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면서 게임산업 압박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학교장과의 간담회’에서 “학교폭력 대책의 일환으로 게임중독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오늘(3일)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진행된 ‘무역진흥 대책 및 포스트 무역 1조 달러 전략 회의에서’는 “게임은 공해적인 측면도 있다. 게임산업계에서는 억울한 점도 있겠지만 사회기여 측면에서 아이들을 순화할 수 있는 아름다운 스토리의 게임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 대통령은 더 나아가 게임을 대표적인 사행산업인 카지노와 비교하면서 여성가족부(이하 여성부)의 논리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여성부는 게임은 마약, 도박, 술, 담배와 같은 사행산업으로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며 강제적 셧다운제를 주도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카지노를 운영하면 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지만 우리는 카지노를 유치하지 않는다. 카지도 때문에 가정이 파괴되고 정신의 파탄을 가져온다. 게임이 나쁘다는 공감대가 생기면 국제적 규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 바뀐 대통령?
게임업계는 최근 일부 언론에서 이른바 ‘게임 죽이기’에 나서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에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대통령 보고에서 보수언론의 잇단 기사와 학부모, 교사들이 게임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의 인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이 이틀 연속으로 다른 행사에서 게임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도 게임업계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과거 대통령의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과 비교해 180도 달라진 모습이기 때문이다. 다만, “게임산업계가 억울하겠지만”이라는 표현을 들어 규제를 강요하기보다는 업계가 동참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지난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은 “닌텐도 같은 것을 우리나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발언과 함께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게이츠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향후 5년 동안 1억5,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아 한국에 글로벌게임허브센터를 설립한다고 밝히는 등 게임산업에 관심을 보였다.
당시 빌게이츠는 이 대통령에게 “세계가 한국의 온라인게임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의 기술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경험을 살릴 수 있도록 글로벌 게임허브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21세기의 문학이라 불리는 게임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도록 하겠다. 한국을 세계 최고의 창의적이고 실질적인 게임 중심지로 도약 시키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은 게임을 규제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돌아선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