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가 내년부터 이름을 'E3 미디어 페스티벌'로 바꾸고 개최 시기를 5월에서 7월로 옮긴다. 장소 또한 LA 컨벤션 센터에서 호텔로 바뀐다. 지금까지 기억 속에 있던 E3는 사실상 '종료'된 것과 다름 없다.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를 개최하는 미국의 ESA(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는 지난 7월 31일 공식 발표를 통해 "내년부터 E3가 실제 비즈니스 미팅과 성과에 집중한 행사로 새롭게 바뀔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ESA의 더글라스 로웬스타인(Douglas Lowenstein) 회장은 월스트리트 저널(www.wsj.com)과의 인터뷰에서 "참가 인원은 올해 6만 여명에서 내년부터 5천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본다. 이름도 내년부터는 'E3 미디어 페스티벌'로 바꿀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 로웬스타인 회장은 북미 게임매체인 게임스팟(www.gamespot.com)을 통해 "내년 E3 행사는 7월에 개최될 것이며 장소는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가 아닌 컨퍼런스룸이 될 것이다. 아마 로스앤젤레스 시내의 호텔 두 곳 정도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ESA는 "12년 전부터 E3를 개최해 오면서 전세계 매체와 개발자, 판매자들이 개인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친밀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내년부터는'선택과 집중'을 통해 행사 본연의 목적인 '비즈니스'에 걸맞는 E3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로웬스타인 회장은 "이제 하나의 거대한 '대형행사'에 집중하는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 고도로 집중된 타깃층을 위해 E3를 재정비해서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몇 달간 새롭게 바뀌는 E3에 대해서 계속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SA는 이번 E3의 축소 개최 발표의 이유로 '선택과 집중'을 들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참가업체들이 부담해야만 하는 '높은 비용'이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EA, 소니, MS, 닌텐도 등의 대형업체는 매년 E3 참가를 위해 수백 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 왔지만 그에 상응하는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해외에서는 EA가 ESA의 E3 개최방식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서 이번 축소 결정을 주도했다는 루머까지 돌고 있을 정도다.
한편, E3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불리는 독일 라이프치히 게임컨벤션은 8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개최되고, 도쿄 게임쇼는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개최될 예정이다.
2007년 5월 16일에 다시 만나자던 약속은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E3의 'LA 컨벤션센터 시대'는 올해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비즈니스가 즐거워 지는 곳'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렸던 E3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