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게임을 만들면서 성공을 경험해 본 사람은 많다. 그럼데도 불구하고 성공한 게임들은 그리 오랫동안 자리를 보전하지 못하고 있다. 길어야 몇 개월 정도. 왜 오랫동안 성공을 유지하지 못하는 걸까?
아마도 성공하면 그것이 끝인 줄 알고 이후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게임 개발자가 하나의 게임을 성공시키면 그 다음에 무엇을 할까? 많은 돈을 벌어들인 만큼 차를 바꾸고 집을 사고,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것이 전부일까?
아니다. 이 강연은 게임을 성공시킨 개발자가 어떻게 놀아야 할지를 알려주는 강연이 아니라, 어떻게 성공한 게임을 유지시킬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강연이다, ‘내 게임이 성공했어! 그런데 이제부터 뭘 해야 할까?’ 글로벌 모바일게임 개발사 플레이퍼스트의 부사장이 실제 사례를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강연자로 나선 플레이퍼스트 크리스 윌리엄스 부사장.
■ 성공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는?
성공한 게임이 있다고 치자. 이 성공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 요소가 있다. 바로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게임의 품질을 유지하고, 통계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라이브 개발팀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크로스 플랫폼을 이용해 게임을 가능한 넓게 퍼뜨리고, 고객들과 관계도 계속 가져가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품질이란,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 기존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지 말고 새로운 기기에 맞는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게임은 기존의 게임 플랫폼보다 빠르게 하드웨어 성능이 올라갔다. 2008년 아이폰 3GS와 함께 업그레이드된 앱스토어가 열렸고, 이후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 적용, 유니버셜 앱의 등장이 이어졌다.
즉 아이폰 3GS로 만들어져 성공한 게임이 아이폰4, 아이패드에서 버전업이 안 된다면 이는 게임의 생명 유지를 포기한다는 말과 같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 적용되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HD 버전으로 그래픽만 높인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버전업에 맞춰 UI와 UX도 바꿔야 한다. 새로운 콘텐츠도 계속 공급해줘야 한다. 어디서 많이 보던 개발 방식이 떠오르지 않는가. 바로 MMORPG에서 라이브 팀을 운영하는 모습이다.
■ 라이브 팀을 통해 빠르게 운영한다
플레이퍼스트에서 개발해 성공한 게임 <디너 대시>(Dinner Dash)는 이런 운영을 통해 2010년 출시된 후 올해까지 다운로드 2~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1월에는 앱스토어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2년 동안 성공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빠르게 순환시킨 개발 일정과 이를 위한 팀의 운영이었다. 플레이퍼스트의 <디너 대시> 개발팀은 기획-개발-QA-리뷰라는 순서에 맞춰 게임을 만들어 왔다. 이 모든 과정이 완료되는 시간은 대략 3주 정도다.
3주에 하나의 게임, 혹은 업데이트가 진행된다면 빠른 편에 속할까?
플레이퍼스트 개발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너무 늦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과정이 모두 마무리되고 다시 기획-개발-QA-리뷰의 순서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QA가 들어갔을 때 또 하나의 팀이 기획에 들어가는 팀의 순환과정이 필요하다.
기획할 때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 바로 “통계가 결정을 주도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바로 아이템 구매 시스템으로 직접 이어진다. 통계적으로 볼 때 유저들의 주머니를 쉽게 여는 방법은 업데이트를 통한 아이템 구매다. 단순히 더 많은 돈을 지불하면 같은 것을 더 많이 주는 방식이 아니라, 같은 물건이라도 성능이 좋은 물건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보편적인 구매 행위다.
다시 말해서 소모성 아이템인 접시를 많이 파는 것보다 프라이팬 아이템을 단계별로 차별화하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유저의 만족도도 올라간다는 것이 통계를 통해 나타났다.
■ 크로스 프로모션을 통한 확장, 고객과의 관계
플레이퍼스트는 P3N이라는 프로모션과 퍼블리싱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시스템을 선택했다. 이 모든 것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또 스스로 게임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새로운 유저를 모으기 위한 채널 다양화다. 단순히 아이폰용 게임이라고 해서 아이폰으로만 론칭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등 다양한 기기로 출시하면 그만큼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물론 무작정 확장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플랫폼만 늘려 나간다고, 시장만 확대한다고 성공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로는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기기마다 성능이 다르다.
즉 안드로이드를 지원한다고 모든 기기에 맞게 다양한 버전을 만들거나, 범용성을 위해 콘텐츠를 하향평준화해서는 안된다. 이른바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고객과의 관계를 위해서 필요한 것 중에서 기본이 돼야 하는 것이 바로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라인 구축이다. 더불어 이를 활용한 포커스 그룹 테스트와 설문조사도 계속돼야 한다. 이는 유저들이 원하는 콘텐츠와 통계를 빠르고 정확하게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가능한 빠르게 유저들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유저들은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원할 때 제공하는 것은 개발사가 유저들과 소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통해 커뮤니티 허브, 즉 자신들의 게임을 통한 유저들의 모임이 지속될 수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만들고 운영해야 한다. 왜냐고 묻는다면 답은 하나다. 성공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플레이퍼스트의 크리스 윌리엄스가 말한 것은 온라인게임이 아니라, 스마트폰게임의 성공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크리스 윌리엄스 부사장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iOS로 만들어진 <디너 대시>라는 게임을 2년 동안 성공시킨 특별한 비결은 없었다. 다만 성공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플랫폼이 다르다고 방법도 다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