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다크앤라이트 영화제작 해프닝

말 그대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24일 중국 게임업체 스네일게임은 자사가 중국현지 서비스를 진행하는 MMORPG <다크앤라이트>(Dark&Light)를 영화로 제작한다는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스네일게임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영화 <다크앤라이트>는 인류와 다크엘프 간의 전쟁을 그리고 있다. 인류의 세력이 확장됨에 따라 다크엘프의 영토가 축소되고 그로 인해 두 종족이 대립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미국의 파라마운트가 <다크앤라이트> 영화의 제작을 맡아 1억 달러를 투자하고, <킹콩>의 피터 잭슨이 감독을 맡는다는 부분이었다. 보도자료에는 남자 주연배우를 <반지의 제왕> <캐리비안의 해적>의 인기스타 올랜도 블룸이 맡고, 여자 주연배우는 <레전드 오브 조로>의 섹시스타 캐서린 제타존스가 등장할 예정이라고 나와 있었다.

그런데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다. 이 정도로 거대한 규모에 초호화 캐스팅인 영화라면 공식적인 발표 이전부터 수많은 루머가 떠돌기 마련이다.(<WOW> 영화 제작과 관련된 수많은 루머를 떠올려보라)

설사 비밀리에 진행됐다 하더라도 게임회사에서 보도자료가 나왔다면, 당연히 영화사인 파라마운트측서도 뭔가 발표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국내 매체는 물론이고 해외의 게임 및 영화 매체에도 <다크앤라이트>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조차 없었다.

게임업체에서 보낸 보도자료는 일단 '사실'을 가정으로 신뢰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 정도 정황이라면 의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다크앤라이트> 영화 제작 소식은 사실무근의 '해프닝'이었다. 디스이즈게임이 스네일게임에 직접 확인한 결과, 한 유저가 중국 <다크앤라이트>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게시물이 사내에서 화제가 됐고, 업무상 착오로 인해 보도자료로 매체에 배포된 것이었다.

특히 한국 게임매체에 보도자료를 보낸 것은 한국어로 작성해야 하는 언어의 특수성 때문에 스네일게임의 정식 홍보팀이 아닌 국제사업부에서 번역만 맡아 착오가 생겼다는 것이다.

스네일게임의 한 관계자는 “<다크앤라이트> 영화제작에 관한 보도자료는 자유게시판에서 발췌한 것이다. 업무상 착오로 일이 좀 잘못된 것 같다.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WOW>나 <헤일로> 등 인기 게임의 영화 제작과 관련해 감독, 주연배우 등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번 해프닝은 중국의 한 유저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 쓴 게시물이 엉뚱하게 보도자료로 둔갑한 경우로 볼 수 있다.

아래는 스네일게임에서 보낸 관련 보도자료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