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게임의 팬들이 개발사에 400개의 컵케이크를 선물한다. 엔딩을 바꿔달라는 뜻이다. 게임 엔딩과 컵케이크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지만 속내를 알고 보면 재치가 넘친다.
RPG <매스 이펙트 3>의 재촬영 운동을 진행 중인 한 팬은 지난 27일 개발사인 바이오웨어에 컵케이크를 보내기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필요한 컵케이크는 총 400개로 1,005 달러(약 114만 원)어치다. 컵케이크는 빨강색과 파랑색, 녹색의 세 종류로 나뉘어 있으며 맛은 똑같다.
컵케이크에는 <매스 이펙트 3>의 엔딩을 바꿔달라는 공식적인 메시지와 함께 모금자들의 개인적인 메시지가 들어갈 예정이다.
팬들이 항의 수단으로 컵케이크를 선택한 것은 <매스 이펙트 3>의 엔딩 연출 때문이다. 지금까지 <매스 이펙트> 시리즈는 플레이어의 행동 하나 하나에 따라 스토리와 엔딩이 달라지는 멀티엔딩 시스템을 선보여 왔다. 다양한 조건에 따라 이야기의 전개가 바뀌고 전작의 엔딩이 후속작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즐기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반면 <매스 이펙트 3>의 엔딩은 결과가 정해진 채 일부 연출만 달라진다. 플레이어의 선택이 반영되는 부분은 몇몇 뒷이야기와 마지막 폭발의 색깔이 빨강색, 파랑색, 녹색으로 변하는 정도다.
컵케이크를 선물하는 팬들은 색깔만 다르고 맛은 똑같은 컵케이크를 통해 <매스 이펙트 3>의 엔딩을 우회적으로 비꼰 셈이다. 모금운동을 시작한 팬은 “바이오웨어가 <매스 이펙트 3>의 씁쓸한 엔딩에 컵케이크처럼 단맛을 추가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는 3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던 컵케이크 모금운동은 한 시간 만에 목표 액수를 모두 채우며 마감됐다. 주문된 컵케이크는 31일 바이오웨어 본사로 배달될 예정이다.
한편, <매스 이펙트 3>의 엔딩에 항의하는 유저들은 이 밖에도 병든 아이들을 돕는 자선단체에 8만 달러(약 9,100만 원)를 기부하고 의견을 알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스 이펙트 3>의 엔딩 변경을 요청하고 있다.
기부를 위해 모집 중인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