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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페르시아의 왕자, 23년 만에 원본 소스 공개

개발자의 아버지가 게임의 최초 원본 소스 발견

정우철(음마교주) 2012-04-19 23:59:37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던 <페르시아의 왕자> 원본 소스코드가 지난 17일 공개됐다. 이를 공개한 사람은 개발자 본인인 조던 메크너다.

 

이번에 공개된 <페르시아의 왕자> 소스코드는 제일 처음 발매된 애플II용 어셈블리 코드다. 고전 명작 게임의 첫 플랫폼 소스코드라는 점과 개발 초기의 작업 방식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런데, 원본 소스코드가 발견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페르시아의 왕자> 애플II 버전은 가장 먼저 발매됐지만, 최종 판매량은 84장에 불과했다. 이후 아타리 2600 PC 버전으로 다시 출시되면서 인기를 얻었지만, 실패했던 애플II 버전의 소스코드는 사라져버렸다.

 

<페르시아의 왕자>를 만든 조던 메크너 자신도 애플II 버전의 소스코드를 애타게 찾았다. 당시 퍼블리셔였던 브로드번드와 UBI에 소스코드의 존재 여부를 문의하기도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팔다 남은 상품 재고만 있다”는 것이었다.

 

시리즈의 원조인 <페르시아의 왕자> 애플II 버전 스크린샷.

 

그는 10년 동안 소스코드를 애타게 찾았지만 결국 포기했다. 그에게 남은 개발자료는 노란색 메모지에 적어 내려갔던 아이디어북과 기획자료뿐이었다. 이를 찾아낸 사람은 다름 아닌 조던 메크너의 아버지 크로젯 메크너였다.

 

그의 아버지는 지난 3월 말 집안을 대청소하다가 십수 년 만에 정리한 다락방에서 아들의 잡동사니를 발견했고, 이를 박스에 담아서 조던 메크너에게 보냈다. <페르시아의 왕자>의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던 아버지가 그에게 한 한마디는 네 물건을 찾았다였다.

 

잡동사니 안에서 발견된 것은 3.5인치 플로피 디스켓. 그 안에는 그가 애타게 찾던 원본 애플II의 <페르시아의 왕자> 소스코드가 담겨 있었다. 20년 만에 원본 소스코드가 발견된 순간이었다. 발견 당시에는 십수 년 전의 플로피 디스켓 안의 자료 복구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조던 매크너는 이를 전문가와 함께 복원했고, 21세기의 기술을 사용한 모든 기기에서 볼 수 있는 최신 포맷으로 변환해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해당 소스는 6502 어셈블리 언어로 만들어졌으며, 이를 PC, 제네시스 등 1989년 당시 플랫폼에 이식하기 위해 직접 작성한 문서도 포함돼 있다.

 

조던 메크너는 “<페르시아의 왕자>의 개발을 축하하고, 또 이를 즐겁게 즐겨준 사람들을 위해 애플II 버전의 소스코드를 무료로 공개한다. 이를 다운로드해서 많은 개발자들이 새롭게 만들어줄 <페르시아의 왕자>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조던 메크너의 아버지가 보낸 잡동사니 박스. 이 안에서 원본 소스코드가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