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좌담]GSL을 말하다 5부

흑룡의 해, 2012년 임진년(壬辰年)을 맞아 디스이즈게임에서는 세계 최고의 스타크래프트2 리그 GSL(Global Starcraft2 League)에 대해 이야기하는 특별기획, ‘신년좌담 GSL을 말하다’를 준비했습니다.

‘신년좌담 GSL을 말하다’에서는 GSL에 관련된 e스포츠 관계자 대표를 초대해 지난 2011년 GSL 투어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2012년 GSL 투어의 발전과 성장을 함께 도모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e스포츠팀 심현 팀장이 사회를 맡은 ‘신년좌담 GSL을 말하다’에는 곰TV의 채정원 팀장, 스타크래프트2 게임단 대표로 스타테일 원종욱 감독, 스타크래프트2 선수 대표로 임재덕 선수(IM) 참가해 각 주체별로 GSL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밝혔습니다.

GSL를 진행하고 참가하는 각 주체들은 GSL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GSL과 스타2 e스포츠 업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진행=디스이즈게임 심현 기자, 정리=김경현 기자, 사진=이정한 기자

‘경기 맵 제작이나 선정 과정에 선수들이 참여한다면?’

성공적인 리그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스타성을 기본으로 리그 주최사의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운영이 필수적이다. 이는 다른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e스포츠에만 존재하는 또 하나의 중요 조건은 경기가 치러지는 ‘맵’이다. 특히 실시간 전략 게임에서 맵은 매우 중요하다. 밸런스가 맞지 않는 맵들은 리그의 공정성을 해치기도 한다. 현재 GSL 역시 이러한 비판을 꾸준히 받고 있다.

TIG> 맵 제작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할 것 같다. 맵은 경기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막상 맵이 발표되고 사용되면 선수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물론 이것은 맵 제작, 테스트 시스템이 있어도 발생했던 문제다. 다른 종목에서 말이다.

채정원> 막상 테스트를 해달라고 하면 잘 안 해주더라.

임재덕> 선수들은 거의 안 하려고 한다. 귀찮기는 하다. 스타1 때도 그랬다.

채정원> 그게 현실이다(웃음).

원종욱> 게임단별로 선수들을 뽑는 거다. 사전에 시간을 주고 천천히 테스트를 하면서 피드백을 하면 좋겠다.

채정원> 사실 계획이 있다. 나중에 발표할 것이기는 하지만 맵 공모를 마친 뒤에 내부 선정을 일단 하고 게임단에게 요청을 할 생각이다. 자율적인 피드백 활동을 권장한다. 리그를 위해서 맵은 굉장히 중요하다. 게임단들이 정말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야 한다. 물론 모든 피드백이 반영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단 최선의 가치는 리그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주면 좋겠다.

TIG> 사실 곰TV가 사실 바쁜 것도 맞다. 두 개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1만 해도 방송국과 케스파가 역할을 나누고 있지 않나? 그래서 더욱 서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좋은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게임단은 GSL의 근간이다. 게임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선수들을 육성하고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하는 게임단은 우리나라 e스포츠 시스템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스타2 게임단의 운영은 쉽지 않았다. 이렇다 할 대형 스폰서를 구한 팀도 없고, 기업에 인수가 된 팀은 더더욱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2 게임단을 운영하는 감독들은 어떻게든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게임단이 탄탄해야 좋은 선수가 배출되고, 그래야만 GSL 역시 더욱 탄탄한 리그로 발전할 수 있는 법이다.

TIG> 스타2 게임단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프로게임단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 돈을 구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창단과 스폰서다. 스타2 게임단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원종욱> 우리 팀의 경우는 창단보다 스폰서를 선호한다. 나는 그렇다. 처음부터 그런 생각으로 시작한 게임단이다. 몇몇 감독들도 생각이 비슷하다. 물론 아닌 감독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한 달 운영비가 한 개인이 담당하기에는 버겁다. 그렇다고 해서 다들 재벌 2세도 아니고 말이다(웃음). 어려운 형편에서 가진 돈을 다 쓰고 빚까지 내서 운영을 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솔직히 스폰서를 유치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창단을 했을 시에는 기업에서 게임단을 하다가 그만두면 정말 끝이다. 그렇게 되면 선수들, 스태프를 어찌할 것이냐는 말이다. 내가 스타1 게임단 당시 위메이드를 나왔을 때 할 줄 아는 것이 없더라. 정말 많은 고민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 점들이 아쉽다. 우리 한국의 e스포츠 판을 통들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여기에서 활동하는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계속 판에서 활동할 수 있는 툴을 만들고 싶다. 그렇게 만들고 싶기 때문에 게임단을 창단이 아니라 스폰서를 유치하는 쪽으로 운영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야만 군대를 다녀온 선수도 다시 게임단에서 일을 할 수 있게끔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TIG> 창단이나 스폰서 유치를 위해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 원 감독은 외국도 나가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원종욱> 돈이 가장 힘들다. 스폰서 작업은 요즘 제안서 하나 던지거나 전화 통화 한 번, 이메일 한 통으로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 직접 만들어서 찾아가서 마케팅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하지만 그걸 하기에 여력이 부족하다. 인력도 문제고 돈도 문제다. 선수들 관리, 일정 소화 등의 일을 해야 하는데 스폰서 작업에만 매진할 시간이 아주 부족하다.

하지만 중요한 생계의 문제다. 이 자리에서 한가지 요청을 하나면 곰TV가 공신력이 있는 리서치를 통해서 스타2의 후원 효과를 나타내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 지금은 활용할 만한 자료가 누적 조회수 밖에 없다. 물론 그런 것도 좋지만 공식력이 있는 기관에서 리서치를 하고, 그런 자료들을 계속 만들어가면 게임단의 영업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TIG> 스타1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e스포츠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논의도 안정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특히 GSL이 해외에서 파급력이 있다고 할 때 들이밀 자료가 없다. 기자들 역시 해외 매출 자료를 받아보기가 어렵다. 원 감독의 말은 그런 디테일한 자료들이 게임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인 것 같다.

채정원> 그와 관련되어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 자료를 전 게임단에 뿌리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마 작업 중일 것이다. 어떤 게임단에서 요청을 했다고 하더라.

TIG> 즉, 그런 영업 관련 자료들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원종욱> 스타2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아직까지도 스타1과 스타2를 구별하지 못하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많다. 이 쪽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노력을 해야 할 문제다. 다 같이 스타2를 알리고 게임단, 선수, 리그를 알리는 고민을 해야 한다.

TIG> 우리도 어서 포털 사이트에 기사 공급을 해야 할 것 같다.포털 사이트에 스타2 기사가 별로 없다. 우리도 열심히 준비를 하는 상황이다. 다들 같이 노력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 맞다.

채정원>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다. 열심히 해야 한다.

원종욱> 스타1은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기업 창단 러시가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 정말 빨라야 한다.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다.

TIG> 사실 스타2 판이 물리적인 시간으로는 아직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1년에 대회를 일곱 번을 하고 경기를 정말 많이 해서 그런지 꽤 오래된 듯한 느낌도 든다. 스타1 쪽이 오래 걸렸다고 말은 하지만 그때와 상황은 확실히 다르다. 이 부분은 서로 각자의 역할을 더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 하나 이와 관련된 이야기 중 리그 스폰서와 게임단 스폰서가 겹칠 때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조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채정원> 음료가 메인 스폰서일 때는 사실 게임단의 스폰서를 노출시켜주기가 힘들다. 아, 사실 정말 어렵다. 또한 내가 답변할 만한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원종욱> 대부분 그런 조건을 통해 스폰서 계약을 한다. 선수 경기 때 우리의 음료를 놓고 할 수 있느냐? 물병에 로고를 박아서 쓸 수 있느냐다. 하지만 스폰서가 겹치면 현재는 우리가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리그 주최사 입장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주 1회 정도는 노출이 가능하게 협의를 해주면 어떨까 싶다. 우리도 후원사에게 이야기를 할 것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 액션이 필요한 것도 맞다.

TIG> 서로 스폰서를 유치할 때 고민을 한 번씩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도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줄 수가 없는 문제다. 우리도 나름대로 각 게임단의 스폰서를 노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있지만, 솔직히 한계가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해결책을 내자는 것이 아니다. 서로 스폰서 유치를 하고 계약을 할 때 이런 부분을 미리 고민하고 고려를 했으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채정원> 게임단마다 스폰서가 다 다르기 때문에 전 게임단을 고려할 수는 없다(웃음). 음료 스폰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나(웃음)?

TIG> 후원사들의 마인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스타2의 성장통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본다. 어서 판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6부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