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나름대로 획기적인 물건을 하나 내놓았습니다. 바로 '마일로'라는 건데요.
'마일로'(Mylo)는 ‘마이 라이프 온라인’(My Life Online)의 약자(마치 온라인게임 이름같습니다)로서, 말 그대로 생활 속에서 언제나 온라인에 접속해 편의는 물론 재미를 줄 수 있는 장치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물건의 정체성을 굳이 따지자면 PSP와 PDA의 중간쯤이라고 할까요? 먼저 이 물건의 겉모양부터 살펴보죠.
보시다시피 겉모양은 PSP와 비슷하지만 인터페이스가 전혀 다릅니다. 일반 버튼은 왼쪽에 있고 상·하·좌·우 버튼은 오른쪽에 있네요. 그만큼 앞으로도 게임의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거겠죠? 상단부를 밀면 슬라이드로 키보드 자판이 나타납니다. 키보드 형식은 세계 표준으로 사용되는 쿼티(QWERTY) 자판을 사용합니다.
자, 그럼 '마일로'가 어떤 성능을 갖고 있는지 알아봅시다. 화면은 320 x 240 해상도에 6만5천컬러를 지원하는 2.4인치 TFT LCD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PSP에 비해 화면이 약 1/4이 작군요.
크기는 가로 123mm, 세로 63mm, 두께는 23.9mm이고 무게는 150g입니다. 802.11b 무선 랜을 지원하며 1기가의 플래시 내장 메모리를 사용합니다. 물론 외장 메모리인 메모리스틱 듀오를 끼워 사용할 수도 있죠. USB 2.0도 지원합니다.
그럼 '마일로'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까요?
인터넷 메신저, 인터넷 전화는 물론 웹메일, 웹브라우징, 멀티미디어 재생, 사진 및 텍스트 뷰어 등의 기능을 쓸 수 있습니다. 멀티태스킹도 가능해서 음악을 들으며 웹브라우징을 하거나 텍스트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애드혹(Ad-Hoc) 모드를 사용해 근거리의 '마일로' 사용자와 통신도 가능합니다. 즉, 다른 '마일로'와 내 '마일로'를 연결해 상대방의 '마일로' 안에 있던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인터넷 메신저는 ‘구글톡’과 ‘야후! 메신저’를, 인터넷 전화는 ‘스카이프’만을 지원하고 웹브라우저는 ‘오페라’만을 사용할 수 있네요.
요즘 많이 쓰는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로서의 기능에도 충실한 '마일로'는 그림 파일 포맷인 JPG, PNG, BMP와 오디오 파일 포맷인 MP3, ATRAC, WMA, 텍스트 파일 포맷인 TXT, 그리고 영상 파일 포맷인 MP4를 지원합니다.
재생 시간은 음악만 들을 경우 45시간, 비디오를 볼 경우 8시간, ‘스카이프’를 이용해 대화를 할 경우 3.5시간 정도라고 합니다.
'마일로'는 미국에서 9월에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350달러(원화로 약 33만원)라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 출시는 아직 미정이고요. '마일로'는 UMPC(울트라모바일 PC)보다 기능은 약하지만 휴대성과 편의성으로 PDA와 UMPC의 틈새를 파고드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미국에서 과연 이 기계를 쓸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요? 미니 PMP로서의 기능은 만족스럽지만 인터넷 환경이 우리나라보다 열악한 미국에서 어느 정도 효용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얼마 전 한국의 이동 인터넷 기술인 '와이브로'가 미국에 진출한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그나마 이 와이브로가 미국 전체로 퍼져야 '마일로'의 가치가 살아날텐데, 한국에서도 와이브로가 상용화에 들어가긴 했습니다만 아직 숙제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우선 이용 지역이 한정되어 있고, 이용자도 적을뿐더러, 결정적으로 802.11b 무선인터넷과 와이브로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마일로'가 와이브로 버전으로 나와야 이용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런 물건은 일단 무선 인터넷 인프라가 가장 잘 되어있는 한국에 먼저 내놓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는데요. 물론 한국에 출시하려면 메신저를 MSN(그나마 야후 메신저는 MSN 과 연동이 가능합니다)이나 네이트온으로 바꿔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