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닝일레븐> 시리즈만의 색을 살리겠다.” NHN 한게임 우상준 스포츠게임사업부 부장은 <위닝일레븐 온라인>의 1차 비공개 테스트(CBT)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NHN이 생각하는 <위닝일레븐 온라인>은 보다 사실적인 축구게임이다. 이를 위해 쓰루 패스에 최적화된 2세대 엔진을 택했고, 골을 넣는 정석패턴도 없앴다. 아케이드성보다 사실적인 재미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디스이즈게임에서 <위닝일레븐 온라인>의 1차 CBT를 준비하는 NHN의 우상준 부장을 찾아 1차 CBT의 다양한 요소들을 들었다. 먼저 우상준 부장이 설명한 1차 CBT 영상부터 확인하자.
<위닝일레븐 온라인> 1차 CBT 시스템 설명 영상
<위닝일레븐 온라인> 경기 영상
■ “<피파>는 골을 넣는 게임, <위닝>은 골을 만드는 게임”
“<피파 온라인 2>는 골이 들어가는 게임이다. <위닝일레븐 온라인>은 골을 만들어 가는 게임이다.”
우상준 부장은 시리즈 전통의 경쟁자이자 현재 온라인 축구게임의 대세인 <피파 온라인 2>와 <위닝일레븐 온라인>(이하 위닝 온라인)을 비교하며 이같이 말했다. 플레이어가 원하는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아케이드성이 <피파 온라인 2>의 매력이라면, 사실적인 움직임과 골을 넣기 위해 머리를 짜내는 과정이 <위닝 온라인>의 매력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위닝 온라인>만의 게임성을 살리기 위해 ‘정석 패턴’을 없애고 공격 루트를 다양화하는 데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매번 측면으로 돌파한 후 크로스만 띄우지 말고, 플레이어가 경기장을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위닝 온라인>은 이러한 게임성을 내세워 축구를 아는 20~30대 축구 애호가를 공략할 예정이다. <피파 온라인 2>가 쉬운 플레이를 바탕으로 10대를 공략한 것과는 비교되는 전략이다. 우상준 부장은 “두 게임이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기존 온라인 축구게임 시장의 유저를 끌어오지 않더라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며 <피파 온라인 2>와는 다른 게임성을 강조했다.
■ “그래픽보다 게임성을 선택했다”
<위닝 온라인>은 2세대 마지막 엔진이 쓰인 <월드 사커 위닝일레븐 2011>의 영문 버전을 개량해 개발 중이다. 최근 쓰이고 있는 3세대 엔진이 아니라 2세대 엔진을 선택한 이유는 엔진의 특성 때문이다.
2세대 엔진은 당시 유행하던 공간 패스와 쓰루 패스에 최적화되어 있고, 숏 패스에 대한 지원도 일정 수준 가능하다. 최근 쓰이는 3세대 엔진은 그래픽 퀄리티가 높고 숏 패스를 쾌적하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공간이나 쓰루 패스 등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
<위닝 온라인>은 그래픽 퀄리티는 3세대 엔진보다 떨어지지만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 2세대 엔진을 선택했다. 실제 축구 경기에 가까운 게임을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게임이 공간 패스나 쓰루 패스에 최적화되면 실력이 양극화되지 않겠냐는 질문도 있었는데, 우상준 부장은 “축구를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엔진 밸런스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소 떨어지는 그래픽 퀄리티에 대해서도 “영 아니다 싶으면 일일이 수작업을 해서라도 그래픽을 개선시키겠다”고 호언해 시연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원작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온라인 대전의 키 딜레이는 <위닝 온라인>에서 개선됐다. 기존 시리즈의 온라인 대전은 키 조작에 한 박자 늦게 반응해 온라인 대전과 오프라인 대전 사이에 위화감이 있었다. 하지만 <위닝 온라인>은 이러한 점을 중점적으로 수정해 현재는 키 딜레이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개발진은 CBT 기간에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이를 더욱 개선할 예정이다.
■ “1차 CBT는 철저하게 검증이 목적”
“1차 CBT는 홍보가 아니라 검증이 목적이다.”
우상준 부장은 최근 마케팅의 연장선에서 진행되는 다른 베타테스트와 달리 <위닝 온라인>의 CBT는 철저하게 검증이란 측면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테스트에선 랙이나 끊어짐 없이 게임이 잘 돌아가는지 ‘네트워크 안정성’이 중점적으로 검증된다. 문제가 일어났을 때 경기결과 처리가 잘 이뤄지는 살펴보기 위해 1차 CBT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면 인공지능(AI) 전환 없이 바로 경기가 종료된다.
게임의 밸런스도 이번 CBT의 주요 목적 중 하나다. 득점이나 공수 밸런스는 물론, 게임의 성격을 구분할 패스 성공률이나 중거리 슛 성공률 등의 요소도 CBT를 통해 조정될 예정이다. 개발진은 <위닝일레븐> 시리즈의 특징인 현실적인 플레이를 위해 계속 다른 게임과 비교·분석하고 개선할 계획이다. 시리즈 특유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코나미가 주도적으로 개발해 국내에서는 생소한 인터페이스(UI)도 2차 CBT에서 대폭 개선될 예정이다. 우상준 부장은 “기존 UI의 배치나 색감 모두 국내 게이머들에게 적합한지 검토·수정 중이다”고 밝혔다. 이상의 항목을 바탕으로 여름에 있을 2차 CBT에서는 공개 테스트에 준하는 퀄리티를 갖추는 것이 개발진의 목표다.
<위닝 온라인>의 1차 CBT는 6,000 명의 서포터(테스터)를 대상으로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된다. 이번 버전은 국제축구협회를 통해 대부분의 선수 라이선스가 확보된 상태며 선수들의 능력치는 2010-2011 시즌 데이터가 적용됐다. 1차 CBT에선 1:1 PvP 콘텐츠인 ‘랭크매치’만 공개되며, 키보드와 조이스틱 두 가지 조작체계를 지원한다. 테스트 말기에는 서버 부하 점검을 위해 테스터를 더 뽑을 예정이다.
우상준 부장은 “이번 CBT에 테스터라는 단어 대신 서포터라는 표현을 쓴 것은 테스트에 참여한 분들과 함께 게임을 완성시키고 싶어서다. 개발진과 서포터 모두 쌍방향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함께 게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며 시연회를 마쳤다.
다음은 시연회에서 있었던 일문일답이다.
코나미와의 협업은 어떤가?
처음에는 기업 문화나 업무 강도가 달라서 서로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1차 CBT를 앞두고 있는 지금은 서로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정도다. 고지식하다는 평가도 사실과는 다르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자신들의 입장을 낮추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게임 안에 한국 구장이 등장하는가?
긍정적으로 협상 중이다. 과거 <위닝일레븐> 시리즈에 상암과 부산 구장이 들어간 사례가 있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특히 시가 소유하고 있는 구장은 라이선스가 없어 쉽게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적응이 쉽게 키보드 중심으로 만들었다고 했는데, 그래도 조이패드에 비하면 불편하지 않은가?
키보드는 <피파 온라인 2>에 준하게 설정할 생각이다. 기존에 <피파 온라인 2>를 접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근본적으로 조이패드와 키보드의 조작성에는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프로그램 차원에서 밸런스를 조정할 계획이다.
과거 시리즈들은 온라인 대전에서 늘 보이는 팀이 한정돼 있어 재미없었다. 혹시 온라인 버전에서 이를 타개할 방책이 있나?
일단 팀 페널티에 대한 차등 보상은 계획에 없다. 대신 OBT 무렵엔 자신이 선호하는 팀을 선택하고 선수를 마음껏 바꿀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계속 강한 팀, 계속 강한 선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모바일 연동 서비스는 존재하는가?
계획은 있으나 구체적인 콘셉트는 정해지지 않았다.
1차 CBT에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나?
1차에는 1:1 PVP 콘텐츠인 ‘랭크매치’만 존재한다. 대신 2차 CBT에는 혼자 즐길 수 있는 ‘리그 모드’가 추가된다.
대전 중 상대의 접속이 끊기면 어떻게 되는가?
기본적으로 AI 플레이로 전환되지만, 1차 CBT는 네트워크 시험이 주요 목적이기에 AI 플레이 대신 승패 판정이 들어간다.
접속이 끊긴 상대가 재접속해 AI의 경기를 이어받을 수 있는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1차 CBT 이후 테스트 일정이 어떻게 되는가?
2차 CBT는 8월 말이나 늦어도 9월 중에는 실시할 계획이다. 확정되진 않았지만 OBT도 10월 중에는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