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 본사가 있는 ‘우가’(Wooga)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유럽에서는 가장 거대한 소셜게임 개발사 겸 퍼블리셔다.
우가는 페이스북 상위 5위권 게임사 중 유일하게 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08년 설립 이래로 매년 2배가 넘는 속도로 시장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현재는 디즈니에 인수된 플레이돔을 제치고 MAU(월 활동유저수) 기준으로 페이스북 4위에 올라섰다.
우가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까지 발전했을까? 그리고 그들의 미래성장동력은 무엇일까? 우가의 젠스 베게만(Jens Begemann) 대표이사는 지난 6일(미국시간) GDC 2012 2일차 강연에서 우가의 성공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우가를 이끌고 있는 젠스 베게만 대표이사.
■ 2008~2009년: 하나에 집중해서 성과를 거두다
우가는 지난 2008년 설립 당시, 하드코어 콘솔 게이머가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를 위해 실제 게임에 관심이 없는 여성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충분히 게임을 테스트하고 개발했다. 그렇게 완성된 첫 게임은 ‘두뇌개발’을 소재로 하는 간단한 형태의 퍼즐이었다.
우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플랫폼을 통해 자신들의 게임을 선보일지 선택해야 했다. 당시 유럽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은 다른 세계 시장과 마찬가지로 페이스북이 강세를 보였고, 국가별로 다양한 SNS들이 잇따라 서비스를 시작해 미래가 다소 불확실하던 상태였다.
우가는 결국 ‘하나에 집중’하기로 정하고 페이스북을 선택했다. 물론 특정 지역이나 마케팅 등을 따져 보면 다른 선택이 나을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하나의 SNS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결과는 좋았다. 페이스북의 빠른 보급과 함께 우가의 게임들도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갔다.
■ 2010년: 잘못된 것은 빠르게 보완하라
우가는 2009년 말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기존에 론칭한 게임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생명력을 다한 것의 영향이 컸다. 무언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다.
그때 구세주로 등장한 것이 <버블 아일랜드>라는 게임이었다. 당시 우가의 소셜게임들은 대부분 유저들의 상호작용이 없었으며, 있어도 굉장히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버블 아일랜드>에는 다수의 친구들과 함께 경쟁하고 상호작용하는 요소가 있었다. 유저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원동력이었다.
실제로 <버블 아일랜드> 론칭 이후 우가는 2010년 초, 꺾였던 성장 그래프가 다시 급속도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장 그래프는 얼마 못가서 다시 정체 상태로 돌입한다. <버블 아일랜드> 이후 선보인 <몬스터 월드> 같은 신작이 예상보다 성장이 더뎠기 때문이다.
우가는 그 이유로 <몬스터 월드>의 유저 인터페이스(UI)와 콘텐츠 등의 문제를 꼽았다. UI는 직관적이지 못하고 화면을 너무 많이 차지했다. 우가는 빠르게 이런 문제들을 고치기 시작했다.
지속적인 패치의 결과는 그대로 성장 그래프에 반영됐다.
■ 2011년: 최고의 마케팅 채널은 바로 우리 게임
2011년은 다소 정체된 성장으로 시작됐다. 새로운 게임을 계속 선보여도 기존의 캐주얼 게이머들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의 파이가 커지기 힘들다고 우가는 분석했다.
그래서 우가는 ‘크루즈선’을 소재로 하는 <드림 크루즈> 등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겨냥한 소셜게임들을 선보였다.
물론 완벽한 하드코어 게이머용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기존의 단순하기만 한 소셜게임과는 다르게 탐험, 배 관리 같이 유저들이 ‘몰입할 만한’ 요소들이 잔뜩 들어 있는 게임이었다. 그 결과,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일반적으로 소셜게임은 성장세가 한 번 절정을 맞으면, 이후 점차 떨어지면서 게임의 수명이 끝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가는 처음부터 끊임없이 성장하는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실제로 우가가 선보인 주요 게임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성장 곡선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젠스 베게만 대표는 그 비결로 ‘우가’ 게임 내 유저순환. 즉 ‘크로스 링킹’(Cross Linking)을 꼽았다. 신규 게임의 유저 유입 경향을 분석해 보면 다른 외부 마케팅보다도 우가 게임 내 광고나 교류 기능을 통해 유입되는 수가 훨씬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2012년: 미래 성장 동력은 ‘소셜 모바일’
최근 소셜게임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과 온라인의 연계, 이른바 ‘유무선 연동’이다. 기기의 제약을 받지 않고 모든 유저들이 같은 소셜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다. 우가는 2012년의 성장동력으로 소셜 모바일 게임을 꼽았다.
2008년 이래 빠른 성장을 기록한 우가가 과연 2012년, 그들의 생각대로 소셜 모바일을 통해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가는 유럽을 벗어나 세계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