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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쿨링오프제는 구세대가 상식도 없이 만든 법”

원희룡 의원 “국회에서도 문제점을 알고 있다”

안정빈(한낮) 2012-02-15 20:47:12

원희룡 국회의원이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게임문화재단의 ‘학교폭력과 게임 관련 토론회’에서 연이은 게임업계 규제에 반감을 나타냈다.

 

원희룡 의원은 콘솔, 온라인, 해외에 서버를 둔 게임 중 어떤 게임이 대상인지조차 나와 있지 않고 던전에서 힐러가 쿨링오프제에 걸려 사라지면 전부 죽는 등 다른 이에게 끼치는 문제도 많다. (쿨링오프제는) 게임 자체를 이해 못하는 아날로그 세대들이 상식도 없이 만든 법이라는 게 드러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서 그는 학교폭력이 심각하고 사회의 종합적인 처방이 필요한 건 맞다. 하지만 폭력적인 게임에 책임을 물어 곤장을 때리는 건 학부모 아우성에 못 이겨 정부가 뭔가 했다는 구색을 갖추는 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원희룡 국회의원.

 

■ “연령별 규제? 실효성이 의문이다”

 

원희룡 의원은 규제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셧다운제를 실행한 후 30~40대 게임 아이디가 늘어났다. 이는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무사통과인 구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연령제한을 확실히 하기 위해 공인인증서 수준의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청소년의 개인정보가 해킹과 범죄집단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결국 연령에 의한 강제규제는 2시간 이상 게임하는 걸 막겠다고 아이들 신상정보를 전 세계에 공개하는 미련한 행동이라는 게 원 의원의 주장이다.

 

쿨링오프제를 도입할 경우 게임업체의 부담도 문제가 된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데 적게는 몇 억, 많게는 15억 원 가량의 자금이 들어가고 이는 중소개발사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희룡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3년 전 한국에서는 닌텐도 같은 게임기가 안 나오냐고 말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안다. 진흥을 말하면서 정작 문제는 규제로만 해결하려는 몰지각한 정부 당국의 태도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폭력은 등급제로 걸러진다. 업계에 책임전가 말라”

 

원희룡 의원은 중복규제와 책임전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학교폭력은 사회의 문제고, 사회의 돌봄이 부족하고 구조적인 방치로 인해 학교에서 겉도는 학생이 생기고 일진도 생기는 건데 이를 게임 탓으로만 돌려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게임은 대안이 없는 놀이문화인 만큼 이를 이용할 것을 주문했다. 예를 들어 반에서 인기학생이 <메이플스토리>를 한다면 다른 학생도 같이 서버를 옮기는 일이 많다. 게임을 잘하는 학생이 나타나 반의 인기순위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진정으로 학생들의 놀이문화를 걱정한다면 오히려 게임을 잘하는 학생들이 주변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지역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희룡 의원은 이미 문화체육관광부의 심의를 통해 폭력적인 게임이 걸러지는 만큼 정부나 학부모가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지 폭력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날 토론회는 시간이 끝난 후 복도에 마련된 임시 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됐다.

 

 

■ “국회에서도 문제점 이해, 쿨링오프제 당장 적용될 일 없다”

 

원희룡 의원은 쿨링오프제가 당장 추진될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회에서도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며 반성 중이고 말도 안 된다는 걸 아는 의원도 많기 때문이다.

 

원희룡 의원은 핵심내용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전달했고 동의를 받았으며, 정책위원장도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쿨링오프제를 일사천리로 밀어붙일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업체가 무조건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게임산업이 발전 중이고 아이들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만큼 그에 맞는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말도 안 되는 입법을 추진하고 반대쪽에서는 이를 막는 흐름으로 끝날 게 아니라 서로 머리를 맞대고 게임산업의 진보를 함께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