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아웃>의 모든 IP(지적재산권)가 베데스다에게 넘어간다.
베데스다는 1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폴아웃>의 모든 IP는 베데스다가 소유한다”고 밝혔다. 2년 4개월 동안 끌어왔던 <폴아웃 MMO>를 둘러싼 베데스다와 인터플레이의 법정 다툼이 양사 합의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 <폴아웃>을 판 인터플레이, MMO 미션에 실패하다
베데스다와 인터플레이는 모두 <폴아웃> 시리즈를 개발하고 유통한 전력이 있다. 양사가 <폴아웃> 온라인게임화 권리에 대해 논쟁을 벌이게 된 것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폴아웃> <발더스 게이트> 등으로 황금기를 보냈던 인터플레이는 지난 2004년 4월 재정이 악화돼 직원 급여가 연체됐고, 주정부로부터 퇴거명령을 받아 파산했다. 부채를 줄이려던 인터플레이는 2004년 7월 <폴아웃> 프랜차이즈의 차기 판권을 베데스다에 팔았고, 이어서 2007년 4월 온라인버전을 포함한 <폴아웃>의 모든 권리를 베데스다에 매각했다.
하지만 매각 이전부터 <폴아웃 MMO>를 준비해왔던 인터플레이는 베데스다로부터 <폴아웃 MMO>를 개발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IP 권한을 위임받았다. 다만, 계약이 효력을 갖는 시점으로부터 2년 안에 전체 개발에 필요한 자금 3,000만 달러(약 347억 원)를 인터플레이가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이후 인터플레이는 계약 종료 시점인 2009년 4월 4일까지 자금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매스트헤드 스튜디오가 진행하던 <프로젝트 V13>의 아트웍.
■ 맞소송으로 번진 <폴아웃 MMO> 분쟁, 합의로 마무리
그런데 인터플레이가 약속을 어기고 <폴아웃 MMO>을 계속 개발하자 2009년 9월 베데스다는 모든 <폴아웃> 관련 IP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베데스다는 인터플레이가 자회사인 매스트헤드 스튜디오와 <폴아웃 MMO> 투자와 개발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승인을 받지 않았으므로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인터플레이는 2009년 11월 계약 조건을 충실히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베데스다가 <폴아웃 MMO>의 권한을 빼앗아 가려고 한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인터플레이는 2010년 6월 <폴아웃 MMO>의 정보를 공개하고 베타테스터를 모집하는 등 개발을 지속했으나, 결국 양사 합의에 의해 인터플레이는 <폴아웃>에서 손을 떼게 됐다.
인터플레이는 <폴아웃>에 관련된 모든 권리를 포기하는 대가로 200만 달러(약 23억 원)를 받게 된다. 또 인터플레이가 <폴아웃 트릴로지>라는 이름으로 판매해 논란이 됐던 <폴아웃> <폴아웃 2> <폴아웃 택틱스>의 권리도 2013년 12월 31일까지만 유지되며 2014년부터 이들 타이틀의 권한도 베네스다가 소유하게 된다.
■ 제니맥스 “폴아웃 MMO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베데스다의 모회사 제니맥스의 CEO 겸 회장 로버트 알트먼은 “소송에서 승소는 확신하지만, 합의로 인해 번거로운 소송 과정과 그 비용을 절약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폴아웃 MMO>는 제니맥스의 중요한 자산이며, 우리는 타사의 관여나 법적 조치의 방해 없이 오직 팬들을 위해 <폴아웃 MMO>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폴아웃> 시리즈는 가상의 2077년 일어난 핵전쟁 이후의 암울한 세계를 배경으로 생존을 위한 시설이 갖춰진 방공호 ‘볼트’로 피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게임이다.
첫 타이틀 <폴아웃>은 1997년 블랙 아일 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인터플레이가 출시한 턴 방식 RPG였다. 출시 당일 3만 장이 팔리며 당시 최고의 인기를 달리던 <디아블로>를 제치기도 했다.
이어서 1998년 후속작 <폴아웃 2>가 나와 다시 인기를 끌었다. 이후 <폴아웃 택틱스> <폴아웃: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이 나왔다.
폴아웃 IP를 인수한 베데스다는 2008년에 정통 RPG가 아닌 1인칭 슈팅 방식의 RPG <폴아웃 3>을 공개했다. 이 게임은 높은 자유도와 함께 다양한 모드(MOD)로 큰 인기를 얻었다.
최신작 <폴아웃: 뉴 베가스>는 <폴아웃>과 <폴아웃 2>를 만들었던 블랙 아일 스튜디오 출신 개발자들이 모인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해 작년에 베네스다를 통해 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