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컴플릿의 아트디렉터인 배수정은 10일 코엑스에서 열린 2012 스마트 & 소셜 게임 파티에서 스마트폰 게임 <범핑베어> 포스트 모템을 발표했다.
강연자는 로드컴플릿이 개발한 <범핑베어>를 처음 런칭할 때 느꼈던 교훈과 이를 통해 게임을 어떻게 개선시켰는지를 공개함으로써 청중에게 개발 노하우를 공유했다.
■ <범핑베어>의 첫 런칭과 성공하지 못한 요인 개선
<범핑베어>는 스마트폰 기반의 육성 소셜 게임이다. 유저는 게임을 통해 곰을 키우고, 이 곰을 ‘범프’라는 앱을 통해 친구와 공유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범프’는 기기를 서로 부딪히면 사진이나 연락처 등을 바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가졌다.
범핑베어는 개를 기르는 사람들끼리 개를 함께 산책시키면서 친해지는 것처럼, ‘게임에서 곰을 키우는 사람끼리 직접 만나 곰을 교환하며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내가 키운 곰을 친구의 곰과 결혼시켜 2세를 보는 게임으로 목표를 잡고 제작해 지난해 11월에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수익보다 마케팅 비용이 더 비쌌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됐다. 개발사는 이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 번째는 유저를 유입하는데 발생하는 필요한 비용이 높았다. 여기에는 ‘페이스북’ 계정을 활용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페이스북 로그인을 해야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게 초기 진입장벽이 됐다. 그래서 페이스북 로그인을 옵션으로 바꿨다.
페이스북 계정이 없으면 게임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유저에겐 불만이 됐다.
두 번째는 이용자와 게임의 관계 유지가 어려웠다. 곰을 키울 때는 애정을 주며 열심히 키우는데, 친구와 결혼시키면 내가 키운 곰은 사라지고 2세 곰만 덜렁 남는다. 애정을 갖고 키운 곰을 강제로 ‘시집 보내야 하는’상황이 어긋난 것이다. 또, 곰을 키웠을 때의 보상이 적어 유저가 성취감을 느끼기 힘들기도 했다.
그래서 곰을 결혼시킬 때는 내가 키운 곰이 사라지지 않도록 바꿔 유저가 쏟은 애정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도록 했다. 또한, 곰의 능력에 따라 곰의 직업을 바꿀 수 있도록 개발해 육성 요소를 강화했다.
곰을 잘 키우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게 바꿨다.
세 번째는 유저가 목적성을 느끼기 힘든 점이다. 유저가 결국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게임을 해야 하는데, 이 목적성을 제시하지 못했다. 플레이어가 느끼기에는 어차피 시집 보낼 곰, 뭐 하러 키우냐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유료화 모델도 마찬가지 문제가 있었다. 꾸미기 아이템은 사도 그만, 안 사도 그만이었다.
그래서 유저가 목적성을 갖도록 곰을 육성할 때 꾸미기 아이템 등을 보상으로 얻을 수 있도록 바꿨다. 그 전에는 별 효용이 없었던 ‘에너지’도 곰이 시간에 따라 에너지를 소모하고, 밥을 주는 것처럼 에너지를 줘야 하도록 개선했다. <범핑베어>는 개선 작업 후, 지난 3월에 앱스토어를 통해 재 출시했다.
■ 재 개발을 통해 다시금 깨달은 것들
배수정 아트디렉터는 <범핑베어>를 다시 개발하면서 놓친 부분들을 배웠다고 말했다.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 부분이지만, 초기 개발 당시 놓쳤다는 것이다. 그는 재 개발을 통해 다시 배운 것을 4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로, 새로운 것을 만들 때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범핑베어>개발 당시, 처음 만드는 앱이기 때문에 예상 개발 기간에서 2배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개발 인력 구성부터 처음 하는 것이라 더 많은 시간이 들었다. 이를 통해 예상 기간을 더 길게 잡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새로 시도하는 것이 많을수록 시간과 돈은 더욱 많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둘째는 재미는 연출로 덮을 수 없다는 점이다. 좋은 연출은 재미를 향상시켜주지만, 재미를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강연자는 연출이 들어가기 전에 재미없다면 과감히 아이디어를 버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빠른 실험이나 빠른 출시를 통해 문제점을 진단하는 것이 좋다는 점을 교훈으로 들었다.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어디가 문제인지 파악하기 쉽고, 문제점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