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오의 헨리 홈 수석부사장은 <앵그리버드>의 인기가 하루아침에 완성된 건 아니라 밝혔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이용한 스토리텔링과 이색적인 마케팅,’들이 지금의 <앵그리버드>가 있게 해 준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게임테크 2011에서 <앵그리버드>의 성공비결을 밝힌 헨리 홈 수석부사장의 강연을 디스이즈게임에서 옮겼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로비오의 헨리 홈 수석부사장
■ 개성 넘치는 캐릭터에서 시작된 선순환
헨리 홈 수석부사장은 <앵그리버드>의 초기 이미지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앵그리버드>는 개발 이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알록달록한 블록은 돌과 나무 등의 재질로 바뀌었고 새들을 날리기 위한 새총도 추가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변하지 않은 게 있다. 바로 캐릭터다.
로비오는 <앵그리버드>의 캐릭터에 처음부터 많은 개성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매력에 사로잡힐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처음부터 다양한 유저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개성있는 캐릭터는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진다. <앵그리버드>를 처음 접했을 때 유저들은 화를 내며 날아다니는 새를 보며 이유를 궁금해 했다. 이제는 다들 그 이유를 안다. 돼지가 알을 훔쳐갔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개성적인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은 다시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낳는다. <앵그리버드>의 팬들은 새들을 보며 각자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만든다. 오프라인에서 실제 새총을 만들어 새를 날리는 이들도 있고 비행기를 <앵그리버드>로 꾸미는 경우도 있다.
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앵그리버드>의 캐릭터를 이용한 이야기를 만든다. 그리고 로비오는 거기서 아이디어와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힌트를 얻는다. 개성 있는 캐릭터가 불러온 일종의 선순환이다.
■ 누구나 가능하지만 쉽지는 않은 게임
헨리 홈은 <앵그리버드>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이들이 고객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앵그리버드>의 유저층은 13세부터 54세까지 고루 분포돼있다. 남성과 여성비율도 51%, 49%로 거의 같다. 성향도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부터 아이패드나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앵그리버드>는 최대한 단순하게 개발했다. 유저는 화면에 나타나는 그대로 상황을 받아들이면 된다. 현지화조차 필요 없을 만큼 설명할 부분도 적고 인터페이스도 굉장히 직관적이다. 진행에도 막힘이 없다. 게임 플레이를 전혀 안 해 본 유저들도 대상으로도 내부 테스트를 진행한다.
하지만 '별 3개'의 미션 올 클리어를 목적으로 한다면 달라진다. 스테이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별 3개를 다 모으려면 굉장히 정교한 플레이를 반복해야 한다. 헨리 홈 부사장 역시 에피소드를 몇 번씩 클리어했지만 별 3개를 다 모으진 못했다.
최신작인 <앵그리버드 스페이스>에서는 하드코어 유저들을 위한 데인저존 스테이지도 넣었다. 모든 스테이지에서 별 3개를 얻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 아이디어만 있으면 작은 회사도 충분히 홍보가 가능
멋진 게임을 만들었다면 이젠 그걸 알릴 차례다. 로비오는 다양한 방식으로 <앵그리버드>를 홍보했다. 애니메이션과 카툰을 통해 스토리 도입부를 알렸고 독특한 장소들을 홍보에 이용했다.
홍콩의 최고층 빌딩을 <앵그리버드>와 관련된 콘텐츠로 채워 론칭 이벤트를 열었으며 창문에는 배트맨을 부를 때 마크를 허공에 띄우듯 <앵그리버드>의 문양이 표시되도록 연출했다. 시애틀에 위치한 고층타워 스페이스니들에는 거대한 새총과 새들을 만들어 당장이라도 쏘아 올릴 듯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이슈가 되고 팬들에게 재미도 선사했다. 뻔한 홍보에 비해 훨씬 화제가 되며 게임 내용까지 알릴 수 있는 홍보방식이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작은 회사라도 얼마든 독특한 홍보를 할 수 있다는 게 헨리 홈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