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영웅전의 성공적인 개발 비결 네 가지

NDC 2012 : 영웅전 레이드 전투 제작 뒷담화

김진수(달식) 2012-04-24 14:38:47

“프로그래머와 기획자가 협업하려면 일을 하는지 목적을 공유해야 한다.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넥슨 라이브2본부 기현우 선임연구원은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영웅전) 레이드 전투 제작 뒷담화강연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지구인과 나메크성인 만큼이나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기획자와 프로그래머가 협업하려면 서로 동료의식을 가져야 하며, 작업을 해야 하는 목적을 공유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현우 연구원은 “<영웅전>의 경우, 이전에는 전투의 양을 늘리는 데 집중했지만, 지금은 버려지는 전투를 만들기보다는 계속 플레이할 수 있는 전투를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는 ‘새로운 체험과 독특한 공략이 있는’ 레이드 전투를 만들기로 결정한 이유기도 하다.

 

개발팀은 <영웅전>의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 가운데 높은 퀄리티의 레이드 전투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더 어려웠다. 기현우 연구원은 <영웅전>의 A급 레이드 전투 제작 당시의 경험을 통해 성공적인 개발의 네 가지 비결을 소개했다.

 

 

 

 

■ 시스템과 콘텐츠를 동시에 개발한다

 

기현우 연구원은 정식 서비스 중인 <영웅전>에서 빠르게 콘텐츠를 추가한 비결 중 하나로 병렬 개발을 꼽았다. 병렬 개발은 게임 시스템과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개발하지 않고, 동시에 개발하는 방식이다. 그는 병렬 개발은 작업 시간을 단축시킬 수도 있지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웅전> 24인 레이드의 경우, 충분히 24명이 동시에 레이드 전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개발했다. 하지만 개발 막바지에 성능 문제를 알아차리고 급하게 수정하며 최적화하기도 했다.

 

병렬 개발의 단점을 줄이기 위해서는 완성될 게임 내용에 최대한 가깝게 프로토타입(개발 단계에서 간단하게 구현해 가능성이나 재미를 검증하는 작업)을 제작한 뒤, 문제가 될 만한 요소를 미리 찾아내 공유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기현우 연구원은 “작업 중인 미완성품을 남에게 보여주길 꺼리는 개발자가 많은데, 이걸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말고 서로 공유해야 전체적인 개발 효율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 넓은 업무 분야를 담당할 수 있는 개발자가 필요

 

기현우 연구원은 개발자의 업무 수행 범위가 넓다는 점을 <영웅전> 개발팀의 특징으로 꼽았다.

 

<영웅전> 개발팀은 프로그래머가 기획을 살짝 겸하고 있는데, 이 경우 1인 개발도 가능하고 프로그래머의 특성상 구현 가능성과 한계를 파악하는 데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프로그래머가 꼭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개발하는 오버 엔지니어링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기현우 연구원은 기획자와 프로그래머가 동료의식을 갖고 협업해야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기획자는 전체적인 조화와 밸런스를 고려해 용 그림에 마지막으로 눈을 그리는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획을 잘 전달해 팀원들이 같은 목표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민첩한 프로토타입 개발의 필요성

 

기현우 연구원은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웅전> 개발팀이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개발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개발자들의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이 모여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개발했을 때의 장점은 매력적인 콘텐츠를 개발 단계에서 미리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개발에 걸릴 시간이나 비용을 가늠하는 데도 유리하다. 반면에 빠른 프로토타입 개발 때문에 문제가 생긴 사례도 있었다.

 

<영웅전>에서 점프하는 보스인 라이노토스의 경우,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을 때는 몬스터의 점프가 매끄럽게 구현됐지만 실제 맵에서는 점프를 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 이유는 높이였다. 프로토타입 상태에서 테스트했던 맵과 실제 맵에서 점프로 올라가야 하는 높이가 달랐기 때문이었다.

 

기현우 연구원은 이 사례를 통해 더 나은 프로토타입 제작을 위해서는 실제로 구현될 모습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좋고, 주기적으로 진행하며 서로의 결과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로의 작업물에 대해 칭찬하고, 의견을 주고받으면 개발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뷔제클로스의 프로토타입 개발에는 하루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했던 맵(왼쪽)과 실제로 구현된 맵(오른쪽).

 

 

 

 

 

■ 게임 개발에 대한 강한 열정이 중요

 

기현우 연구원은 게임 개발 자체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힘들지만, ‘내가 만든 게임에 대한 욕심이 있으면 강한 동기부여가 생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스로 과중한 업무에 몰아넣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하며 이 모든 것이 게임에 대한 열정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웅전>이 인기를 얻은 비결은 새로운 게임 같은 라이브 게임이라며 업데이트마다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해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유저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강연을 마치며 여름에 있을 대형 업데이트에 추가될 몬스터 원화 조각을 공개했다.

 

 

 

 

<영웅전> 개발자들의 NDC 2012 강연에서 한 조각씩 공개되는 신규 몬스터의 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