서 게임관련 분쟁이 시작됐습니다.

 

법무법인 케이씨엘 정경석 변호사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게임관련 분쟁은 특허와 관련된 것이다. 저작권 분쟁에 대한 것은 시청각적인 부분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 게임은 컴퓨터 프로그램과 시청각적인 요소로 구성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게임을 영상저작물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시청각적인 요소가 일정 스토리를 바탕으로 연속적으로 구현되기 때문이죠.

 

때문에 1980년대 초까지 게임에 대한 저작물성 이해에 대한 초점은 게임의 유서성보다는 저작물성을 인정할 수 있느냐에 맞춰졌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게임의 시청각적인 요소는 연속성을 띠고 있는 반면 미국 저작권법은 고정화 요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이유입니다.

 

이후에는 유사성과 이것이 보호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본격적으로 시각적 저작물에 대한 실질적 유사성을 따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정경석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은 게임의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기 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유사성을 요구합니다.

 

▲ 실질적 유사성에 잣대에 올랐던 '가라테'를 소재로 한 두 작품. 동일주제에 대한 게임구성에 보편타당성이 적용돼 저작권 침해가 적용되지 않은 사례다.

 

게임의 룰, 패턴, 플레이 방식 등은 아이디어를 통해 표현되기 때문에 저작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범주가 아니라고 합니다.

 

저작권 관련 분쟁에서 핵심이 되는 사안이 대부분 일반화된 룰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요소 또는 게임을 구성함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이런 부분에서 개개의 게임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가 보호받으려면 시각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유사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게임관련 미국의 저작권법 내용입니다.

 

미국에서는 게임소프트웨어 외에도 아케이드 게임기의 조종간이나 외관에 대해서도 저작권 침해소송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경석 변호사는 “게임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한 부분도 여러 차례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도 아직 논의 중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