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한국처럼 온라인게임을 규제하지 않는다.”
일본온라인게임협회 우에다 슈헤이 대표(오른쪽 사진)는 지난 2일 2012 게임시장 미래전략포럼 ‘일본 게임시장 현황 및 시장 진출 전략’ 강연에서 일본에는 한국의 셧다운제와 같은 온라인게임 규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는 셧다운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게임 규제가 있지만 일본에서는 서비스 사업자의 의지에 모두 일임한 상태로 직접적인 규제가 없다”고 설명하면서 일본이 제도적으로 한국보다 훨씬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기 수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장점을 살려 한국 게임개발사들이 좋은 파트너를 만나 일본 게임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을 권유했다.
다만, 일본의 경우 게임에 대한 규제는 없지만 결제에 대한 규제는 있다. 대표적인 게 2010년 4월에 시행된 자금결제법이다.
자금결제법이란 온라인게임업체가 출시하는 게임 중 가용 포인트의 유효 기간을 반년 이내로 정하거나 포인트 총액의 절반을 공탁금으로 금융 기관에 예치하는 것을 말한다.
이외에도 2011년 10월 일본 소비자청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부분유료 게임에서 유료 아이템의 구매가 필요한 경우,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표시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청은 소액지출 소비자 피해를 보호하기 위한 집단소송법도 조만간 일본 정기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우에다 슈헤이 대표는 “부분유료 게임의 경우, 아이템을 반 강제적으로 구매하도록 요구하는 게임들이 많은데 소비자들이 현혹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이 제기되고 있다”며 경품표시법을 설명했다.
█ 작아지는 가정용게임, 성장하는 모바일·소셜게임
최근 3년 동안 일본 게임시장에서는 소셜게임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소셜게임 시장 규모는 2009년 301억 엔에 그쳤으나, 2011년에는 2,570억 엔으로 8배 이상 성장했다. 한국 게임들이 집중배치된 온라인게임의 경우 2009년 1,296억 엔, 2010년 1,329억 엔, 2011년 1,390억 엔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정용게임 시장은 2011년에는 2,746억 엔으로 일본 게임시장 전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2009년 3,261억 엔에 비해 515억 엔 정도 감소했다.
우에다 슈헤이 대표는 “가정용게임 시장의 규모가 3년 연속 감소하고 있으며 지난해 하락폭이 컸다. PS Vita, 닌텐도 3DS 등 새로운 하드웨어가 발매됐음에도 불구하고 비디오게임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가정용게임 시장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새로운 하드웨어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으며 가정용게임 시장의 일부가 소셜게임 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는 일본의 전체 게임시장 규모로도 살펴볼 수 있다. 2010년 일본 게임시장에서 가정용게임은 57%, 소셜게임은 19%를 차지했지만 2011년에는 가정용게임이 41%, 소셜게임이 38%로 나타났다. 격차가 3%밖에 나지 않는 상황이다.
우에다 슈헤이 대표는 2012년 1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를 기준으로 주요 게임업체들의 시가총액을 공개함으로써 소셜게임 시장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 자료에 따르면 비디오게임기 메이커인 닌텐도가 압도적으로 1등을 차지하고 있고 지난해에 상장한 넥슨이 두 번째로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소셜·모바일 게임업체 Gree와 DeNA가 뒤를 이어 3위와 4위를 차지하며 스퀘어에닉스, 캡콤 등을 제쳤다. 자본시장에서도 소셜·모바일 게임업체가 그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우에다 슈헤이 대표는 “일본에서는 클릭만 하면 되는 모바일게임이 엄청나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장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모바일게임의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하지만 진출업체가 많다는 점에서 경쟁도 아주 치열하다. 일본의 경우 3~4명의 소규모 개발에서 대형 게임개발사까지 모바일게임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 일본 게임시장 진출시 핵심요소 3가지
우에다 슈헤이 대표는 한국업체가 일본 시장에 진출하려면 3가지 핵심요소를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핵심요소 3가지는 ▲최적의 파트너 찾기 ▲한일 트렌드의 차이 이해하기 ▲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우위성 찾기 등이다.
그는 한국 게임업체가 자체적으로 일본에 진출하기보다 일본 파트너사와 함께 진출할 것을 권유했다. 동반 진출이 일본만의 고유한 트렌드를 잘 파악하는 데 훨씬 쉽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거리가 가까워 문화적으로 유사하지만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에서 취향이 다르다. 이는 한국 게임은 일본 시장에서 흥행한 사례가 있지만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먿었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실패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본인들은 일본에서 태어나 성장한 게임에 대해 더 큰 애착을 보인다. 한국 게임이 지금 일본에서 성공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게다가 지금 일본에서는 단기간에 개발하고 서비스되는 게임이 인기가 높다는 점에서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