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중량감을 주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1일 공개된 넥슨의 3D MMORPG ‘제라’에 대한 현장의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게임을 처음 선보이는 수준이기 때문에 ‘제라’를 제대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내용으로만 놓고 볼때 당초 기대처럼 엔씨소프트의 아성인 MMORPG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게 행사장을 찾은 이들의 주된 반응이었다.
반면, 넥슨이 기존에 추구하던 게임스타일을 탈피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마비노기, 카트라이더를 통해 20대 게이머를 다수 확보한 상황에서 ‘제라’와 같은 방대한 스케일의 MMORPG가 넥슨 게이머들을 하드코어 MMORPG로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새로운 넥슨 스타일로는 일단 합격
MMORPG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목된 초기 진입장벽을 쉬운 성장시스템과 스킬시스템 등으로 낮추고 '배우긴 쉽지만 마스터하긴 어렵게' 만든 전투시스템은 라이트유저와 헤비유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강점으로 꼽혔다.
또 온라인게임이지만 싱글플레이를 강화하고 캐릭터-배경을 화려하게 꾸민 점 역시 최근 게이머들의 성향을 잘 파악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 시스템_easy, not new
‘쉽고 재미있게 만들겠다’라는 기획컨셉에 얶매여 게임의 참신함을 떨어뜨렸다는 의견이 많았다. PVP와 PVE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
넥슨이 ‘제라’를 통해 내세운 ‘콤보시스템’, ‘스토리라인에 따른 퀘스트’, ‘팩션 시스템’ 등은 이미 많은 게임에서 선보였던 것들이다. ‘무한한 경험의 장’이라고 소개했던 ‘Demi-Plane’은 길드워나 WOW의 ‘인스턴트 던전’ 개념과 비슷하다.
중세 판타지를 탈피하기 위해 새롭게 재구성했다는 ‘모던 판타지 월드’도 여전히 고딕풍의 중세시대 분위기여서 크게 다른 느낌을 주지 않아 '획기적인 것'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주었다.
그래픽계에서 ‘신동’으로 통하는 아트디렉터
또 게임의 카메라워크는 자사의 MMORPG인 마비노기를,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은 엑사인, 엘리멘탈 사가와 비슷한 느낌이라는 점 역시 게임의 감흥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했다.
넥슨은 이번에 공개한 ‘제라’ 앞에 어떠한 수식어도 붙이지 않았다. 그만큼 아직 구현되지 않은 시스템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 하나의 컨셉에 치중되지 않고 총체적인 재미를 주겠다는 의도다. 그래서 붙인 수식어가 ‘Made by Nexon 제라’다.
6월 10일부터 클로즈베타테스터를 모집한다고 하니 ‘제라’를 만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