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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아키에이지 CBT4 한 달, ‘중간점검’ 해봤더니

80일 동안의 CBT4 1/3 경과, 어떻게 바뀌고 있나

권정훈(실리에) 2012-01-07 12:30:01

<아키에이지>가 4번째 클로즈 베타테스트(이하 CBT4)를 시작한 지 한 달, 80일짜리 일정의 1/3을 소화했습니다. 최근 경향으로 봐서 어지간한 게임은 CBT를 마치고도 충분할 기간이죠. 테스터들의 열정도 대단해서 지금까지 공개한 콘텐츠 대부분을 빠르게 경험하고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에서는 테스터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직접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실시간으로 이슈를 살핀 기자들이 느낀 점을 이야기해 봤습니다. 아직 CBT4가 2개월 가량 남아 있는 만큼, 평가 혹은 리뷰라는 느낌보다 앞으로의 방향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실리에


 

신비의 땅이었던 원대륙이 드디어 열렸다. 

 

<아키에이지> CBT4에서는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드디어 새로운 무대 ‘원대륙’이 열리고, ‘아키움’ 자원이 게임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아키움은 제작 시스템이나 유저 간 이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 새로운 종족 하리하란이 추가됐고 동부 대륙의 일부 지역이 공개됐죠.

 

엑스엘게임즈는 CBT4 시작 이후 한 달 동안 네 차례에 걸쳐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큰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매일 작은 패치를 통해 치명적인 버그를 해결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유저들의 플레이 결과를 바로 알 수 있도록 테스터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콘텐츠로 제작하는 등 정식 서비스 못지않게 유저들을 지원하고 있죠.

 

그럼 본격적으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최적화나 버그 등 당연히 수정해야 할 부분과 비교적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부분은 일단 접어두고, 커다란 콘텐츠 위주로 다뤄볼까 합니다.

 

게임과 캐릭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공식 홈페이지.

 

 

■ 재미있는 연쇄 시스템과 대규모 PvP

 

<아키에이지> 전투에서 가장 특색 있는 시스템은 ‘연쇄’입니다. 특정 스킬 다음에 어떤 스킬을 사용하면 조건부로 특별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죠. 대부분 대미지가 대폭 상승하거나 상태 이상을 동반하는 식입니다. 예를 들어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대미지 100을 주는 ‘불꽃송이’라는 스킬은 ‘얼음화살’ 스킬로 상대를 얼려 놓고 사용하면 대미지 200을 줄 수 있습니다.

 

연쇄 효과를 어떻게 내는가에 따라 같은 스킬을 사용하더라도 전투의 효율이 확 달라집니다. 연쇄 효과를 잘 활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전투가 상당히 피곤해지기도 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2배의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연쇄 스킬을 이용하지 않으면, 같은 대미지를 주기 위해 스킬을 두 번 사용해야 하므로 전투 시간도 길어지고 활력도 많이 소모되죠.

 

연쇄 효과가 같은 능력 사이에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서 능력을 어떻게 조합할지, 조합 후에는 어떤 순서로 스킬을 배열할지 연구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능력마다 상대의 행동을 방해하는 스킬이 하나씩은 꼭 있기 때문에 스킬을 잘 연계하면 상대를 꼼짝도 못하게 만들어서 해치울 수 있습니다. 마치 <철권>에서 일단 한 번 띄우면 상대방을 K.O.까지도 몰고갈 수 있는 것처럼요.

 

 

잘 터진 연쇄 효과 하나, 열 스킬 안 부럽다.

 

그런데 이 연쇄 효과가 반대로 PvP에서는 일방적인 승리 혹은 패배를 부르는 요소가 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스킬 연계에 따라 한 대도 맞지 않고 상대방을 해치울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일대일 PvP에서는 먼저 때린 쪽이 이길 가능성이 많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스킬을 사용할지 예상하고 내가 가진 스킬로 상쇄하는 가위바위보 식 전투와는 다르죠.

 

상태 이상의 종류도 많고 지속 시간도 길지만, ‘점감 시스템’처럼 PvP에서 상태 이상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것을 막을 장치가 없습니다. 먼저 기절시키고 깨어날 때쯤에는 바닥에 쓰러진 상태가 되고, 다시 몸을 일으킬 때쯤에는 공포에 걸려 돌아다니가 죽는 식이죠. 그래서 조금은 허무하게 승패가 갈리는 일대일보다는 일방적으로 흘러가지 않는 다 대 다 전투가 더 매력적입니다. 실제로 유저들도 일대일 PvP보다 필드에서의 대규모 전투에 재미를 느꼈다고 하네요.

 

필드 전투는 분명히 재미있습니다. 인스턴스 공간과 달리 필드에서는 언제 어떤 돌발상황이 일어날지 알 수 없죠. 항상 변수가 있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느낌으로 싸울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원정대 사이의 세력 차이가 크지 않고 딱히 정치적인 색깔의 룰을 정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다 대 다 전투의 재미를 더 살리고 일대일 PvP에서도 조금은 더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잊지 못할 그날 밤의 뜨거웠던 대규모 PvP.

 

 

■ 수는 다양하지만, 귀천이 분명한 직업

 

<아키에이지>의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가 바로 10가지 능력의 조합을 통한 120가지 직업의 구현입니다. 유저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능력을 조합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 놓은 것인데, 이번 CBT에서 유저들이 선택한 직업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습니다. 인기 직업 상위 5개(마법사, 첩자, 전사, 흑마법사, 추적자)가 전체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특정 직업에 몰리고 있죠.

 

사냥에서는 몰이가 가능해서 빠른 레벨업이 가능한 흑마법사와 마법사, PvP에서는 상대방을 꼼짝하지 못하도록 제압할 수 있는 첩자와 전사, 그리고 추적자가 각각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3주차 이후로 대규모 PvP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데 강력한 범위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죽음과 마법 조합 캐릭터들의 존재감은 유저 사이에서도 자주 회자되는 부분입니다.

 

범위 공격이 난무하는 필드 전투.

 

고저차와 구조물을 활용해야 하는 전장에서도 원거리 마법 계열이 강세를 보이면서 ‘흑마법사’는 유저들 사이에서 오버 밸런스 캐릭터로 불리기도 합니다. 사냥이나 PvP 양쪽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이고 있으니까요.

 

어느 게임이나 선호하는 직업이나 ‘국민 스킬트리’라는 것은 나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다른 게임보다 넓은 선택의 폭과 자유 의지를 모토로 하는 <아키에이지>에서 120개나 되는 직업 중에 5개 직업에 절반 이상이 몰리는 현상은 참 아쉽습니다.

 

물론 직업 간 궁합도 있으니 모든 직업이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기란 무리입니다. 격투와 철벽으로 무장한 근접 캐릭터에 마법을 끼워넣으면 스스로 ‘마검사’라고 만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다지 효율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니까요.

 

다만, ‘야성’ 능력을 필두로 하는 활쟁이나 ‘사랑’을 내세운 힐러 계열이 마법 계열이나 근접 격투 계열 캐릭터에 비해 유저들의 평가가 낮은 것은 아쉽습니다. 강력한 마법사에 대항하기 위한 저격수를 상상하고 야성을 고른 유저들이, 알고 보면 “연쇄 스킬 발동을 위해 ‘출혈화살’만 사용하는 버퍼였더라”고 말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는데, 이들도 더 개성 있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흑마법사로 대표하는 ‘죽음’ 계열의 몰이 사냥은 유명하다.

 

직업과 능력에 대한 부분은 엑스엘게임즈에서도 80일 내내 신경 써서 밸런싱 작업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도 능력 변경과 스킬 초기화에 대한 비용을 없애 다양한 직업을 체험할 기회를 주고, 패치마다 꾸준히 밸런스 조절 작업을 하고 있으니 점점 다듬어진 모습을 볼 수 있겠죠.

 

 

■ 재미있는 제작 과정, 노력에 비해 만족도가 낮은 결과물

 

CBT4에서 <아키에이지>의 제작은 상당히 잘 다듬어졌습니다. CBT3에서 만들기 시작한 제작 체계가 더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입니다. 아이템을 등급과 종류에 따라 나눈 것은 이미 익숙한 방식이고, 단순히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전 등급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캐릭터와 함께 아이템을 성장시킨다는 개념도 도입했죠.

 

소모품을 제외한 아이템의 주요 재료에 ‘아키움’을 넣으면서 <아키에이지>의 콘셉트와 목적성이 더 분명해졌습니다. 앞으로도 아키움은 플레이 전반을 이끌어 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고, 이것을 획득하기 위한 과정이 유저 간 상호 작용의 큰 축을 이룰 것입니다.

 

아키움은 <아키에이지> 세계를 구성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키움을 얻는 방법은 두 가지로,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직접 아키움 나무를 재배해야 합니다. 주요 사냥터에는 아키움을 차지하기 위한 세력다툼이 벌어질 것이고, 아키움 나무 재배를 위한 원대륙 광천수를 둘러싼 갈등도 있겠죠. 지금도 원대륙에 유저가 몰리면서 광천수가 점점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주요 재료를 얻어서 제작하는 과정까지는 어렵지만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물은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어렵게 재료를 모아서 아이템을 다음 단계로 업그레이드하더라도 체감하는 성능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방어구를 업그레이드해서 힘 20을 올려서 얻는 효과는 초당 대미지가 2 오르는 정도입니다.

 

스킬 대미지가 250~300, 연쇄 스킬이 400~500 단위로 나오는데, 초당 대미지 2가 주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아키에이지>의 전투는 대개 스킬 위주로 진행됩니다. 일반 공격의 의미가 거의 없어서 굳이 무기 대미지가 높을 이유도 없죠. 무기 대미지가 스킬 위력에 큰 영향을 주지도 않거든요.

 

사실, 넘치는 노동력을 어디든 쓰고 싶어서 만들기도 한다.

 

물론 미세한 차이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달리 돈 쓸 곳이 없는 고레벨 유저들은 조금이라도 좋은 장비를 만들기 위해 투자를 하겠지만, 조금의 성능 향상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은 일반적인 유저에게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게다가 레벨이 높은 몬스터를 사냥하다 보면 일정 확률로 높은 등급 아이템이 나오기 때문에 ‘혹시 사냥에서 얻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쉽게 제작을 시작하기도 망설여지죠.

 

재료의 양이나 획득 방법, 그리고 소모 노동력은 수치와 비율을 조정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겠지만, 제작으로 얻는 보상과 만족감을 더 충실히 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유지라는 개념이 하우징에 동기 부여를 한다.

 

 

■ 편의성? 재미? 애매한 퀘스트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지만, <아키에이지>도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작업입니다. 전투보다 제작이나 생산에 더 관심이 있는 유저라도 레벨이 올라야 최대 노동력이 늘어나므로 어떤 식으로든 레벨을 올려야 합니다. 물론 노동력을 소모하는 모든 행위가 일정량의 경험치를 주지만, 노동력은 한계가 있으므로 결국 퀘스트와 사냥을 통해 레벨을 올려야 하죠. 그래서 퀘스트는 거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습니다.

 

<아키에이지>의 퀘스트는 종족마다 설정된 이야기에 따라 진행됩니다. 특별한 분기점은 찾기 어렵고 한 방향으로 이야기의 줄기를 따라가는 방식이죠.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만나는 NPC의 대사를 잘 살펴보면 종족에 대한 특성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지만, 어째서 모험을 떠나야 하고 원대륙으로 진출해야 하는지 궁극적인 목적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내 하리하란이 이럴 리가 없어! 이름 하여 멘탈 붕괴 퀘스트.

 

퀘스트는 주로 NPC에서 말을 거는 데서 시작합니다. NPC는 각자 안고 있는 고민이나 해결해야 할 문제를 PC에게 말하는데, 마음씨 좋은 PC(플레이어 캐릭터)에게 거절이라는 선택지는 없습니다. 나중에 포기하더라도 일단은 퀘스트를 진행하기로 합니다.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한 방법이나 힌트는 모두 대사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대사에는 플레이어의 독백, 곳곳에 숨어 있는 패러디, 약간의 퍼즐 요소 등 다양한 재미가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퀘스트 편의성을 강조하다 보니 이런 재미가 반감된다는 겁니다. 퀘스트를 수락함과 동시에 캐릭터 주변에는 내비게이션이 활성화됩니다. 즉,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화살표만 따라가면 되는 거죠. 오히려 빨리 레벨을 올리려는 유저들은 NPC의 대사를 넘기는 시간이 아깝다고 말합니다.

 

이쯤 되면 진로 결정보다 고민된다. 어디로 가야 해?

 

차라리 CBT2처럼 대사를 모두 읽고 퀘스트를 진행하도록 해서 몰입도를 높이거나, 대사를 생략하고 스크립트 창을 바로 띄워줌으로써 편의성에 집중하는 것이 어떨까 싶기도 하네요. CBT4에서는 사라졌지만, 지난 CBT에 있었던 스토리 컷신도 몰입도를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CBT4에서 새로 등장한 하리하란 종족은 처음부터 퀘스트 동선이 상당히 매끄러운 편입니다. 멀리 돌아다닐 필요도 없이 느낌표만 따라가도 될 정도로 잘 정리가 돼 있죠. 반면에 기존 종족인 누이안, 엘프 등은 아직 덜 다듬어진 느낌입니다. 캐릭터를 동서남북으로 마구 달리게 만들죠.

 

하리하란 퀘스트는 누이아 대륙으로 이어진다.

 

CBT4에서 레벨이 20대 후반에 들어서면 하리하라 대륙에서 수행할 수 있는 퀘스트는 거의 완료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30레벨 퀘스트를 위해 누이아 대륙에 있는 두왕관, 불탄성 방면으로 나아가야 하죠.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누이아 대륙 종족에 비해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하리하라 대륙 종족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아키에이지>만의 독특한 퀘스트 시스템 중 하나는 ‘했다치자’입니다. 굳이 퀘스트가 요구하는 수량을 전부 채우지 않더라도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예를 들어, 늑대 10마리를 잡아오라는 퀘스트를 진행할 때 주변에 몬스터가 부족해서 6마리만 잡더라도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안 돼~ 했다 치지마!

 

자매품으로 ‘더했어요’ 시스템이 있는데, 했다치자와 반대로 퀘스트가 요구하는 양을 초과해서 달성하면 보상을 더 받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후반으로 갈수록 퀘스트가 부족해져서 가능하면 초과 달성으로 경험치 효율을 높이는 추세입니다. 유저들은 편의성보다 효율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네요.

 

이렇게 효율성을 중시하는 유저들에게 가끔 했다치자 시스템은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물음표를 보고 NPC에게 말을 걸었다가 했다치자로 완료된다거나, 같은 NPC에게 완료할 퀘스트가 두 개 있을 때도 선택적인 완료가 불가능해서 불편합니다. 원하지 않게 했다치자로 완료되는 퀘스트는 경험치를 손해봤다고 인식하게 되니까요.

 

했다치자가 적용될 때는 따로 확인창을 보여준다거나, 완료할 퀘스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 유저가 만들어 가는 이야기, 지금은 피로 물든 역사

 

CBT4 3주차가 지나면서 원정대 단위로 규모 있는 전투와 곧 업데이트가 예상되는 공성전에 대한 준비가 주된 테마입니다. 이미 곳곳에서 이권을 위해서나 단순한 신경전 때문에 원정대 규모의 전투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에 사냥터와 자원, 아이템이 밀집된 원대륙으로 인구가 몰리면서 이런 충돌은 점점 심해질 것입니다.

 

게임의 중심에 있는 자원 아키움은 사회와 긴밀하게 엮여 있습니다. 개인이나 원정대 모두에게 아키움은 꼭 필요하고, 자원을 보유한 원정대가 펼치는 정책에 따라 평화적 혹은 무력적으로 얻으려 할 것입니다. 이것이 게임 내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해상전, 필드전 등 분쟁도 일으키겠죠.

 

공성을 위한 준비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시작 단계지만, ‘국가’를 궁극적인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기획의도는 착실하게 반영되고 있습니다. 성장한 캐릭터들은 계속 뭉치고 덩치를 불려가며 각자 세력을 이뤄서 상호 작용을 시도하고 있으니, 아직 본격적인 공성전 콘텐츠가 공개되지 않았어도 그 기초는 다져진 셈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은 국가나 공성전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아키에이지>의 소소한 재미를 찾으려는 유저입니다. 국가나 공성전은 헤비 유저를 위한 콘텐츠에 가깝습니다. 과연 나무를 심고 가축 키우는 것을 소소하게 즐기는 유저들은 어떻게 사회와 엮이고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요?

 

이런 것을 즐기는 유저의 이야기도 풍부한 게임이 되기를.

 

<아키에이지>는 유저가 만드는 세상, 유저가 쓰는 이야기를 모토로 하는 게임입니다. 앞으로 써내려갈 것이 전쟁과 정복의 역사가 될지, 모험 혹은 평화로운 일상의 이야기가 될지는 유저에게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도구, 즉 선택지를 만들어주는 것은 개발사의 몫입니다.

 

아직은 각각의 콘텐츠들을 테스트하고 있는 CBT4가 이제 80일 일정의 절반을 향해 달려갑니다. CBT 단계인 만큼 모든 것을 펼쳐놓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재미와 콘텐츠 간의 유기성은 차치하더라도 유저의 신뢰와 의지가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남은 기간, 시작 전 말했던 웅장한 ‘오케스트라’를 만들기 위해 엑스엘게임즈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