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최초의 온라인게임 <엘더 스크롤 온라인>의 세부사항이 밝혀졌다. 자연스러운 퀘스트와 3개 세력이 벌이는 RvR이 주요 콘텐츠다.
외국 게임잡지 게임인포머(GAME INFORMER)는 6월호 기사를 통해 <엘더 스크롤 온라인>의 세부사항을 공개했다. 시리즈 특유의 자유로운 퀘스트는 물론, 대규모 RvR이나 단축창 기반의 전투 등 온라인 버전만의 새로운 요소도 포함돼 있다.
■ 느낌표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퀘스트
<엘더 스크롤 온라인>은 <엘더 스크롤 5: 스카이림>으로부터 1,000년 전의 세계를 그린다. 이계의 데이드릭 프린스 ‘몰라그 발’에게 영혼을 빼앗긴 플레이어는 자신의 영혼을 되찾기 위해, 그리고 탐리엘 대륙을 정복하려는 그의 야망을 막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몰라그 발을 막는 메인 스토리는 100% 싱글 퀘스트로만 구성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엘더 스크롤> 시리즈의 영웅담과 같은 분위기를 온라인에서도 살리기 위해서다.
<엘더 스크롤 온라인>을 개발 중인 제니맥스 온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맷 피러는 이 시스템을 설명하면서 “엘더 스크롤 세계에 진정한 영웅은 플레이어 혼자다”고 말했다. 적어도 메인 퀘스트 중엔 퀘스트 몬스터의 재생성을 기다리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메인이나 서브 퀘스트를 막론하고 기존의 MMORPG에 흔히 등장했던 ‘느낌표’(퀘스트 마크)는 <엘더 스크롤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없다. 플레이어는 퀘스트 마크를 찾아다니는 대신 NPC들과 ‘대화’하면서 퀘스트를 받고 대화 속에서 힌트를 찾아내야 한다.
몇몇 중요도가 높은 퀘스트는 힌트가 없거나 극히 적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랫동안 <엘더 스크롤>의 무대인 탐리엘 대륙을 찾아 헤매게 될 수도 있다. 기존 MMO의 퀘스트 시스템을 벗어난 <엘더 스크롤 온라인>의 퀘스트 방식은 플레이어에게 직접 엘더 스크롤 세계를 살아가는 것과 같은 기분을 선사하기 위해 고안됐다.
<엘더 스크롤 온라인> 개발진은 ‘퀘스트 수령 → 수행 → 보상’으로 이어지는 흐름도 바꿨다. 퀘스트를 수행 중이 아니더라도 목적을 달성했다면 그에 해당하는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령술사에게 붙잡힌 영혼을 해방시키고 영혼에게 보상받는 퀘스트가 있다면, 유저는 사전에 퀘스트를 받지 않았어도 영혼을 해방시키는 순간 영혼에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영혼이 보상을 주는 건 자신이 해방됐기 때문이지, 퀘스트를 받은 유저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였던 자유도도 건재하다. 유저는 자신이 받은 퀘스트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초반에 유저에게 주어지는 레벨업 용도의 연계 퀘스트도 만약 유저가 싫다면 거부하거나 포기할 수 있다. 유저의 선택이 이후의 퀘스트를 수행하는 데 불이익을 주지도 않는다.
느낌표로 표시되는 시스템이 아닌 게임 속 세상에 녹아 있는 자연스러운 퀘스트 진행이 <엘더 스크롤 온라인>의 목표다.
■ 황위에 오르기 위한 3파전, 대규모 RvR
제국의 임페리얼 시티를 점령하기 위한 투쟁은 <엘더 스크롤 온라인>의 최종 콘텐츠 중 하나다.
플레이어는 ‘에본하트의 약속’, ‘알드머리 자치령’, ‘대거폴의 언약’ 3개 세력 중 한 곳에 속해 탐리엘 대륙을 정복하려는 ‘임페리얼’에 맞서야 한다. 각 세력을 구성하는 종족은 사전에 정해져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선택한 종족이 곧 세력이 된다.
각 세력의 전투를 위해 제국의 중심부인 시로딜 지역 전역은 PvP 공간으로 설정돼 있다. 플레이어와 그 세력은 시로딜 전역에 위치한 광산이나 성, 농장 등을 점령할 수 있다. 그중 백미는 제국의 수도 임페리얼 시티를 둘러싼 전쟁이 될 예정이다.
임페리얼 시티 점령전은 세력당 약 100명의 플레이어가 참가하는 RvR 콘텐츠다. 각 세력은 다른 두 세력과 임페리엘에 맞서 싸우면서 임페리얼 시티를 점령해야 한다. 전투에는 투석기나 노포 같은 공성병기도 등장할 예정이다.
전쟁에 승리한 세력은 임페리얼 시티를 점령해 막대한 이득을 취할 수 있다. 만약 플레이어가 속한 세력이 임페리얼 시티를 점령했다면 플레이어는 황제가 될 수도 있다. 황제는 투표나 기타 정치공학에 의거해 선출되지 않고, 오로지 전쟁에서 가장 많은 위업을 이룬 플레이어에게 양위된다.
개발진은 이러한 RvR 콘텐츠 외에 서로 동등한 조건으로 실력을 겨룰 수 있는 PvP 모드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 능력치보다는 수완이 중요한 전투
<엘더 스크롤 온라인>에는 일반적인 직업 시스템이 없다. 대신 플레이어는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기술을 배워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는 도적의 던지기 기술을 활용해 적에게 기름병을 던지고, 화염마법으로 기름에 불을 붙여 적에게 추가로 피해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스킬을 배운다고 이를 전부 전투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엘더 스크롤 온라인>에서 유저는 정해진 숫자의 기술만 단축창에 올려 사용할 수 있다. 만약 다른 기술을 사용하려면 전투가 끝난 다음에 스킬을 교체해야 한다.
여기에 플레이어는 전투 중 무기막기, 방패방어, 끼어들기 등의 액션을 취할 수 있다. 이러한 액션들은 각각의 상성이 있어 전투를 보다 전략적으로 만든다. 방패 방어는 적의 얼음화살 마법의 피해를 온전히 막을 수 없지만, 그에 따라오는 둔화와 같은 부가효과들을 차단하는 식이다.
액션과 스킬 사용에는 모두 스태미너가 소모된다. 스태미너가 없으면 공격과 방어는 물론 캐릭터의 이동마저 제한되기 때문에 전투에서 스태미너 관리는 중요한 변수가 될 예정이다. 개발진은 “한정된 스킬과 스킬 사이의 상성, 그리고 스태미너 시스템을 통해 압도적인 능력보다는 플레이어의 수완이 중요한 게임이 될 것이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PC와 MAC으로 개발 중인 <엘더 스크롤 온라인>은 2013년 서비스를 목표로 250여 명의 개발진이 만들고 있다. 개발은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의 형제회사 제니맥스 온라인 스튜디오가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