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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신년좌담]GSL을 말하다 6부

군단의 심장에 대한 기대, 블리자드에게 바라는 것

김경현(맹독왕) 2012-01-24 00:04:44

흑룡의 해, 2012년 임진년(壬辰年)을 맞아 디스이즈게임에서는 세계 최고의 스타크래프트2 리그 GSL(Global Starcraft2 League)에 대해 이야기하는 특별기획, 신년좌담 GSL을 말하다’를 준비했습니다.

 

신년좌담 GSL을 말하다’에서는 GSL에 관련된 e스포츠 관계자 대표를 초대해 지난 2011 GSL 투어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2012 GSL 투어의 발전과 성장을 함께 도모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e스포츠팀 심현 팀장이 사회를 맡은 ‘신년좌담 GSL을 말하다’에는 곰TV의 채정원 팀장, 스타크래프트2 게임단 대표로 스타테일 원종욱 감독, 스타크래프트2 선수 대표로 임재덕 선수(IM) 참가해 각 주체별로 GSL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밝혔습니다.

 

GSL를 진행하고 참가하는 각 주체들은 GSL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GSL과 스타2 e스포츠 업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진행=디스이즈게임 심현 기자, 정리=김경현 기자, 사진=이정한 기자


 

자유의 날개가 소모됐다? 재미가 없는가?’

 

 

 

<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가 출시된 이후 약 1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GSL 뿐만 아니라 전세계 각지에서 대회가 열렸다. 특히 GSL 1년에 무려 일곱 번의 투어를 개최하면서 일주일 내내 양질의 경기들을 뿜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 일부 관계자와 팬들 사이에서는 스타2 플레이가 상당히 정형화되고 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중 하나의 이유로 스타2 콘텐츠가 고갈됐다는 점을 드는 전문가들이 있다. 워낙 수준이 높은 선수들이 체계화된 프로게임단 시스템 안에서 수많은 공식전을 치르다 보니 새로운 것들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TIG> 기자들 처지에서는 사실 소모가 많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정형화된 게임이 나오고 있고 새로운 것들도 많이 안 나오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채정원> 선수들이 더 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한다. 스타1을 보라. 몇 년 째 하고 있지 않은가?

 

임재덕> 그렇다. 아직도 전략이 있다. 내가 프로토스를 만나면 기가 막힌 것을 쓸 것이다.

 

채정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자기 자랑인 것 같은데 우리의 게임 연출은 GSL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스타2는 옵저버로 연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같은 장면이래도 다르다. 그래서 더더욱 스타2가 많이 소모됐다는 이야기는 별로 공감할 수 없다.

 

원종욱> 나 역시 그렇다. 시즌 별로 맵도 바뀔 것이다. 전장이 바뀌면 경기 양상도 바뀌기 마련이다. 난전 위주의 경기를 많이 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채정원> 여명 같은 맵이 재미 있다. 빈집 전략 선호 맵 말이다.

 

임재덕> 나는 싫다. 벨시르 해안이 좋다.

 

밸런스 패치는 언제? 블리자드, 뭐하십니까?

 

 

콘텐츠의 소모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화두는 밸런스 패치였다. 최근 스타2의 밸런스 패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출시 초기에 비해 종족 밸런스가 많이 안정화된 것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리나라의 프로게이머들 상당수는 현재 종족 밸런스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때는 블리자드의 밸런스 패치 방향에 대한 논란이 뜨겁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밸런스 패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이에 대한 이야기조차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TIG> 하지만 최근에는 밸런스 패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맵 조정, 선수들의 노력만으로 극복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보이는데. 먼저 임재덕 선수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요즘 종족 밸런스 어떤가?

 

임재덕> 지금 안 괜찮다. 밸런스 패치는 정말 필요하다. 솔직히 내가 저그이기는 하지만 저그는 정말 안 좋다. 상향되어야 한다. 소폭으로 말이다. 아니면 프로토스나 유령을 하향시키든가 말이다.

 

원종욱> 아니다. 프로토스는 놔둬야 한다. 저그는 약간 상향을 해야 한다.

 

채정원> 나는 유령만 조금 하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재덕> 또한 요즘은 프로토스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패치를 해야 한다. 이 점은 프로토스 선수들도 인정을 한다.

 

TIG>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분명히 리그에 타격이 있다. 테란만 거의 코드S에 있다거나 하는 그런 문제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블리자드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임재덕> 리플레이를 많이 보내줘야겠다. 그러면 되지 않나?

 

TIG> 그런데 막상 블리자드는 한국이 아니라 외국의 의견도 많이 듣는다. 외국은 한국과 다르다고 말을 한다.

 

원종욱> 유럽, 북미 선수들의 수준이 한국 선수들과 다르다. 한국 선수들은 있는 유닛은 거의 다 쓴다. 그러니까 한국 선수들의 말을 더 많이 들어야 한다. , 그리고 블리자드에게 선수들의 아이디 변경권 좀 달라고 이야기를 해달라. 돈을 내고 사겠다는 데도 안 해준다.

 

TIG> 별로 어렵지 않은 것 같은데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선수들의 빌드 순서가 공개되는 등 자산을 지킬 방법이 별로 없다.

 

임재덕> 저번에 부산 지스타 때도 이야기를 했는데 안 들어주더라.

 

TIG> 한국 선수들의 피드백이 너무 적용이 안 된다. 외국에서 더 많이 팔려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웃음).

 

확장팩 군단의 심장에 대한 기대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가 소모되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릴 수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새로운 확장팩이 나온다면 게임의 양상이 더 다양해질 가능성이 높다. 2012년에 출시가 될 것으로 보이는 <스타크래프트2:군단의심장>에 대한 관계자들의 기대감은 어느 정도일까? 군단의심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TIG> 군단의 심장의 출시 시기가 확실치는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올 것이고 올해가 유력하다. 군단의 심장 출시 타이밍은 언제가 좋다고 생각하나?

 

채정원> 우리 입장에서는 GSL을 두 시즌 하고 세 번째 시즌 전에 나와주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사실 군단의 심장에 대한 기대는 하고 있다. 유닛이 추가되고 마법도 많이 생겼다. 실제로 게임 변수는 더 많을 것이다. 완전 다른 게임이 될 것이다.

 

원종욱, 임재덕> 완전 다른 게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TIG> 침체한 한국 e스포츠 시장에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채정원> 그렇다. 마케팅 이슈도 발생하고 말이다.

 

임재덕> 선수 입장에서는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힘들 것 같기는 하다. 사실 나는 지금이 좋은데 선수들 중에서도 약간 질린 듯한 선수들이 있는 것 같다.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 같기는 하다.

 

원종욱> 게임단 입장에서는 마케팅, 홍보 이슈에 관심이 많다. 게임단이 영업을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조금이라도 빨리 나오면 좋겠다. 다음 달이라도 나와도 좋다. 기폭제로 삼아야 한다. 받아들이면서 또 하나의 이슈거리를 만들고 재미있는 플레이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어떤 틀이 정해져 있고 빌드 오더가 나와 있는 상황인데 그런 상황에서 군단의 심장이 나오면 또 다른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되야 한다고 본다.

 

스타2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블리자드에 바라는 점

 

 

하나의 게임이 e스포츠화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들이 많다. 리그 주최사, 선수, 게임단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주체가 게임 개발사다. 스타2의 개발사인 블리자드 역시 e스포츠에 대한 의욕이 강하다. 전세계 게임개발사 중 e스포츠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느끼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 곳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블리자드는 스타2 e스포츠 활성화는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특히 우리나라 e스포츠의 경우는 한국e스포츠협회, 온게임넷, TV, 스타2게임단 등 다양한 e스포츠 주체들의 이해 관계가 얽혀있어 개발사인 블리자드의 정책과 의지가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TIG> 오늘 블리자드가 있었다면 좋겠지만, 그래도 우리끼리 한 번 이야기를 해보면 좋겠다. 스타2 e스포츠 활성화에 대해서 블리자드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임재덕> 원래는 데이비드킴에게 메일 자주 보냈는데 요즘은 안 한다. 짜증이 조금 나더라. 이야기를 전해주면 , 그래요?’하면서 다른 질문을 계속한다. 하지만 그 어떤 의견도 들어주지 않더라. 신경 쓰고 연습 시간 쪼개서 도와주는데 별로 피드백이 안 되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피드백을 해주면 좋겠다.

 

원종욱> 바라는 점은 별로 없다. 다만 대한민국 시장에 더 많이 홍보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우리는 소소한 것을 원한다. 아이디 변경권이나 리플레이 노출 제한, 빌드 노출 등의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 1년이 넘은 이야기들이다. 우리 게임단 입장에서는 조금 서운하다. 그런 부분은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다. 스타테일 선수인데 아직도 아이디는 제넥스, TSL이다.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TIG> 나는 개인적으로 블리자드가 독점권을 준 것이 실수라고 생각한다. 옆에 있는 곰TV 측은 오해를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TV가 일을 못했다는 것이 아니다. e스포츠 업계 전체적으로 독점권은 오히려 독이 됐다고 보는 것뿐이다. 그로 말미암아 발생할 수 있는 장단점을 잘 파악해야 했다. 또한, 다음 계약이 마찬가지로 곰TV 독점이라고는 생각은 안 한다. 하지만 곰TV에 독점을 주지 않아도 좋으니 곰TV, GSL을 버리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어떤 형태로 발전하든 상관이 없다. 다만, 스타2 초창기부터 이끌어온 GSL과 선수들, TV는 끝까지 존중하고 파트너로 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말도 안 되게 버리는 결정은 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원종욱> 만약 스타1 게임단과 지금의 스타2 게임단들이 같은 곳에서 활동을 하게 됐을 때 우리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그것에 대해서는 블리자드가 할 일이 있을 것이다.

 

TIG> 그렇다. 칼자루는 블리자드가 쥐고 있다고 본다. 현명하게 선택하리라고 생각한다.

 

뜻 깊은 시간, 2차 좌담을 기대하며 정리 발언

 

 

 

다양한 주제에 대한 각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신년좌담-GSL을 말하다는 약 두 시간 반 정도의 시간 동안 진행됐다. 섭외 전화를 받았을 때 몸을 사리던 관계자들은 막상 좌담이 시작되자 비교적 솔직한 발언으로 GSL과 스타2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 자리를 통해 뭔가 대단한 합의가 도출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당연히 그럴 것으로 기대하지도 않았다. 다만 리그 주최사, 선수, 게임단 감독, 미디어의 대표가 한 자리에 모여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한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좌담을 마친 소감을 들어봤다.

 

임재덕> 커피만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려니 별로다. 술을 한 잔 해야 하는데 말이다. 말주변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많은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더 공부를 하고 나올 생각이다.

 

원종욱> 이런 자리가 자주,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외에도 다른 감독, 선수들이 교류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있길 바란다. 지금은 의견을 조율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주기적으로 이런 자리가 있길 바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협의체도 필요하고 말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서 좋았다.

 

채정원> 뜻 깊은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몰랐던 게임단, 선수의 생각을 알 수 있게 됐고, 실제로 반영할 만한 이슈도 있었다. 이런 자리가 많을수록 좋기는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피드백 하나는 정말 빠르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길 바란다.

 

TIG> 빨리 이런 자리를 만들었어야 하는데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 업계에서 미디어를 맡고 있다고 보니 이런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각 주체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누군가 중간에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래서 각 주체가 원하고 요구하는 것을 공유시켜주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고 싶다. 서로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도 약간 눈치를 보는 것 같기는 하다(웃음). 서로의 스케줄이나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이런 자리를 또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겠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각 주체가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팬들을 위해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서운한 것들도 있겠지만 모두 발전을 위해 노력과 응원을 해주면 좋겠다. 우리 TIG도 밀알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할 테니 변함없이 스타2 GSL에 애정을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