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정부의 규제강화로 인해 산업위축이 예상된다.” NHN 한성호 이사는 3일 게임시장 미래전략포럼의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결산 및 전망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성호 이사가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이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는 정부의 잇단 규제 때문이다. 그는 발표에서 “강제적 셧다운에 이어 게임 과몰입 금지 조치가 7월에 시작되며 게임인용자본인인증제도, 청소년회원가입부모동의서제공 등 여성부와 문화부의 이중규제가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에는 교과부까지 규제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정부의 규제강도 역시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게임을 사회악으로만 보고 규제하려는 태도는 시장의 안정성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승호 이사는 “이럴 때일수록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업체가 손잡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차원의 대응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한 이사는 “협회 차원에서 공식적인 대응을 하고 있으며, 언론에는 나오지 않지만 정부나 국회에 의견 등도 제출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이 게임을 경험해 보지 못한 고연령층이다 보니 선입견을 깨고 이해시키는 작업이 매우 어렵다”고 답했다.
‘가만히 있는 건 아니고 최소한 꿈틀대고는 있다’는 표현으로 말을 이은 한승호 이사는 “흐름에 맞서는 게 쉽지 않은 만큼 게임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온라인게임에게 2011년은 예상 밖의 해
한승호 이사가 바라본 2011년 온라인게임 시장은 ‘예상 밖의 해’였다. <테라> <앨리샤> <러스티하츠> 등의 기대작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특히 <테라>는 20만 명이 넘는 초기 동시접속자를 기록했지만 상용화 이후의 운영 부진 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냈다.
반면, 국내에서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AOS 장르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폭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국산 AOS게임 <사이퍼즈>와 <카오스온라인>도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
비관적인 2012년의 전망과 달리 2011년의 게임산업 자체의 성장률은 컸다. 대작들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게임의 수출이 활발해진 덕분이다.
2011년 온라인게임의 수출액은 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52%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한창 주목 받는 KPOP의 12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넥슨과 네오위즈게임즈 등 해외에서 매출을 극대화하는 업체들이 생기면서 해외 매출을 매년 급성장을 반복하고 있다.
■ 2012년 산업은 위축, 사업 영역은 확대
2012년 온라인게임 산업은 스마트폰으로 시장을 넓히며 사업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승호 이사는 “온라인게임 시장이 다소 위축되더라도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 손실이 보충되는 만큼 두 가지를 다 하려는 트렌드가 많다”고 밝혔다.
애플 앱스토어 이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등이 열리고 기대감이 확대되는 만큼 온라인게임의 포화에서 눈을 돌려 블루오션인 스마트폰 게임시장에 들어서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그의 이야기다. 이미 한게임에서는 한게임보물섬을, 네오위즈는 피망플러스를, 엔씨소프트는 WEMO 등의 스마트폰 특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온라인에서는 <블레이드 & 소울>과 <아키에이지> <디아블로 3> 등 굵직한 신작들이 올해 연달아 쏟아지며 <위닝일레븐 온라인>과 <리프트> 등의 유명 IP(지적재산권) 혹은 해외게임이 가세할 예정이다.
여기에 중국업체들 역시 단순히 게임을 수입하던 곳에서 이제는 한국에 별도의 지사를 세우고 한국 시장을 글로벌 교두보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시장 경쟁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산업에 대한 잇따른 규제 속에서 게임신의가 민간으로 이양된 것은 청신호다. 한 이사는 “가장 좋은 건 서비스를 통해 유저들에게 사랑 받는 것이다. (편견과 선입견을 깨기 위해) 게임개발사의 사회공헌도 적극적으로 늘리려고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솔직히 그렇게 한다고 규제가 약해질지는 모르겠다”며 연이은 게임산업 규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