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의 해, 2012년 임진년(壬辰年)을 맞아 디스이즈게임에서는 세계 최고의 스타크래프트2 리그 GSL(Global Starcraft2 League)에 대해 이야기하는 특별기획, ‘신년좌담 GSL을 말하다’를 준비했습니다.
‘신년좌담 GSL을 말하다’에서는 GSL에 관련된 e스포츠 관계자 대표를 초대해 지난 2011년 GSL 투어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2012년 GSL 투어의 발전과 성장을 함께 도모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e스포츠팀 심현 팀장이 사회를 맡은 ‘신년좌담 GSL을 말하다’에는 곰TV의 채정원 팀장, 스타크래프트2 게임단 대표로 스타테일 원종욱 감독, 스타크래프트2 선수 대표로 임재덕 선수(IM) 참가해 각 주체별로 GSL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밝혔습니다.
GSL를 진행하고 참가하는 각 주체들은 GSL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GSL과 스타2 e스포츠 업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진행=디스이즈게임 심현 기자, 정리=김경현 기자, 사진=이정한 기자
‘GSL이 줄어든 이유는 GSTL 때문? GSTL의 변화는 어떻게 봐야 할까?’
GSL과 함께 곰TV e스포츠 콘텐츠를 양분하고 있는 대회는 팀 단위 규모로 펼쳐지는 GSTL이다. 2012년 GSTL은 총 세 번 열리는 것으로 기획되어 있고, 경기 방식 또한 조별풀리그 후 플레이오프에서 승자조-패자로로 나뉘는 더블엘리미네이션 이후 플레이오프로 바뀌었다. 상금 규모 또한 확대됐고,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GSTL이 이렇게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TIG> GSTL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GSTL이 3개월 단위의 대회를 세 번 진행하게 되는데 이것이 GSL 일정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 또한, GSTL은 조별풀리그 방식이 아닌 패자조, 승자조로 나뉘는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다. 이로 말미암아 GSTL도 축소가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채정원> GSTL도 풀리그가 아니라고 해서 축소됐다고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 일단 나는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선수라면 힘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라갈 때 힘들게 올라가는 느낌을 줘야 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시청자들도 그래야 감동을 느낀다. 잠깐 앞에서 나온 패자 맵 선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두 세 시즌이 지나면 지금의 방식에 적응하는 선수, 코칭스태프가 나올 것으로 본다. GSTL도 마찬가지다. 풀리그를 하다 보니 초반의 경기를 절실하지 않게 임하는 게임단이 있었다고 본다. 또한 기존의 방식으로 하면 1년에 두 번 밖에 진행하지 못한다. 그래서 올해는 GSTL 횟수를 늘리고 전 게임단에게 상금을 고르게 나누는 방식을 채택했다. 사실은 팀이 잘 살아남아야 선수들도 잘 커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에 대한 지원책을 늘리는 방책으로 GSTL을 선택한 것이다. 참가만 해도 상금을 주고, 상금 규모도 더 늘리고, 대회 횟수도 늘리기 위한 선택을 했다.
TIG> 방금 채정원 팀장은 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더 주기 위한 변화라고 말을 했다. 이에 대한 게임단의 입장은 어떤가?
원종욱> 나는 토너먼트로 대회를 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토너먼트는 그 팀의 실력을 100%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평하게 모든 팀이 다 붙어서 결과가 나왔을 때 그런 결과를 더욱 인정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토너먼트는 운도 많이 작용하고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도 아쉽기는 하지만 계획대로 잘 준비를 하려고 한다.
TIG> GSTL 시즌이 바뀐 내용을 보고 처음 느꼈던 것은 대회가 3번 진행되고 상금도 늘었다. 결국, 게임단이 받아갈 수 있고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맞다. 아니면 대회를 한 번 하는 대신 우승 상금을 1억으로 늘리는 것은 어떤가(웃음)?
원종욱> 나는 그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게임단 감독들마다 생각이 다르지만 대부분은 그러지 않을까 싶다.
TIG> 그렇다면 다른 제안을 해보려고 한다. GSTL을 연 3회 진행하면 우승팀들이 복수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들을 모두 모아 연말에 왕중왕전을 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게임단들도 좋아할 것 같은데.
채정원> 풀리그로 2회가 진행된다면 2012 블리자드컵 때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를 하면 어떨까 고민을 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 이 아이디어는 정말 좋은 것 같다. 우리도 고려를 해보겠다.
원종욱> 팀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좋다고 생각한다.
‘코드S와 코드A 경기 방식, 구조 변경과 관한 논의’
코드S와 코드A 리그 방식이 바뀐 것에 대한 선수들의 반응은 어떨까? 곰TV가 리그 구조를 이렇게 바꾼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철밥통’을 없애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제 더 이상 32강에서 어찌어찌 잔류하는 선수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선수 대표 임재덕에게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리고 최근 선수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패자 맵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나눠봤다.
TIG> 지난 2011 GSL Nov 때부터 코드S와 코드A의 구조가 많이 변화됐다. 이에 대한 선수들의 의견이 가장 궁금하다. 리그 구조 변경이 기회균등의 측면에서 더 좋은가?
임재덕> 선수마다 다를 것 같다. 대체적으로는 다들 괜찮다는 반응이다. 왜냐면 운으로 올라가고 그런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다. 못하는데 운으로 올라온 선수들에게는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력에 자신이 있는 선수들은 나쁘지 않게 생각한다. 리그 구조 변경에 대해서는 마음에 든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인데 패자 맵 선택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위에서 말씀을 하시기는 했지만 맵에 대해서는 종족별로 느끼는 점이 다르다. 특히 저그들은 1세트 지면 경기에서 졌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TIG> 패자 맵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또 나왔다. 선수들의 불평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도 이 방식을 계속 유지할 생각인가?
채정원> 이 문제는 약간 다르게 접근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밸런스가 맞는 맵을 많이 준비하는 것이다. 이번 시즌에 폭풍전야를 뺀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GSL에서 테란들이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묻혀진 계곡은 밸런스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넣었다. 알다시피 나도 저그 유저다(웃음). 그래도 지금 저그가 더 할 만한 맵이 과반수 이상은 된다고 생각하는데, 다들 지금은 묻혀진 계곡이 문제라고 한다. 맵을 더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승격강등전 경기 방식 최선인가?’
GSL을 이야기 함에 있어서 승격강등전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코드A와 코드S를 나누는 중요한 라운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격강등전은 최근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러 져주는 게임이 나온다는 비판부터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비판까지. 벼랑 끝 승부가 펼쳐져 짜릿한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어줘야 할 승격강등전이 아직 그 참 맛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TIG> 승격강등전에 대한 이야기도 안 할 수가 없다. 지난 시즌에는 최정민, 송준혁의 경기에서 일부러 패배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방식이 최선이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승자승에 대한 이슈가 있는데.
채정원> 승강전은 풀리그의 장점이자 단점을 모두 갖고 있다. 풀리그를 해서 과반수 이상을 뽑으면 문제가 없다. 다섯 명에서 두 명까지도 괜찮다. 그런데 여섯 명 중에서 두 명을 뽑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다. 솔직히 승자승은 괜찮다고 본다. 솔직히 자기가 이겼으면 거론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불공정성이 발생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승자가 비하 받고 패자가 더 폄하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 여섯 명 중에 두 명을 뽑는 방식은 사실 당장은 수정하기 어렵다. 30명 중에 10명을 뽑아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다. 하지만 예전 방식은 대진운이 또 너무 문제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풀리그를 유지하되 승자승은 고려를 하려고 한다. 승자승에 대해서는 세 명 이상이 얽히는 승자승의 경우에는 문제가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풀리그는 모두 4인 1조가 보통인데 5인, 6인 풀리그에서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더라. 저번에 해보니까 문제점을 느꼈고 승자승에 대한 규정은 다음 승강전 이전에 발표를 하게 될 것 같다.
TIG> 지금 구조상 바꿀 수는 없으니 기조를 유지하되 승자승에 대한 부분을 손보는 절충안인가?
채정원> 지금은 고려 중이지만 하위 두 명에게 패널티를 주는 방법도 있다. 하위 2명은 코드A가 아니라 B로 가는 것이다. 이 방법도 고려 중이다.
임재덕> 요즘 승강전은 지옥이라고 한다. 다들 그렇다. 하지만 승자승에 대한 문제점은 모두 인식하고 있다. 자기 탈락이 확정됐다고 대충하는 선수들이 내 눈에 보인다. 하위 두 명에게 패널티를 주면 안 그러겠지만 바로 코드B로 가는 것은 너무 참혹하다.
원종욱> 그렇다. 정말 참혹하다(웃음).
TIG> 그렇다면 마니아 팬들의 공모를 받아보는 것이 어떨까? 가끔은 팬들이 놀랄 만한 방식을 고안하기도 한다.
채정원> 얼마 전에 한 해외 팬의 의견을 받아봤다. 솔직히 말하면 나쁘지 않더라(웃음). 꽤나 합리적이더라. 그런 내용도 고민하고 있다.
TIG> 그렇다. 승강전은 뜨거운 감자다.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확실히 다들 현재 방식에는 문제점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럼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겠다.
‘코드A가 더 침체되고 있다. 상금을 더 확대해야 할까?’
코드A는 코드S에 좋은 선수들을 올려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코드S에 비해서 많은 관심을 받을 수는 없는 리그다. 그렇다고 해서 코드A를 무관심 리그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특히 선수들을 키워 코드S에 많이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게임단 입장에서는 코드A에 대한 무관심이 서운할 수도 있다. 코드S 만큼은 아니겠지만 코드A 역시 흥행성이 있는 리그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TIG> 요즘 비중이 코드S로 더욱 집중되지 않나? 상대적으로 코드A가 침체된다. 그리고 S에서 떨어져 A에서 경기해도 S상금을 받는다. 물론 전체 상금 풀은 늘어났다. 하지만 A가 계속 침체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같은 선수가 나와도 A는 이상하게 관중이 더 없다. 매일 경기 취재를 하면서 느낀 부분이다.
임재덕> 솔직히 나는 A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웃음). 경기를 해 본 적이 별로 없다.
원종욱> 게임단 관계자 입장에서도 같은 생각이다. A는 확실히 관심이 적다. 이슈가 거의 없다. 이기든 말든 팬들도 관심이 없는 것 같고 기사도 별로 없다. 커뮤니티 반응도 미적지근하다. 임팩트가 너무 없다고 본다. A와 S로 갈리면서 초반에는 안 그랬는데 1년이 지나고 나니 A는 동네 마이너리그 같은 기분이 든다. S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A에서 잘하는 선수들 조금 더 부각시켜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 실제로 그런 선수들이 있지 않나? A에서 잘하고 S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말이다.
TIG> 과거 스타1에서도 상하부 리그 구조가 있었다. 온게임넷은 챌린지리그-듀얼토너먼트-스타리그, MBC게임은 서바이버토너먼트-MSL이었다. 그때의 하부 리그보다 지금의 코드A가 더 심각한가?
원종욱> 그렇다. 그 때보다 더 마이너로 취급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TIG> 이에 대한 곰TV의 생각은 어떤가? 사실 코드A도 중요한 리그라고 생각한다.
채정원> 작년까지는 독립적인 리그였는데 올해부터는 사실 코드S의 패자조로 보는 것이 맞다. 그런데 코드A는 예선을 뚫고 올라온 선수들이 코드S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다시 한 번 절실함을 이야기하고 싶다. 코드S가 더 빛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밑에서는 관심을 받지 못해 서럽더라도 가야 할 길은 가야 한다.
원종욱>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방금 채 팀장이 이야기를 한 부분은 인정한다.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코드A도 뭔가 그 안에서 또 다른 이슈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리그에서 더 신경을 써주면 어떨까 싶다.
TIG> 이원표는 코드A에서 전승 우승을 하면서 정말 주목을 많이 받았다. 물론 코드S에서는 제 실력을 내지 못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코드A에서 한 선수가 빛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원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코드A에서 스타를 만들어서 위로 올려주는 방식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채정원> 리그 구조를 유지한 채 다른 부분에서 신경을 써주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종욱> S에서 떨어진 선수들 말고 순수하게 예선 통과를 해서 올라간 A중에서 단 한 번에 S로 가는 선수가 나온다면 특별 상금, 타이틀을 주는 방식을 도입하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리그 구조는 유지하면서 뭔가 타이틀을 주는 것이다. 이야깃거리도 되고 동기부여도 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스타들에게 동기를 더 부여해주고 그런 선수들을 부각시켜 줄 수 있는 외부적 방법 말이다.
채정원> 좋은 의견 같다.
TIG> 홍보되는 부분들도 S쪽에 더 치중되지 않았나 싶다. 우리같이 매일 경기장에 가는 기자들이야 잘 알지만 그렇지 않은 기자들이나 팬들에게는 리그가 전체적으로 홍보가 덜 되지 않나 싶다. A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관련 자료를 본 적이 없다.
채정원> 인정한다. 우리는 올해 장기적인 홍보 계획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인원을 충원했다. 우리도 노력해야 하고 기자들도 도와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자리도 굉장히 좋은 홍보의 수단이다(웃음).
* 3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