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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스마트폰게임 시장, 이제는 규모의 전쟁이다

디스이즈게임 신년 기획 : 스마트폰 게임 빅뱅 ③

남혁우(석모도) 2012-01-16 18:25:22

1~2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게임 시장은 소신껏 개발하고 실력에 따라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개인 개발자들에게는 기회의 땅이었다. 양질의 게임만 제작하면 입소문을 거쳐 인기를 얻고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폰게임은 이동통신사의 입김이 거센 피처폰게임 시장과는 달랐다.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재 스마트폰은 국내에 2,000만 대 이상 보급됐으며, 올해 3,000만 대 이상 누적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편리한 결제와 별도의 설치 없이 다운로드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쉬운 접근성을 갖추고 있어 스마트폰게임의 전망은 밝다.

 

그런데 스마트폰게임 개발에 뛰어드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게임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소규모 제작 게임은 유저들에게 존재를 알리는 것조차 버거운 상태가 됐다.

 

또한 하드웨어 스펙 상승으로 인한 개발비 증가, 대형 개발사와의 질적인 격차 등 스마트폰게임 시장은 질적·양적 측면에서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며 소규모 개발사의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게임 퍼블리셔의 존재도 조금씩 부각되기 시작했다.

 

국내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을 올리는 스마트폰게임들. 대형 업체들의 게임이 많다.

 

 

■ 자금과 홍보의 한계에 직면한 소규모 개발사

 

초기 스마트폰게임 시장은 <플랜츠 VS 좀비> <앵그리버드> 등 캐주얼게임이 큰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도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피니티 블레이드>처럼 강력한 3D 엔진을 내세운 게임, 네트워크 기능을 활용한 소셜게임, 서버 운영이 필요한 MMORPG 등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스마트폰게임들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게임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통하고 있다. 소셜게임의 경우 첫 공개와 함께 강력한 홍보를 바탕으로 앱스토어 인기 순위에 오르지 못하면 자리를 잡기 힘들다.

 

스마트폰게임은 포털 사이트의 배너나 거리의 포스터를 본 후 바로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다운로드해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좋다. 현재 국내 앱스토어의 인기 게임 순위와 최고 매출 순위를 살펴봐도 퍼블리셔를 통해 나온 게임이거나 기존에 또는 해외에서 인기를 끈 게임들이 많다.

 

국내 게임 인기 항목을 살펴보면 <팔라독> 외에는 모두 인기 해외 게임이거나 국내 퍼블리싱업체의 게임이다. 특히 최고 매출 순위는 JCE의 <룰더스카이>를 비롯해 게임빌의 <제노니아 4>, 컴투스의 <더비 데이즈>, NHN의 <에브리팜> 등 국내 퍼블리셔가 개발했거나 서비스 중인 게임이다.

 

모야소프트의 <갓워즈>는 퍼블리셔와 직접 계약을 맺고 서비스하진 않았지만 이미 네이트와 네이버 앱스토어에 1년 동안 서비스하며 얻은 인기와 인지도가 성공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에브리팜>을 개발한 피버스튜디오의 김대진 대표는 이제 스마트폰게임 시장도 규모의 대결로 양상이 바뀌는 것 같다.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면 매출을 공유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우리는 개발에 집중할 수 있고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으니 충분히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택지다고 말했다.

 

NHN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소셜게임 <에브리팜>은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 대형화, 전문화로 발전하는 스마트폰 게임

 

피처폰게임 시장은 플랫폼의 용량과 사양이 제한돼 있다. 많은 인력과 자본이 필요한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과 다양한 기능보다는 각종 휴대폰 모델 지원과 최적화가 우선이었다.

 

중소 모바일업체의 경우, 피처폰게임은 1명이 모든 일을 도맡아 하거나 기획자,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3명으로 구성된 3인 1조가 2개월~3개월 동안 개발해 시장에 내놓는 소규모 개발이 중심을 이뤘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용량과 사양에 대한 제약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래픽과 성능이 대폭 강화된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유저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또한 HD 그래픽, 와이파이, 3G, 중력센서, 카메라, 터치 조작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며 스마트폰게임 개발은 더욱 많은 인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명 이상의 개발인력이 투입되고 개발비도 그에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기존의 스마트폰게임은 부분유료화를 채택했어도 일단 게임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을 공개한 후 유저가 다운로드만 하면 기본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스마트폰게임은 온라인게임과 마찬가지로 무료로 게임을 제공하고 아이템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흐름이 변했다. 콘텐츠 업데이트 기획력과 지속적인 투자는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

 

말 육성과 경주를 소재로 한 컴투스의 소셜게임 <더비 데이즈>.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게임빌 송재준 이사는 “스마트폰게임 시장은 1인 개발사도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 그보다 이제는 개발비 확보와 함께,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마케팅 등을 갖춘 퍼블리셔와의 협업으로 성공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며 공생하는 게 시장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