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머니도 재화, 세금 매길 수 있다”

게임머니를 반복 거래해 돈을 벌 경우 ‘사업’에 해당해 세금을 내는 게 맞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윤모 씨(41)가 남대구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윤모 씨의 패소를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남대구세무서의 과세가 타당하며, 원모 씨는 세금을 내는 게 맞다는 최종 판결이다.

대법원의 판결문을 정리하면, 게임머니는 세법상 ‘재화’고, 이를 중개한 거래 행위는 재화의 ‘공급’에 해당하며, 이 공급을 반복적으로 해온 윤모 씨는 ‘사업자’라는 이야기다. 지난 1심과 2심 재판부도 “게임머니는 거래의 객체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재산의 가치가 있는 무체(無體, 형체가 없는) 재산권으로 봐야 한다”며 세무서의 손을 들어주었다.

윤모 씨는 지난 2004년부터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 중개사이트를 통해 <리니지>의 게임머니 ‘아덴’을 사들인 다음, 웃돈을 얹어 되파는 방식으로 돈을 벌었다. 그는 2004년 상반기에만 이런 수법으로 6억 원이 넘는 수익을 거뒀다.

정황를 포착한 남대구세무서는 2009년 윤모 씨에게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를 합해 약 1억1,800만 원을 부과했다. 윤모 씨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남대구세무서는 직권으로 윤모 씨의 주소지를 사업장으로 등록하고, 업종을 전자상거래로 분류해 세금을 매겼다.

이에 윤모 씨는 2010년 “게임머니는 온라인게임에서만 사용되는 정보장치코드로, 재산적 가치가 없어 세금 부과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남대구세무서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 결과는 1심, 2심, 그리고 이번 3심(대법원) 모두 윤모 씨의 패소로 나와 세금을 내게 됐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게임머니를 세법상 ‘재화’로 봤고, 이를 ‘반복’해서 중개한 행위를 ‘사업’으로 보는 게 맞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시행된 부가가치세법은 6개월 동안 10번 이상 거래해 매출을 1,200만 원 이상 올릴 경우 사업자로 등록해야 하며 부가가치세를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