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매니저? 소통을 위해서 존재한다.”
프로젝트 매니저. 보통 PM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업무는 무엇일까? 스케줄 관리, 보고서 작성, 끊임없는 회의, 기획서 작성, 업무조율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 업무를 하나의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바로 소통이다.
해외 퍼블리셔와 PM의 의사소통의 방식에 따라서 해외 서비스의 성공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과연 해외 퍼블리셔와 한국 PM의 소통에 걸림돌이 되는 것과 이를 넘어서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넥슨 퍼블리싱본부 해외사업실 로컬라이제이션 3팀 이재호 대리.
■ 서로의 시각 차이를 조율하는 것이 PM의 역할
국내와 해외는 문화적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게임의 서비스를 바라보는 입장도 다르다. 바로 시각의 차이다. 다시 말해서 게임이나 유저, 목표에 대한 시점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넥슨의 경우 직접 게임을 개발한 주인의식을 갖고 서비스 목표를 세운다. 다시 말해 유저보다 개발의도를 먼저 고려한다.
여기서부터 소통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퍼블리셔는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 시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고려하게 된다. 이렇다 보니 단기적 관점에서 업무를 진행하면 나중에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관점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PM은 개발팀, 퍼블리셔, 유저라는 집단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서로 동떨어진 그룹의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전달자의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해외 퍼블리셔와의 소통은 아주 중요하다. 그들은 우리가 살지 않는 땅에서, 우리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만든 게임을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결국 서로의 상황에 따라서 퍼블리셔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맞춤형 소통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아틀란티카> 실제 사례는 조금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PM은 퍼블리셔에게 관심을 유도해 효율을 발휘할 수 있도록 소통해야 한다.
■ <아틀란티카>의 줄서기 이벤트?
태국의 아시아소프트와 <아틀란티카>의 서비스를 위해 소통하는 넥슨 로컬라이제이션 3팀 이재호 대리는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들며 PM의 소통에 대해 설명했다.
“1년 동안 <아틀란티카>의 태국 서비스 지표는 계속 하락세였다. 당시에는 서비스 상황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서로의 신뢰를 잃어 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소통이 필요했다. 이럴 때는 다양한 시도를 해서 서비스 개선의 활로를 찾아야 했다.”
이때 아시아소프트 담당자가 제의해온 것이 줄서기 이벤트였다. 아무런 이유 없이 같은 장소에서 유저들이 줄을 서기만 하는 것이 이벤트 내용의 전부였다. 한국에서는 당연히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무의미한 이벤트가 성공할 리 없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런 이유 없는 줄서기 이벤트. 현지에서는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벤트는 진행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태국 유저들에 잘 통했던 것이다. 현지 사정과 유저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것은 한국의 개발팀이 아닌 현지의 퍼블리셔였기 때문이었다.
아시아소프트가 줄서기 이벤트를 제안한 이유는 간단했다. 현지 유저들이 줄서기 같은 것을 좋아한다는 이유가 전부였다. 우리가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해도, 그들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무조건 반대하지 말고 이해하고 들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시아소프트와 넥슨(엔도어즈)은 줄서기 이벤트 이후 서로에 대한 신뢰와 문화의 이해가 생기면서 서로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아틀란티카>의 서비스 지표는 상승세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PM의 업무는 의사소통이 거의 모든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재호 대리는 “문화, 지역, 서비스에 대한 관점의 차이는 큰 걸림돌이라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지만,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공통된 목표를 위해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상황은 언제든지 나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