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3>의 아트는 가장 디아블로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블리자드에서 <디아블로 3>의 아트 디렉터를 맡고 있는 크리스찬 리츠너는 8일(미국시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열린 GDC 2012 ‘The Art of Diablo 3’ 키노트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크리스찬 리츠너는 “<스타크래프트 2>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프로모션 영상, 각종 원화 등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훌륭한 게임아트는 시대를 초월한다. 물론 아트보다는 ‘게임 플레이’ 그 자체가 우선순위가 높기는 하지만, 훌륭한 아트는 게임 그 자체를 돋보이게 해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블리자드는 특히 각 게임의 분위기에 맞는 ‘그 게임만의 색깔이 뚜렷한 아트’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아블로 3> 역시 가장 ‘디아블로다운’ 게임아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블리자드 크리스찬 리츠너(Christian Lichtner) 아트 디렉터.
■ 지역별로 기초 색깔의 톤을 통일하다
<디아블로 3>만의 개성은 무엇일까? 크리스찬 리츠너는 먼저 <디아블로 3>는 이미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게임의 후속작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즉 1편과 2편에서 확립된 <디아블로> 시리즈의 판타지 색깔(악마와 지옥이 등장하는 어두운 판타지)을 이어 가야 했다. 클래식한 액션 RPG라는 게임의 개성을 살리고, 유저 인터페이스(UI) 등 전작의 주요 특징도 물려받으면서 동시에 3편만의 개성을 살리는 것이 블리자드 아트팀의 목표였다.
크리스찬 리츠너는 “마치 캔버스 위에서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처럼 <디아블로 3>의 아트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보통 예술가는 하나의 주제를 정하면 비슷한 톤의 색깔을 선택해서 그림을 그린다. 마찬가지로 <디아블로 3> 역시 기초 색깔의 톤을 통일하기로 했다,
다만, 아무리 그래도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지역이 비슷하면 곤란하다. 그래서 <디아블로 3>는 기초 색깔의 톤은 통일하되, 지역별 개성을 살려서 유저들이 해당 지역에 진입하면 확실히 ‘여러 지역을 이동한다’는 느낌을 받도록 했다. 예를 들어 ‘지하던전’은 푸른색, ‘사막’은 노란색, ‘산지’는 붉은색을 강조하는 식이다.
지역마다 색깔을 확실하게 구별했다.
블리자드 아트팀은 <디아블로 3>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을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디자인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실제 사물을 그대로 본떠 다양한 오브젝트를 만들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기억해야 하는데, 바로 <디아블로 3>는 쿼터뷰, 즉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시점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블리자드는 플레이어가 바라보는 방향의 퀄리티만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사물을 디자인했다. 덕분에 폴리곤 등 게임에 들어가는 리소스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실제로 유저들에게 보이는 부분만 퀄리티를 극대화해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 3가지 영역으로 게임 화면을 구별하다
크리스찬 리츠너는 <디아블로 3>에 등장하는 모든 화면을 백 그라운드(Back Ground), 미드 그라운드(Mid Ground), 포어 그라운드(Fore Ground) 3가지로 구별해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라운드별로 일정한 규칙을 세워 놓고 그래픽 작업을 진행해 통일감을 살렸다.
먼저 백 그라운드에는 대지와 외부환경, 길 등 게임의 ‘배경’이 위치한다. 이런 백 그라운드는 미드 그라운드와 포어 그라운드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단색’(검정색·흰색 등)을 사용하지 않으며, 낮은 명암과 부드러운 느낌을 넣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다.
미드 그라운드에는 플레이어 캐릭터와 몬스터 등 게임에서 격렬하게 움직이는 사물들이 배치된다.
이런 미드 그라운드는 백 그라운드와 다르게 명암이 뚜렷하게 색깔을 넣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다. 플레이어가 주목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만든다는 취지였다. 그리고 몬스터와 캐릭터는 최대한 개성을 살려서 한눈에 ‘아, 이게 어떤 캐릭터구나’ 하고 알 수 있도록 했다.
선택된 몬스터는 외곽선을 표시해서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도 들어갔다.
미드 그라운드에 위치하는 스킬 이펙트 또한 유저들이 최대한 구별하기 쉽도록 작업했다.
마지막 포어 그라운드에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전통적인 HP·MP 바를 포함해 UI가 들어간다. 어떻게 보면 이 부분이야말로 ‘디아블로만의’ 개성이 가장 잘 살아나는 지점이었다. 블리자드 아트팀은 최대한 전작과 유사한 느낌을 살리면서 보다 직관적이고 유저들이 알아보기 쉽게 만들었다.
전작과의 UI 비교. 기본적인 틀은 유사하다.
3편에서는 직관성과 편의성을 강화하는 게 목표였다.
<디아블로 3>의 캐릭터와 몬스터들은 무엇보다 ‘디아블로3만의’ 개성이 살아나는 디자인을 목표로 했다. 게임 분위기에 어울리는, 그리고 다른 게임에서 보기 힘든 개성을 가진 유니크 디자인, 또한 유저들이 한눈에 특징을 알아볼 수 있는 캐릭터와 몬스터 디자인이 목표였다.
크리스찬 리츠너는 “특히 중요한 캐릭터나 몬스터는 그야말로 수십 번, 수백 번에 걸쳐 디자인을 바꿀 정도로 장인정신을 갖고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무기들도 단숨에 개성을 알 수 있도록 다양하게 디자인했다.
같은 직업의 갑옷이라고 해도 어떤 세트인가에 따라 디자인이 뚜렷하게 구별된다.
끝으로 블리자드가 하나의 몬스터를 만들기 위해 어느 정도로 많이 작업하고,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내기까지 얼마나 노력하는지는 ‘아즈모단’과 ‘디아블로’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직접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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