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와 스토리라는 재료로 ‘맛있는’ 콘텐츠를 요리했습니다.”
누스랩의 고 아트 디렉터는 자사가 개발한 <쉽팜 인 슈가랜드>가 네이버 소셜 게임 3위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을 공개했다. 누스랩의 <쉽팜 인 슈가랜드>는 양치기로서 양 목장을 경영하는 소셜게임이다.
그럼 ‘2012 대한민국 스마트& 소셜게임’에 공개된 누스랩의 캐릭터, 스토리 활용법을 알아보자.
■ 세부적인 캐릭터 설정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이끌어낸다!
누스랩은 유저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도록 캐릭터의 세부 설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래야 유저들이 캐릭터와 관련된 상상을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캐릭터와 관련된 창작물을 만드는 재미에 빠지는 유저도 등장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누스랩은 주인공 캐릭터 '미쉘'과 미쉘 엄마의 사이가 아주 좋다는 설정을 내세운다. 이 설정을 본 한 유저가 '미쉘'이 엄마에게 꽃을 선물하는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본 유저들은 "정말 다정해보여요", "나도 저렇게 엄마하고 다정하게 지내면 좋겠다", "나도 엄마한테 선물해야지" 등의 이야기를 서로 나눈다.
대화를 나누는 유저들은 개발자가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를 꾸밀 수도 있다. 미쉘이 엄마에게 꽃을 주는 그림은 본 다른 유저가 "갑자기 양이 나타나 저 꽃을 삼켜버리면 어떻게 될까?"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림뿐만 아니라 다른 창작물도 나올 수 있다. 엄마에게 주려던 꽃을 양에게 빼앗긴 미쉘이 엉엉 우는 그림을 본 유저가 "사실 미쉘은 저 꽃을 엄마에게 주려고 하루종일 들판을 돌아다녔어요. 왜 저 꽃을 선물로 주려 했냐면..."며 소설로 풀어내는 식이다.
고 아트 디렉터는 "이런 유저들의 참여는 '미쉘과 미쉘 엄마는 사이가 좋다'는 설정이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2차 창작물 콘텐츠를 양산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쉽팜 인 슈가랜드>는 세부적인 캐릭터 설정을 참조한 2차 창작물들이 활발하게 생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1천여개의 팬아트가 게시되고, 50회 이상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 사진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편 특정 캐릭터와 관련된 이야기를 즐기는 유저들은 게임 속 캐릭터의 팬 카페를 차리기도 했다.
누스랩이 세부적인 캐릭터 설정을 내세운 덕분에 유저들은 게임 관련 이야기, 2차 창작물 콘텐츠와 같은 커뮤니티 활동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게시글을 보는 유저들은 게임과 관련된 이야기와 창작물 덕분에 재미를 얻고, 게시글을 쓴 유저는 다른 유저들의 관심과 칭찬을 받는 재미를 얻기 때문이다.
■ 스토리 텔링을 이용해 커뮤니티 활동을 촉진한다?
누스랩은 유저들의 글에 더 많은 조회수와 댓글수가 기록되길 원했다. 그래야 2차 창작 유저들은 의욕에 불타 양질의 창작물을 만들고 유저들끼리 공감할만한 게임 관련 이야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회수를 인위적으로 높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유저들에게 관심 없는 글을 보라고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스랩은 유저 한 명 당 일주일 동안 다른 사람의 글을 300개씩 보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할 방법을 찾았다. 누스랩이 찾은 해답은 바로 ‘스토리텔링’이었다.
슈크림 언덕에 향긋한 복숭아 꽃과 무지개 조각에서 태어난 오색슈와 복숭아슈가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슈크림 언덕에 밀렵꾼들이 몰려와 숲은 황폐해지고 많은 양들이 다쳤습니다. 오색슈는 고향을 홀로 떠나고 복숭아슈만 고향에 남았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오색슈를 그리워하던 복숭아슈는 오색슈에게 편지를 받습니다. 오색슈가 자기가 있는 곳으로 와달라는 내용이었죠. 복숭아슈는 며칠 밤낮을 고민하다 고향을 떠나기로 결심했어요. 하지만 오색슈가 그려준 지도가 너무 형편없어서 끝나지 않는 밤의 숲에서 길을 잃고 말았어요! 길을 잃은 복숭아슈를 도와주세요. 일주일 이내로 하늘에 300개의 별을 띄워주면 복숭아슈는 농장에 돌아올 수 있어요! |
별을 띄우려면 다른 유저의 게시글에서 별 아이콘을 눌러야 한다. 일정 이상의 별 아이콘을 누르면 복숭아슈가 차근차근 길을 찾아오는 컷씬이 나오고 별 300개를 띄우면 복숭아슈가 농장에 도착한 엔딩 컷씬이 나오고 복숭아슈를 선물로 받는다.
이벤트를 해보니 해피 엔딩을 바라는 유저는 자발적으로 300개의 게시글을 열어보는 중노동(?)을 감수했다. 고 아트 디렉터는 "귀여운 복숭아슈를 입양할 기회와 긿 잃은 양을 도와준다는 스토리텔링이 아니었으면 누구도 300개의 게시글을 일일이 챙겨보지 않았을 것이다"며 이벤트의 의미를 설명했다.
고 아트 디렉터는 "캐릭터로 커뮤니티 활동을 일으키고 스토리텔링으로 커뮤니티 활동에 추진력을 더하도록 유도했다. 누스랩은 덕분에 <쉽팜 인 슈가랜드>를 오픈한 지 1년 반만에 국내 유저 30만 명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게시글 300개 클릭을 길 잃은 양 인도하기로 포장한 스토리텔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