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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영웅전 세계화의 발판’ 카록 개발 후기

NDC 2012: 큰놈이 오기까지 – 카록 포스트 모템

석모도 2012-04-23 21:07:02

카록은 해외 시장을 생각해서 북미 유저들의 취향에 맞춰 만든 캐릭터입니다.

 

넥슨 라이브2팀 이규동 기획 파트장은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큰놈이 오기까지 마비노기 영웅전 카록 포스트 모템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영웅전)의 네 번째 캐릭터인 카록은 미식축구선수를 연상시키는 터질 듯한 근육과 거대한 키, 그리고 새카만 피부가 인상적인 캐릭터다. 그동안 <영웅전>에서 피오나, 이비, 리시타 등 호리호리하고 날렵한 캐릭터가 많았던 점을 생각했을 때, 카록의 등장은 충격적이었다.

 

과연 <영웅전> 개발팀은 어떤 생각으로 카록을 만들었을가? 이규동 기획 파트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넥슨 라이브2팀 이규동 기획 파트장.

 

■ 카록이 만들어지기까지

 

카록은 피오나, 리시타, 이비에 이은 <영웅전>의 4번째 영웅으로 지난 2010 12 14일 업데이트됐다. 개발 초기에 이은석 실장이 그린 콘셉아트에서부터 등장한 카록은 힘센 자이언트 전사를 콘셉트로 거대한 덩치를 가진 흑인 캐릭터다.

 

 

 

카록은 당시에 ‘허크’라는 이름으로 거대한 양송검을 휘두르는 캐릭터였지만 보다 거칠고 강한 캐릭터성을 강조하기 위해 수정이 있었다. 얼굴은 외모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남성 캐릭터인 만큼 초기 선택된 원화에서 주름살이 추가되고 피어싱이 제거되는 것 외엔 별다른 수정 없이 완성됐다.

 

카록의 핵심 플레이는 거대한 보스의 공격을 양손으로 받아내는 힘겨루기와 전용 잡기였다. 처음 힘겨루기를 만들었을 때의 개발자들은 모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개발자들은 모두 힘겨루기가 카록을 대표하는 특징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문제는 리소스와 비용이었다.

 

 

 

 

단지 카록의 액션을 위해 모든 보스와 일반 캐릭터에 모션을 추가해야 했다. 하지만 힘겨루기는 워낙 충격이 강렬했던 만큼 막대한 리소스와 비용 투자를 감수하고 카록의 특징으로 자리 잡게 됐다.

 

카록은 워낙 거칠고 강인한 캐릭터인 만큼 생존기도 차별화를 택했다. 기존 생존기는 공격을 막거나 피하는 식이었지만 카록의 생존기인 충격흡수는 오히려 상대의 공격에 맞서 싸워야만 체력을 채울 수 있는 방식이다.

 

카록의 초기 무장은 양손검이었다. 하지만 너무 흔했고, 보다 특별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 거대한 돌기둥인 배틀필러를 기본 무기로 결정했다2차 무기인 블래스터는 묵직한 공격이 특징인 배틀필러와 대비되도록 연속공격과 포격이 기본 콘셉트였다. 이를 기초로 한쪽 팔을 뒤덮는 거대한 건틀릿 형태의 무장이 완성됐다.

 

 

 

이규동 파트장은 카록은 초기에 공개될 때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기존 캐릭터와 성능이 비슷한 수준이라서 밸런스를 잘 맞춘 것에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카이가 워낙 강력해서 동시접속자 수가 늘고 점유율이 느는 반면 카록은 살짝 묻히는 것 같아서 조금 슬펐습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 세로운 개발 프로세스, 2PM 시스템

 

10개월에 걸쳐 진행된 카록 개발은 애니메이터와 기획 각각 1명씩, 2명의 프로젝트매니저(PM)가 함께 작업했다. 이것은 이비 개발부터 시작된 방식으로 디렉터가 카록의 콘셉트를 결정하면 이에 맞춰 애니메이터 PM이 모션 콘셉트를 결정한다. 이후 기획 PM이 밸런싱과 조합을 하고 애니메이터 PM이 모션을 수정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 방식의 장점은 먼저 애니메이터가 자유롭게 구상하는 만큼 콘셉트를 해치는 경우가 없고, 기획이나 구현에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진행한다는 점이다.

 

 

 

 

또한 그래픽에 조예가 있는 애니메이터가 콘셉트를 정하는 만큼 그림 또는 영상으로 된 기획서로 팀원간에 전달력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애니메이터가 기획적인 일을 함으로써 기획자의 일을 이해하게 되면서 팀원들 사이의 작업이 더욱 원활해졌다.


 

대신 짜여진 기획이 아닌 애니메이터의 아이디어에 맞춰 개발되므로 사용하지 않거나 수정해야 하는 작업이 늘어나고 두 PM 사이에 소통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업무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규동 기획 파트장은 확실한 장단점이 존재하는 시스템이지만 잘 적용하면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적극은 아니더라도 은근히 추천한다고 말했다.

 

 

 

■ 북미를 타깃으로 만든 캐릭터, 카록

 

개발팀은 <영웅전> 자체가 해외도 겨냥했던 게임이었던 만큼 북미 유저들을 위한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이전부터 생각해왔다. 그래서 카록은 처음부터 서구권을 겨냥하고 만든 캐릭터다.

 

기존의 남성 캐릭터인 리시타는 세련되긴 했지만 호리호리한 몸과 미형 얼굴로 인해 약해 보이고 심지어 게이같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래서 카록을 거칠고 강력한 이미지로 표현하기 위해 집중했다. 실제로 북미에서 카록을 업데이트한 후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 수인 유니크 유저가 급상승했다. 카록은 북미 캐릭터 분포도를 살펴봐도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비에 이어 22%2위를 차지했다.

 

 

 

이규동 기획 파트장은 “<영웅전>에 있어서 카록은 새로운 플레이 패턴을 제공해는 신규 콘텐츠일 뿐만 아니라 기존에 <영웅전>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룩으로서도 다양성을 충족시켰다. 또한 해외 시장을 노리는 게임으로서 새로운 시장을 위한 준비라는 부분에서도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카록은 몬스터 제작 담당자였던 내가 처음 만들어본 플레이어 캐릭터다. 이 캐릭터를 통해 몬스터와 플레이어의 관계를 이해하게 됐고, 전투에서 플레이어를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카록을 통해 배운 노하우를 활용해 앞으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